기사 (2,213건)

하얀 운동화, 텅 빈 무대, 그리고 한 남 자의 기타. ‘Psycho Killer’의 첫 음이 울리 는 순간, 이것이 그저 평범한 콘서트 필름 이 아님을 직감하게 된다. ‘Stop Making Sense’는 1984년 공개된 이후 지금까지도 ‘최고의 콘서트 영화’로 불리는 작품이다. 무대는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끊임 없이 변화한다. 처음엔 데이비드 번 혼자 서있던 무대가 곡이 진행될수록 악기와 밴 드 구성원들로 하나둘 채워지고, 관객들은 그 과정을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무대의 일 부가 된다. 인터뷰도, 내레이션도 없다. 오 직 존재하는 것은 밴드의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뿐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공연이 단순한 라 이브 연주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토킹 헤즈 는 자신들의 히트곡들을 완전히 새로운 방 식으로 재해석한다. 우스꽝스러울 만큼 커 다란 양복을 입고 나타난 데이비드 번의 모습부터 멤버들의 즉흥적 움직임, 그 움직 임을 극적으로 강조하는 그림자놀이와 같 은 조명 연출까지. 이 모든 것이 새롭게 편 곡된 노래들과 어우러져 마치 한 편의 실 험적인 연극을 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88분이라는 시간 동안, 토킹 헤즈는 무대 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어버린다

포스테키안의픽 | 이재현 기자 | 2024-10-30 13:00

비록 마음처럼 자주 하지는 못하지만, 학 부 지도학생들과 함께 회식할 때면 학생들에 게 종종 학교생활은 충분히 재미있게 하고 있는지 묻는다.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아 마도 내가 학교에 부임하고 나서 느낀 점들 때문일 것이다. 그중 하나는 학생들의 문화 가 내가 학생이던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것 같다는 점이다. 몇 가지를 꼽자면 먼저 선후 배 할 것 없이 경어를 쓰며 같은 과 학생들 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또한 과거에 비해 학생들끼리 어울 려 술 마시며 노는 분위기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물론 개인적으로 받은 느낌들인지라 그것들이 사실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래도 요즘 학생들은 학교생활을 어떻게 즐기고 있 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혹시라도 학교생활을 재미없게 보내고 있으면 어쩌나, 라는 아무 근거 없는 걱정이 들게 된다. 나는 2001년 3월에 우리대학 학부 신입생 으로 입학하고 2012년 2월에 박사 졸업생으 로 학교를 떠날 때까지 총 11년을 포항에서 보냈다. 11년이라는 긴 기간을 보내면서 나 는 나름대로 꽤 재미있게 학교생활을 했다고 생각한다. 학부 때부터 돌아보면 주말마다 분반 동기들과 기숙사 휴게실에 모여서 고량 주에 깐

노벨동산 | 조성현 / 컴공 부교수 | 2024-10-30 13:00

최근에 핸드폰 사진 정리를 하며 고등학교 시절의 사진까지 거슬러 갔다. 사진을 보며 문득 ‘그때가 좋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 론 수능이 얼마 안 남은 고등학교 3학년 때의 갤러리는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지만, 이런 사진을 보며 나도 모르게 그때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나는 추억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그때만 의 그 감정, 분위기, 향기, 소리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일을 겪고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분명 매 순간은 항상 좋았을 리 없다. 가끔 ‘그때는 왜 그랬을까,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그러나 나중에 돌이켜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삶은 항상 행복했다. 인간은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하려 노력한다. 즉, 우리는 과거에도 최선의 선택을 해왔을 것이다. 지금에서야 과거가 후회되고 미련이 남는 것은 그때보다 더 성장했다는 증거다. 또 다른 증거가 있다. 대학생인 나는 고등학 생의 나를 그리워한다. 온전한 자유는 없었지 만, 학교라는 보금자리가 나를 감싸안아 줬 다. 대입이라는 목표 하나만을 위해 3년을 달 려오며 열정과 치열함을 느꼈다. 돌이켜보면, 고등학생의 나는 중학생의 나를 그리워했다. 마찬가지로, 중학생의

