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대학은 1999년부터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으며, 지난해까지 약 1,200명의 교환학생이 우리대학에서 머물렀다. 현재 연 150명 내외의 교환학생 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2026년 9월에는 외국인 학부생이 입학할 예정이다. 외국인 학부생은 정원 외로 모집인원에 제한 없이 선발한다. 자세한 선발 일정은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를 앞두고 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의 확대에 따라 외국인 교환학생과 우리대학 학생 간의 접점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번 해맞이한마당에서는 교내 국제 교환학생 지원단체인 PBUD(POSTECH Buddy)과 교환학생이 함께 준비한 나라별 먹거리 체험 부스(Culture Muncher)가 운영됐다. 이번 학기, 우리대학 춤 동아리 ‘컨트롤디(Ctrl-D)’에서 오시현(무은재 24) 학우는 오스트리아 교환학생 부원과 함께 무대를 준비했다. 오 학우는 “언어나 문화의 차이 때문에 선뜻 다가가지는 못했지만, 그 차이에서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교환하는 경험은 뜻깊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요즘 우리대학의 교환학생 수가 증가하는 추세인 것 같은데, 그만큼 학부생들과 교환학생들 사이 자유로운 교류 기회가 많아지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교환학생이 우리대학에 오기까지
올해 1학기, 우리대학에서 정규학기 프로그램을 이수 중인 교환학생은 총 70명이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축소됐지만, 2022년에 대면 교류가 재개되며 약 160명의 교환학생이 우리대학을 방문했다. 이후 2023년에는 140명, 2024년에는 여름학기 프로그램 확대로 160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교환학생은 우리대학과 학생 교류 협정을 맺고 있는 해외 자매대학에서 파견된다. 각 자매대학에서는 자체 기준에 따라 파견할 학생을 선발한 후 우리대학에 해당 학생을 배정한다. 배정된 학생은 지원서를 제출하고, 서류 검토 과정을 거쳐 최종 입학이 확정된다. 현재 우리대학은 전 세계 115개 이상 대학과 학생 교류 협정이 체결돼 있다. 지난해에는 리투아니아와 헝가리 등 △유럽 △미주 △아시아 등의 우수 대학들과 신규로 협정을 체결하는 등 계속해서 협력 관계를 넓혀가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자매대학과의 협정 갱신도 활발히 이뤄지는 등 글로벌 교류 프로그램 확대를 위한 대학 측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입학 절차를 거친 후 포항에 도착한 교환학생의 구체적인 생활은 어떻게 될까. 먼저 교환학생은 기본적으로 우리대학 학부생과 동일한 수강 기준이 적용된다. 학기당 최소 10학점 이상, 최대 22학점까지 수강할 수 있으며, 본인의 전공이 아닌 과목도 선수강 요건을 만족하면 수강이 가능하다. 다만 반도체공학과 과목의 경우 별도의 교과과정으로 운영돼 일부 제한이 있을 수 있다. 한편 학기가 시작하기 전 1주일간 오리엔테이션 주간이 있으며, 이 기간에 △외국인 등록 절차 △Info Session △캠퍼스 투어 등과 같은 학교 적응 과정을 거치게 된다. 아울러 ISSS(International Student and Scholar Services)를 통해 교환학생의 비자 및 출입국, 학교생활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학기 중에는 PBUD에서 교환학생과 재학생을 하나의 그룹으로 배정해 정기적인 만남과 활동을 진행하며, Mingle, Farewell 등 자체 행사를 통해 교류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제협력팀 윤아람 씨는 “우리대학은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 캠퍼스를 지향하며 다양한 국가의 우수 대학들과 협정을 확대하고 있다”라며 “교내 구성원 여러분의 따뜻한 환영과 작은 관심이 교환학생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라고 전했다.
우리대학에 대한 교환학생의 생각
현재까지 우리대학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매 학기 95% 이상의 높은 만족도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협력팀으로부터 지난해 2학기, 교환학생 7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를 받았다. 해당 설문은 △행정 절차 △수업의 질 △비교과 프로그램 △PBUD 활동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해 이뤄졌다. 결과지를 통해 전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우리대학에서 가장 좋았던 점을 묻는 문항에서는 생활관과 캠퍼스 시설 46.5%(33명)이 1위를 차지했으며, 커뮤니티 행사 및 프로그램 23.9%(17명), 학문적 배움 및 연구 경험 18.3%(13명) 또한 순위에 올랐다. 한편 우리대학에서 지내며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언어와 문화 차이 47.9%(34명)였다. 그리고 학문 공부가 39.4%(28명)로 뒤를 이었다. 또한 ‘학문적 내용 및 연구 경험’ 항목에서도 12.7%(9명)의 응답이 있어, 수업 이해뿐 아니라 연구 활동 경험 전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개별 의견을 수합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ISSS가 대학 적응에 큰 도움이 됐고 편의점, 도서관 등 시설도 훌륭하다고 답했다. 또 DICE(Dormitory for International Culture Exchange)의 네트워킹 문화, 강의에서 진행된 프로젝트와 융합적 학문 경험을 만족스러워했다. 외국인 학생과 한국인 학생 사이의 네트워킹 활동과 PBUD에서 진행하는 활동도 즐거웠던 경험으로 꼽았다. 반면 학생식당에서 채식주의 식단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먹거리의 다양성에 불만이 제기됐다. 교환학생들이 거주하는 DICE 생활관의 △냉난방 △공용 화장실 △휴게실 등에 대한 아쉬움도 존재했다.
