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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에서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지식계 안에서 가장 많이 논의되고 있는 담론 중 하나는 바로 친일(또는 친일파 청산)문제이다.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박정희기념관을 반대하는 가장 강력하고 설득력 있는 논거가 바로 그의 친일 경력이다. 그리고, 화가 김기창, 시인 서정주의 죽음과 이어진 미당문학상 제정, 안티조선과 이문열의 홍위병 발언, 최근 필자가 몸 담고 있는 민족문제연구소의 요구로 관철된 친일파 박흥식(반민특위에 제1호로 체포된 매판 자본가로 서울 광신학원 안에 그의 동상이 있다)의 동상 철거와 사학 분규의 대표적 사례인 덕성여대(덕성여대 설립자로 알려져 있는 친일파 송금선의 아들이 재단 이사장으로 분규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문제에 이르기까지 가히 우리 사회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란과 모순의 뿌리에 어김없이 친일(파)의 문제가 또아리를 틀고 있는 형국이다.대부분의 사회 분란의 거대한 뿌리친일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친일’이라는 다분히 ‘한국적 용어’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우선 친일문제를 바라보는 몇 가지 잘못된 시각을 짚어보자.먼저 친일(親日)을 단순히 한자 그대로 해석한데서 오는 오류이다. 글자 그대로 일본

여론 | 방학진 /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 | 2002-01-01 00:00

벌써 새해가 밝아왔다. 밀레니엄 버그로 떠들썩했던 재작년, 새 천년의 진정한 시작이라는 작년과는 달리 차분하게 한 해의 시작을 맞이했다. 구태여 올 한 해의 유별남을 찾자면 월드컵이 있을 수 있겠고, 연말의 대통령 선거가 있을 수 있겠지만, 새해 첫날 모든 세상만사를 다 잊어버리고 차분하게 한 해를 맞이하고자 한다. 어쩌면 지난 해의 끝이 테러와의 전쟁, 문명의 충돌, 뿌리 깊은 갈등으로 얼룩져 있어 더욱 올 한해의 차분함이 절실하게 느껴지고 있는 듯 하다.매일 맞이하는 아침 햇살이지만, 새해 첫날의 아침 햇살은 항상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괜시리 새해 첫날이 올 한해를 모두 결정지을 것 같은 마음에 한결 조신해지고, 올 한해의 결심을 새롭게 다짐해보기도 하며, 마음 속 소망을 빌어보고, 서로에게 덕담을 통해 그 소망을 같이 기원해주기도 한다.대부분, 나이를 먹어가면서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세뱃돈이 새해 첫날의 모든 것이었던 초등학교 시절, 새해에는 성적이 좀 올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슴에 품던 행복이 성적순이라고 생각되던 중고등학교 시절,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이제는 대학생이 되었고, 그리고 또 대학원생이

여론 | | 2002-01-01 00:00

문화와 관광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많은 자체 행사들을 작년에 치루어냈다. 전국 232개의 지방자치 단체가 치루어 낸 축제만도 600여 개. 대부분의 경우 못해도 3일에서 4일은 축제기간이라고 생각을 해보면 하루 평균 5개에서 6개 정도는 열렸다는 계산이 나온다.‘부산바다축제’, ‘장성홍길동축제’ 등 수많은 크고 작은 행사들이 연이어 열렸고, 이를 토대로 문화 발전과 지역 주민간의 유대감이라는 어느 정도의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과연 작년 한해 동안 있었던 행사들이 그 쏟아부은 막대한 돈에 비해 얻을 게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많은 경우 만들어진지 한 두 해 되지 않는 역사성이 없는 지역축제에, 그 양적인 팽창을 하기 위해서 전문성이 채 인증되지 않은 공연만 남발했다는 비판 또한 거세다. 그 본래의 취지는 생각하지 않은 채 이름만 거창하고 공연 하나하나의 질을 따지기 보다는 몇 개의 공연을 하는지, 몇 개국을 상대로 하는 축제인지 등의 ‘크기’에만 급급하다는 것이다.서울을 대표하는 국제 수준의 예술제를 만들어 보겠다는 거창한 의미로 10월부터 11월에 걸쳐 있었던 “서울공연 예술제”를 한 예로 보