지곡골목소리 | 김주연 / 산경 22 | 2024-10-30 13:00

지난 9월 20일과 21일 KAIST-POSTECH 학생대제전(이하 카포전)이 진행되며 양일 간 학교 내에 활기가 가득했다. 손에 땀을 쥐는 재미로 이어진 △축구 △농구 △야구 △E-sports △AI △해킹 △과학 퀴즈로 총 7가지 종목의 경기가 진행됐다. 결과는 아 쉽게도 6대 1의 점수와 함께 KAIST의 종 합 우승으로 돌아갔으나, 전야제부터 카포 전이 끝나던 21일까지 우리대학 캠퍼스는 승패와 무관하게 카포전을 즐기는 사람들 로 가득했다. 이렇게 양교의 학우들이 2학 기의 시작을 알리는 축제를 즐길 수 있었 던 것은 카포전 준비위원회와 응원단 치어 로, 경기 선수단이 수개월을 끊임없이 준비 한 덕분일 것이다. 특히, 지난 2022년 카포 전 준비위원회의 일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필자로서는 수많은 △디자인 △홍보 △영상 제작 △부스 운영과 같은 카포전의 기틀을 마련한 카포전 준비위원회의 노력 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올해 카포전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AI 경기 종목의 방식 변경이었다. 지금까 지의 카포전 AI 종목은 보드게임 형식으로 경기가 진행됐는데, 이번 카포전에서는 기 사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대난투 스매시브 라더스 DX를 통해

독자리뷰 | 길연희 / 화공 22 | 2024-10-30 13:00

경쟁이라는 개념은 인류가 존재하던 시기부터 역사적으로 항상 우리와 함께했다. 식량을 얻기 위한 다툼에서부터 영토를 확장하려던 전쟁까지, 남들과 겨루는 일은 반복돼 왔고 시간이 흐른 현대에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학업적인 부분에서 경쟁을 경험해 봤을 것이다. 학창 시절을 겪지 않는 사람은 없는 만큼 우리 모두 경쟁을 경험했고 앞으로도 하리라는 사실이 자명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 그렇듯 경쟁이 아름다운 기억은 아닐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잠을 줄여 공부했던 날들, 그럼에도 실패하고 뒤처지는 기분을 느꼈던 날들. 경쟁에서 승리해 얻는 성취감도 있었겠지만, 또다시 그 굴레 속으로 빠져드는 나날들의 연속이었다.경쟁의 목적은 효율적인 발전을 지속하기 위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과 집단은 남들보다 뛰어난 사람을 고용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발전하길 원한다. 이때 경쟁은 우리들의 역량을 비교하고 판단하는 데 있어 굉장히 효율적인 방법이 돼준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뒤처짐을 느끼는 사람들은 상처를 받곤 한다. 특히 나에게 맞는 길인지도 모른 채, 다른 사람들을 따라 달린다면 회의감과 상처를 더 많