교환학생의 벗, PBUD
국제 교환학생 지원단체 PBUD은 교환학생이 우리대학을 처음 방문할 때부터 떠나기까지의 기간 동안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며 적응을 돕고 있다. 최근에는 교환학생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기존에 비해 2배가량 모집 인원을 늘리기도 했다. 교환학생의 적응을 돕고 있는 PBUD 회장 백선빈(무은재 24) 학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일반 한국인 학생도 교환학생과 친해질 수 있을까?
한국인 학생 중 교환학생과 친해지려는 친구들이 정말 많이 늘어나고 있다.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교환학생도 한국 학생과의 소통을 기대하며 오지만 접점이 많이 없고 언어적 장벽에 의해 어려움을 겪곤 한다. 교환학생과 소통하는 것에 열의를 가진 학생 중에는 언어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DICE 입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진행되는 일회성 활동들로만은 그들과 깊은 관계를 맺기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교환학생과 한국 학생이 교류할 만한 창구가 영어로 더 많이 개설됐으면 한다. 교환학생을 수용하는 동아리가 많아지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외국인 신입생이 들어오면 학교가 어떻게 바뀔 것으로 생각하는가?
여전히 교환학생은 우리대학에서 소수에 불과하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외국인 신입생이 들어와 학생 수가 많아진다면, 창구가 개설되고 더 목소리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본지는 이후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이번 학기 우리대학에 재학 중인 교환학생의 목소리도 들어봤다.

왜 한국에 왔을까?
본교환학생의 국적은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오스트리아 △베트남 등으로 다양했다. 이들이 한국과 우리대학을 선택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중 한국의 문화에 대한 관심과 우리대학의 이공계 분야 경쟁력을 주로 언급했다. △한국 문화와 K-POP에 호기심을 가졌던 학생 △미디어에서 접한 한국과 실제 한국은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했던 학생 △아시아 지역 중 안전한 곳을 찾아 한국을 온 학생 등이 있었다. 우리대학을 선택한 이유로는 △우수한 시설과 평판 △이공학계에서 높은 위상 △본인의 진로 적합성 △바다와 가깝다는 점 등의 답변을 받았다.
우리대학의 영어 강의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나타났다. 모든 내용이 영어로 진행돼 만족스러운 강의도 있지만, 몇몇 강의는 중간에 한국어를 예고 없이 사용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는 답변이 존재했다. 간혹 수강 정정 기간에 외국인 학생의 수강 취소를 권유하는 강의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대학 생활은 어떤가?
마지막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온 타니샤 아에밀리아 스뜨야 다르마(Tanisha Aemeilia Setya Dharma, 이하 타니샤) △포르투갈에서 온 기예르미 마르셀루(Guilherme Marcello, 이하 기예르미) △베트남에서 온 응우옌 민 호아(Nguyen Minh Khoa, 이하 호아)를 만나 우리대학에서의 생활을 물었다. 우리대학에 다니며 어떤 여가생활을 즐겼냐는 질문에 △안동 △경주의 동물카페, 포항의 △스페이스워크 △한옥 양식의 카페 △오어사 방문 경험을 답했다. 우리대학을 다니며 느낀 점 중 하나로 기예르미는 출석 관련 내용을 언급했다. 그의 모교에서 학생들은 수업 내용을 정말로 배우고 싶어 강의실을 간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대학 학생들이 출석 점수를 위해 강의실로 가는듯한 모습을 보며 조금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 외의 인상적인 점으로 타니샤는 방학 때 연구 참여를 하며 학교가 학생들에게 많은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호아는 컴퓨터공학과의 모바일 및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연속 계산 강의에 깊은 만족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우리대학에는 많은 교환학생이 머물며 함께 수업을 듣는다. 교환학생에게 만족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보완돼야 할 부분도 있다. 다음 해에 첫 외국인 학부생 입학을 앞둔 만큼 내실을 단단히 다져 외국인 학생의 성공적인 정착을 도와야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한국인과 외국인 학생들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대학으로 거듭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