문화 | 문화부 | 2002-01-01 00:00

혼자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자전거만한 것이 어디 있을까. 산과 같이 자동차나 버스가 가지 못하는 곳에도 들어갈 수 있다는 장점 뿐만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밟는대로 나아갈 수 있다는 그 느낌은 자전거의 큰 매력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한 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져 추운 겨울에도 꾸준히 타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김희중 (전자 석사 2) 학우이다.김 학우는 자전거를 여행하면서 접했다고 한다. 조금은 지루해질 수 있는 학교 생활에서 색다른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좋았고, 자동차나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은 큰 곳만 가게 되지만 보다 자기 스스로 여행지를 찾아 다니는 묘미에 자전거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 시작한 것이 지금 타는 산악자전거가 아닌 사이클. 도로 사정이 안좋은 곳도 많이 돌아다니다니게 되니 바퀴에 펑크가 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였다고한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튼튼한 산악 자전거로 바꾸었다고 한다. 산악 자전거로 바꾼 이후 여행의 묘미이외에도 산을 탈 때의 정복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고, 산 오른 후 마시는 물 한모금의 달콤함을 잊지 못해 아직까지 계속 자전거를 타고 있다고 한다.“비가 올 줄 알면서도 감포를 갔던 기억은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문화 | 문재석 기자 | 2002-01-01 00:00

‘표현하고 싶은 것을 표현하는 것이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 되는 나라를 만들 때까지’이 생각은 지난해 9월 28일 있었던 “음란 페스티벌”에서도, 60일간 혹한 속에서 릴레이 단식 농성을 벌인 65명의 사람들에게서도 그리고 이날 12월 20일 명동 한빛은행 앞에 모인 사람들도 모두 같았다.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이름 아래에 인터넷 등급제를 시행하고 이를 빌미로 인터넷 컨텐츠의 등급을 매기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였다. 60일간의 릴레이 농성이 막을 내리며 그 의미를 중간점검하자는 의미에서 자리 잡은 이 행사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낸 표출의 장이었다.표현의 자유를 빼앗긴 예술가가 나와 자신의 심정을 담담하게 퍼포먼스로 나타내고, 군대와 검열에 쫓긴 한 가수는 명동거리가 떠나가라 소리를 질러댔다. 알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고 밝힌 한 여중생은 “결국은 나의 말도 ‘청소년 유해판정’을 받고 친구들이 나의 말을 볼 수 없을 게 아니냐”며 분노하기도 했다. 그들 모두 인터넷 등급제의 피해자였다. 자신의 사이트가 유해 판정을 받고 옮겨진 김인규 교사도 비디오를 통해 자신의 뜻을 전달하기도 하였다.공연의 시작은 인디밴드 ‘이반

문화 | 문재석 기자 | 2002-01-01 00:00

내년 2월 20일, 2001학년도 전기 학위 수여식에서 졸업 대상자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학사모를 쓰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졸업예정자 227명 중 99명이 12월 현재, 졸업요건의 하나인 토플 550점을 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아직 1월 19일과 2월 2일, 2번의 토플 시험이 남아있고 복수전공 등의 이유로 졸업을 미루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전체 졸업예정자의 43.6%가 졸업을 앞둔 현 시점까지 졸업요건의 하나인 토플 550점을 넘기지 못했다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 수치는 예년과도 현격한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토플 점수를 취득하지 못해 졸업할 수 없는 학생들이 가장 많았던 작년의 경우에도 20명 밖에 되지 않았었다. 토플 점수가 졸업요건의 하나가 된 95학번부터 올해 졸업한 97학번까지 토플 550점을 충족시키지 못하여 졸업을 못한 총 누적 학생 수도 ‘겨우(99명에 비하면)’ 13명이다. 졸업 예정일까지 550점을 못 넘을 경우 이들은 모두 졸업이 아닌 ‘수료’ 상태가 되며 이로부터 2년 이내에 토플점수를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영원히 졸업장을 못 받게 된다.우리 학교

보도 | 이재훈 기자 | 2001-12-05 00:00

우리학교에서는 매주 목요일이면 대강당 혹은 중강당에서 목요문화행사가 열린다. 지방에 위치해 있고, 구성원 대다수가 모두 교내에서 생활하는 공과대학이라는 우리학교의 특성상, 부족해지기 쉬운 문화적 소양을 기를 수 있게 하기 위해 1987년 3월에 문화프로그램위원회가 발족되었고, 이후 매주마다 문화행사가 치뤄지고 있다. 매년 8차례 대강당에서는 영화상영도 이루어진다. 또한 학생들이 한학기 동안 문화프로그램을 관람하는 것을 ‘문화콜로퀴움’이라는 필수학수과목으로 지정하고 있기도 하다.그런데 이러한 문화행사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고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문화콜로퀴움도 학생들의 문화적 소양을 기른다는 좋은 취지에서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적극적인 참여를 기피하고 있는 학생들을 ‘반강제’로라도 행사장에 오게 만들기 위한 제도로서의 측면도 크다.사실 우리학교에서 지금과 같은 수준의 문화프로그램을 준비하는데에는 어려움이 많이 따른다. 대학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비교적 좋은 조건으로 저명 인사를 초청할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지방에 위치에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제약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초청자들이 수도권 내지는 멀리 떨어진 대도시에 살기 때