78오름돌 | 이주형 기자 | 2024-10-30 13:00

밴드 공연을 보러 다니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 여전히 코로나19가 대유행했지만, 띄어 앉고 조용히 본다는 조건으로 공연이 다시 열리던 무렵이었다. 뛰지도 못하고 떼창도 못했지만 그럼에도 옷이 펄럭일 정도로 큰 드럼 소리, 그리고 ‘좋아하는 음악을 2시간 내내 불러준다’라는 사실 자체가 좋았다. 금요일에 학교가 끝나면 롤링홀, 프리즘홀 등 홍대 공연장으로 달려가 인디밴드의 공연을 봤다. 공연에 가지 못하거나, 해외 밴드를 좋아할 때는 라이브 영상을 열심히 봤다. Muse의 2007년 웸블리 공연은 얼마나 많이 돌려봤던지 이젠 영상을 보지 않아도 머릿속에서 재생할 수 있다. 화면에서만 보던 가수를 내한 공연에서 직접 봤을 때는 믿기지 않아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코로나 규제가 완화되고 본 첫 공연이 2022년 ‘뮤즈온데이’ 3일 차였다. 처음으로 함성을 지를 수 있었던 공연인 동시에 처음으로 스탠딩석(입석)에서 본 공연이었다. 이날 크라잉넛을 처음 봤는데, 에너지 넘치는 펑크록을 부르며 무대를 뛰어다니는 모습과 관객들을 장악하는 무대매너에 빠져들었다. 대부분의 노래를 몰랐음에도 펄쩍펄쩍 뛰며 후렴을 되는대로 따라 불렀고, 이날은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78내림돌 | 김수진 기자 | 2024-10-30 13:00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우리에게 매우 경사스러운 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과학기술인들의 마음 한구석을 무겁게 만든다. 한국인 최초의 노벨과학상 수상자 배출을 자신하며 우리 학교가 개교한 지도 벌써 3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주인을 기다리며 텅 빈 채 덩그러니 놓여있는 동상 좌대를 매일 마주치는 우리 포스테키안도 복잡한 마음이 들 것이다.노벨과학상이 지닌 의미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 여부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성취 수준을 단편적으로 재단하고 평가하는 일반적인 세상의 시선에 마주칠 때마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과학기술인들이 느끼는 답답함을 이해할 만하다. 과학기술 선진국들에 비해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지금 수준의 성과를 거두는 것도 대단한 일인데, 그깟 노벨상이 뭐라고 죄의식을 느껴야 하는가. 그깟 노벨상이 뭐길래 노벨상을 받지 못하면 모든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부어 달성한 연구의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인가. 그럼에도 노벨상에 대한 우리 사회의 집착에 가까운 관심은 과학기술인들을, 노벨상을 향해 질주하는 경주마의 처지로 몰고 있다. 순수한

사설 | times | 2024-10-30 13:00

만화/만평 | times | 2024-10-30 13:00

현대 사회는 전례 없는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기술의 급격한 발전, 산업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 그리고 글로벌 경쟁의 심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과제를 끊임없이 제시하고 있다. 이에 우리대학은 △지산학 간 △국가 간 △학과 간 경계를 허물고(3無),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지원하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오픈 커리큘럼 기반 교육으로 혁신하고자 한다. 제도적으로 전통적인 학문 영역의 경계를 넘어서고, 지역 수요 현장 중심 산업인력부터 핵심 연구인력까지 전 영역의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자 우리대학만의 오픈 커리큘럼 기반 융합학부(School of Convergence Science and Technology)의 신설과 융합전공의 도입이 있다. 이는 단순한 제도적 변화를 넘어, 미래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혁신적인 시도이다.융합학부의 가장 큰 특징은 유연성과 개방성이다. 기존의 학과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학생들에게 다양한 융합전공을 부전공 또는 복수전공 형태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학생들의 관심사와 적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정을 구성할 수 있게 해주며, 동시에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복잡한 현실 문제에 대한 통찰력을

사설 | times | 2024-09-27 20:22

만화/만평 | times | 2024-09-27 20:21

난 아이언맨이 못마땅하다. 군수업자 재벌이 자경단 노릇을 하고 다니는데, 시민들은 아무 불만이 없다니 말이 되는가? 한 번이라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해봤다면 이 드라마가 마음에 들 것이다. ‘더 보이즈’는 짧게 말하면, 히어로에게 피해를 본 사람들의 복수극이다. 메인 플롯은 고전적이지만, 서브 플롯의 메시지는 어떤 사회고발물보다 깊다. 초능력자가 존재하는 공상과학 세계지만 우리의 삶과 소름 끼치게 닮아있다. 이 드라마에서 제일 재밌는 설정은 ‘보우트(Vought)’사다. 보우트는 일종의 슈퍼 히어로 소속사로, 슈퍼히어로들의 활동을 관리 및 홍보하고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대기업이다. ‘바디 포지티브’라며 여성 히어로에게 노출을 강요하는 장면은 현실의 영화 제작사가 생각나 쓴웃음을 짓게 된다. 사고를 앞세워 군대가 히어로와 계약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히어로가 “나는 우월하다”라며 막말을 뱉으면 대중들은 솔직하다며 열광한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 은 장면 아닌가? 그래서 주인공들은 결국 슈퍼히어로가 아닌 대기업에 맞서게 된다. 빠른 전개와 깔끔한 선악 구분을 좋아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점점 커지기만 하고, 주인공들은 지긋지긋하게 안 뭉친다. 하

