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의 브랜드 가치 전략
우리대학의 브랜드 가치 전략
  • 김성지 / 포스텍 교수평의회 의장
  • 승인 2025.04.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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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구 중심 이공계 특화 대학으로, 소수 정예의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혁신적인 연구를 통해 세계적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강력한 연구력과 실험적 학풍을 가진 우리대학은 여러 산업의 프리미엄 브랜드와 유사한 특징을 가진다. 이를 시계, 자동차와 같은 통속적인 브랜드로 타 대학과 비교해 보면, 우리대학이 추구해야 할 브랜드 가치 전략을 보다 명확히 할 수 있다. 어느 S대학이 롤렉스(Rolex)이고, 어느 과학기술 위주의 K대학이 브라이틀링(Breitling)이라면, 우리대학은 리차드 밀(Richard Mille)이다. 리차드 밀은 단순한 시계 브랜드가 아니다. △기술 혁신 △최첨단 소재 △초경량 구조 △예술과 공학의 융합을 통해 독보적인 브랜드 가치를 구축했다. 어느 S대학이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이고, 어느 K대학이 포르쉐(Porsche)라면, 우리대학은 맥라렌(McLaren)이다. 맥라렌은 자동차의 공기역학, 카본 파이버 기술 등 최첨단 공학 기술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극소수만을 위한 초고가 브랜드다. 소수 정예의 최고 수준 연구 인재를 양성하며, △기초과학 △AI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핵심 기술 연구를 선도하는 대학인 우리대학과 같은 방향성을 가진다. 하지만 맥라렌이 단순한 성능을 넘어 예술적인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조합하는 브랜드인 것처럼, 우리대학 역시 단순한 연구 대학이 아니라, 과학과 예술을 융합한 연구(디지털 아트, 인공지능과 디자인의 결합 등)까지 포함하는 혁신적인 학문 융합 대학으로의 발전과 심미적인 캠퍼스 문화 구축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대학을 또 하나의 자동차 브랜드에 연관 짓는다면 지프(Jeep)를 들고 싶다. 지프는 단순히 기존 도로를 달리는 것이 아니라, 험로를 개척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 욕망을 표출하는 브랜드다. 지프는 △사막 △정글 △험로에서도 주행할 수 있는 다양한 적응력을 가지지만,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오프로드’를 통한 자유의 상징이라는 점이다. 지프의 고객들은 편안한 승차감보다는 험로를 개척하는 자유와 도전 정신을 가치 있게 여긴다. 우리대학 또한 비록 포항이라는 지역적 한계가 있지만, 이곳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강조해야 한다. 즉, ‘험난한 길을 가는 것이 멋진 일’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도시형 편한 대학이 아니라, 미래 개척자들의 놀이터’, ‘산학연 협력과 연구 혁신을 최우선하는 최첨단 연구소’라는 이미지로는 부족하다.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과 ‘우리대학에서만 가능한 경험’이 필요하다. 아직 널리 전파되지 않은 다양한 미래를 체감할 수 있는 캠퍼스가 필요하다. 미국 다트머스 대는 독특한 학기제인 D-Plan을 통해 학생들에게 학업 스케줄을 자유롭게 조정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인턴십 △연구 △해외 프로그램 △창업 △예체능 활동 △여행 등 다양한 경험을 학업과 병행할 수 있다. 우리대학 역시 예를 들어 ‘P-Plan’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기존 여름방학의 적극적 활용과 더불어 주 4일제 교과 과정, 금·토·일 집중 미니 코스 운영, 다양한 교과 외 활동 지원 등의 새로운 시도를 고려할 수 있다.

조금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우리대학의 ‘통나무집(통집)’을 보자. 이는 단순한 술집이 아니다. 학생 경험의 중심지이자, 우리대학 만의 독특한 대학 문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통나무집은 캠퍼스 내에서 독립된 통나무 건축 형태를 유지하며, 따뜻하고 자연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런 건축적 미학은 단순한 편의 시설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었다. 이 공간은 △건축적 미학 △공동체 형성 △창의성 촉진 △대학의 정체성 강화라는 요소를 두루 갖춘 장소로, 단순히 학생들이 모여 술을 마시는 곳이 아니라, 우리대학만의 특별한 문화와 경험을 제공하는 상징적인 공간이었다. 그러나 통나무집은 △과학 △기술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 학생 창업팀이 실험적으로 제품을 테스트하고 교류하는 공간 등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단순히 저렴한 교내 술집으로 쇠락하고 있지 않은지 경계해야할 때다.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대학은 단순한 연구 중심 대학에서 벗어나, (특히 초기의) 테슬라(Tesla)처럼 산업과 학문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인 존재로 변모해야 한다. 기존 대학 모델을 뛰어넘는 산학연 협력과 창업 모델을 구축해, 테슬라가 단순한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빅데이터·AI 비즈니스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처럼, 우리대학도 단순한 연구 중심 대학이 아니라 ‘산업과 학문의 융합 허브’가 돼야 한다. 기술 스타트업 창업과 기업 협력 모델을 확대해, 연구 결과가 단순히 논문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계적인 사학인 스탠퍼드와 MIT 등의 대학이 강력한 창업 생태계를 보유하듯, 우리대학도 산업과 연결된 창업 연구소, 인큐베이션 센터 등을 더욱 활성화해 대학과 기업의 경계를 초월하는 ‘미래형 융합 연구소’ 스타일의 혁신적인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포스텍은 단순한 대학이 아니다. 우리는 혁신을 설계해 학문의 경계를 허물고, 차별화된 경험을 바탕으로 놀이처럼 창의롭게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 미래를 선도하는 존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