보도 | 임강훈 기자 | 2001-12-05 00:00

지난달 29일에 제 16대 총학생회 선거가 실시되었다. 단선으로 실시된 이번 선거에서 회장으로 당선된 정의근(컴공 3) 학우를 만나 당선소감 및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았다.-당선소감은?일단 선거해 참여해 주신 학우들에게 감사드린다. 지지율이 생각보다 높았는데, 그런 지지를 해주셔서 마음이 든든하다. 이제부터 최선을 다해서 든든한 제 16대 총학생회가 되도록 차근차근 준비를 해 나갈 것이다.-총학생회장에 출마하게된 동기는?처음부터 입후보 할 생각은 아니었다. 다만 평소때 학생회 활동을 지켜보면서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싶은 것들은 있었다. 그러다가 선관위 공고를 보고 마음을 굳히게 되었다. -공약이 구체적이지 않고 선거활동이 미비했다는 비판이 있다.나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단일후보라는 생각에 안일했던 것 같다. 하지만 공약은 미비했던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을 단단히 하자는 의지에서 정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건?가장 중요한 건, 학교와 학생간의 대화가 이루어 지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작은 학교에서 제대로 된 의견수렴 창구 하나 없지 않은가? 그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그래도 현재는 온라인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니까, 홈페이지를 제대로

보도 | 배익현 기자 | 2001-12-05 00:00

사람이 태어나 성장해 가며 자손을 남길 때까지, 한 세대를 잡는다면 30년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세대 구분은 비단 가정 내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 성원의 변화의 기준으로, 그리고 학문적 성취의 축적의 기준으로 여겨지기도 한다.포항공대가 설립된 지 이제 15년, 곧 반 세대가 바뀐 지금의 ‘포항공대생들은 어떤 이들인가’를 설문을 통해 알아보았다. 설문 참가자는 학부생 185명, 대학원생 20명, 총 205명으로 우리 학교와 사회, 개인생활 등에 대해 총 10문항을 물었다.포항공대생으로서의 긍지 크다 81%포항공대생으로서의 긍지를 묻는 질문에 81.0%가 매우/꽤 그렇다고 답해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5년동안 포항공대가 이룩한 ‘국내 최고의 연구중심대학’의 위치에 대한 긍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30년 후의 포항공대의 모습을 묻는 질문에도 각각 10.2%, 51.2%가 세계 초일류/세계적 수준의 연구 중심대학으로서의 포항공대를 내다 보아 앞으로의 발전에도 매우 긍정적이었다.이같은 자신감의 상징이기도 한 ‘미래의 한국 과학자상’의 빈 좌대가 채워질 시점에 대한 질문에는 40.0%가 15년내, 36.6%가

특집 | 김정묵 기자 | 2001-12-05 00:00

‘입학했다고 해서 저절로 능력이 생기는 게 아니다.’두 번의 대학 생활. 87학번으로 입학한 뒤 개인적인 사정으로 학교를 떠난 뒤 95학번으로 재입학, 총학생회장을 맡기도 했던 김재석 동문은 현재 네오메인(www. neomain.com)이란 웹메일 솔루션 업체의 대표로 있다.“이전에 비해 공부를 안하는 것 같아요” 오랜 시간에 걸쳐 학교에 있어서 그 변화상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의 하나인 그는 시작부터 따끔한 일침을 날린다. “87년도 그 때에는 학생들 하나 하나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같은 자세를 가지고 있었는데 비해 95년에 재입학해서 보니 후배들이 일반 대학과 별 다를 바 없는 분위기였어요. 공부도 그냥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듯 했고 이전의 특유의 자신감이 사라진 것 같아요. 이러한 경향은 갈수록 더해가는 듯 하구요”현재 그가 생각하고 있는 우리학교 학생의 가장 큰 문제는 벌써부터 실력보다 그동안 선배들이 쌓아온 이름에 의지하려는 조짐이 보이는 것이다. “자기 능력을 정확히 알고 거기에 가치를 부여해야지 자신이 소속해 있는 곳의 이름에 의지하는 태도를 보여서는 안되요” 라며 운을 뗀 그는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해 보면 포항공

특집 | 신동민 기자 | 2001-12-0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