포스테키안의픽 | 김수진 기자 | 2024-09-06 19:24

올해 1월, 우리대학 기계공학과에 부임하게 돼 17년간의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이사했다. 이 소식을 들은 지인들은 제일 한국으로 안 올 것 같았던 내가 한국에 온 것에 놀라움을 표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한국이라서 온 게 아니라, 포스텍이라서 왔습니다”라고 답했다. 오늘은 그 이유와 한 학기를 보낸 현재의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포스텍에 오기 전, ‘좋아하는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삶’과 ‘무한한 경쟁을 통해 연구에서 성취감을 얻고 세계적인 과학 발전에 기여하는 삶’은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두 가지 삶 중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살자니 연구에 미련이 남을 것 같았고, 치열하게 연구만 하는 삶을 살자니 나중에 나이 들면 후회할 것 같았다. 이렇게 갈팡 질팡하는 와중에 먼저 손을 내밀어준 건 포스텍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에 다녀본 적이 없는 나는 포스텍이라는 학교가 익숙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포스텍과 관련 있는 일화는 미 일리노이 대학교 어바나-샴페인 (UIUC)에서 대학원 생활을 할 때 만났던 선배가 포스텍 학부 출신이었다는 것뿐이었다. 이 형은 현재 스위스 로잔

노벨동산 | 김진태 / 기계 조교수 | 2024-09-06 19:21

다양성, 나에게는 학창 시절 도덕 시간에 가볍게 들었던 단어에 불과했다. 그 당시에는 그저 추상적인 개념으로만 여겼던 이 단어가, 최근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소수자에 대한 갈등, 이주 노동자에 대한 배척,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 등 다양성과 관련된 문제들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 이 문제들은 단순한 사회적 갈등으로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잃을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다양성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문화가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사실 나조차도 다양성의 중요성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모든 교육 과정을 한국에서 마쳤다.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 한국인이었고, 같은 언어를 사용했으며, 동일한 문화를 공유했다. 심지어 남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대에 진학하며 군대를 다녀오는 과정에서 성별 역시 동일한 환경에 익숙해져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나에게 다양성은 그저 도덕적으로 존중해야 할 가치 혹은 배려를 위한 도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아마도 많은 한국 학생이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며 자라왔기에, 다양

지곡골목소리 | 제태호 / 컴공 20 | 2024-09-06 19:20

왜 우리가 대학에 다니는지 묻는다면 대다수의 학생은 취업과 같이 미래에 직업을 가지고 일반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라고 답할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대학이 하나의 수단으로 변질돼 버렸고 결국 자신이 나온 대학을 하나의 경력으로만 여기게 됐다. 필자 역시 오랜 시간동안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생활했었다. 우리대학에 오기로 결정하기 전 필자는 여러 선택지가 있었다. 타 대학의 컴퓨터학과에 동시에 붙었기에 어떤 곳을 가야 할지 굉장히 고민이었다. 그 당시에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학점도 잘 받아 좋은 대학원을 가고 최종적으로 그 분야의 권위자가 되는 것이 남는 것으로 여겼다. 그런 이유로 서울보다는 포항에서 대학을 다니는 것이 놀거리도 적을 것이고 공부에 열중하기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필자는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우리대학에 왔고 한동안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생활하였다. 하지만 여러 선배를 만나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동아리 활동이나 친구들하고 노는 것 등 공부와는 정반대의 활동들이었지만 이런 활동도 하고 공부도 하면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대학 생활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의 변화에 쐐기를 박은 것

독자리뷰 | 안동현 / 무은재 24 | 2024-09-06 19:19

52년 전통을 가진 문예지 ‘문학사상’이 지난 4월호(통권618호)를 끝으로 휴간에 들어갔다. 문학사상에서 1977년도부터 제정·운영해온 국내 대표 문학상 중 하나인 이상문학상 또한 경영난을 이유로 운영권이 매각됐다. 한국 문학을 대중에 알리고 여러 작가를 등단시킨 ‘문학사상’에 전례 없는 위기다. 출판 문학의 뼈대가 하나둘씩 조용히 스러져가고 있다. 이른바 ‘출판 문학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사실 출판 문학의 위기설이 돈 것은 이번뿐이 아니다.2010년대 웹소설로 전환점을 맞은 장르문학과 달리 출판 문학에서 제힘을 내는 순수문학 시장은 90년대를 기점으로 서서히 그 빛이 바래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아날로그의 쇠락이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아날로그 산업이 사장되고, 사람들은 종이에서 디지털 매체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종이책보다 접근성이 월등히 높은 매체들의 파급력은 예상보다도 훨씬 컸다. 그렇게 종이책은 점점 잊혀갔다. 그 사이에 있었던 굵고 작은 사건들은 도화선이 돼 종이책을 붙들고 있던 독자들마저 한둘씩 떠나갔다. 그때마다 많은 이들이 출판 문학은 위기에 빠졌다고 이야기해 왔다.‘우리나라 성인 6할 가량은 1년간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문화체육

78오름돌 | 김태린 기자 | 2024-09-06 18:47

‘할 수 있다, 실패해도 럭키비키잖아’외면하고 싶은 순간조차 긍정적으로 사고하자는 뜻의 말이다. 평소에는 나도 웃으며 럭키비키라는 단어를 사용하곤 한다. 그러다 기분이 좋지 않은 날 우연히 이 말을 들으니, 할 수 없는 걸 왜 자꾸 하겠다는 건지, 실패가 어떻게 럭키라는 건지, 싶더라.문득 고등학교 선생님이 말씀해 주셨던 ‘피로사회’라는 책이 떠올랐다. 책은 21세기 현대사회가 과거 ‘~하면 안 된다’가 대전제였던 규율사회에서 벗어나 ‘할 수 있다’라는 조동사가 만연한 성과사회로 변모했다고 주장한다. 무한정한 ‘할 수 있음’과 긍정성이 사회 곳곳에 만연했던 수직적 구조와 지배적 규율로부터 우리 사회를 더욱 자유롭게 하며 개인의 기회를 확대한다는 것이다.기회와 자유의 바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점점 피로해지는 동시에 OECD 자살률 1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도한 긍정이 초래한 강박과 탈진 때문이라고 한다. 주어진 자유의 총량은 증가했지만, 역설적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는 말은 오히려 부담으로 돌아와 자기 착취를 불러온다. 자신의 한계를 악착같이 이겨내고 생산적인 사람이 되고자 애쓰는 과정에서 마음은 점점 병들게 되는 것이다.스물이 된 올 한 해

78내림돌 | 양지윤 기자 | 2024-09-06 18:46

개교 이래 포스텍은 세계의 정상을 향해 달렸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포스텍은 글로벌 대학이 됐다. 그런 포스텍 앞에 이제는 글로컬 대학으로의 전환이라는 시대적 임무가 놓여 있다. 글로컬이라는 수식어는 상반되는 두 단어, 글로벌과 로컬이 모순어법적으로 합성된 옥시모론이다. 글로벌은 보편성을, 로컬은 특수성을 가리키는 말이니 글로컬은 ‘보편적 특수성’ 정도를 의미하는 논리적으로는 모순된 말이다. 시대적 요청들은 종종 글로컬이라는 단어처럼 논리적 모순으로만 들리는 옥시모론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환경 파괴의 주된 원인이 되는 성장이라는 단어 앞에 환경을 생각하는 녹색이란 수식어를 더한 녹색 성장이 그랬다. 또한, 경제 민주화, 기업 사회책임, 사회적 기업과 같은 말들도 논리적으로 대립하는 사적 이익과 공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일종의 옥시모론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우리는 환경과 성장을 동시에 그리고 사적 이익과 공적 가치를 모두 함께 추구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씩 이해해 가고 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의 저자 짐 콜린스는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이라는 책에서,

사설 | times | 2024-09-06 18:45

만화/만평 | times | 2024-09-06 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