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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날려 꽃이 지는 계절엔”. 자우림의 노래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 소절로 시작하는 노래를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전달해오는 아련한 멜로디는 많은 사람의 마음에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다. 평소 드라마를 잘 찾아보지 않지만, 우연히 접하게 된 동명의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제목에 꽂혀 1화부터 정주행을 시작했다.드라마는 90년대 말을 배경으로 10대와 20대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 나희도는 어릴 적 펜싱 신동이었지만 슬럼프를 겪으며 펜싱을 계속할지에 대해 어머니와 다투고 어려움을 겪는다. 남자 주인공 백이진은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 명문대에 입학했지만 1998년 IMF로 인해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대학을 중퇴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처지로 전락한다. 어려운 시기 만난 두 사람은 늘 서로의 진심에 가서 닿으며 서로를 위로하고, 공감하고, 사랑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두 인물은 한층 성장하고 꿈을 이뤄나간다. 특히 주인공과 어머니의 갈등, 두 주인공 사이의 갈등을 사실적으로 그려 쉽게 공감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하나의 축이 된다.매회 현실과 과거를 잇는 액자식

포스테키안의픽 | 박준우 | 2022-06-20 00:12

“불완전한 신체 속에 담긴 내 영혼은 액체처럼 유동하고 있다.” 묘하게 지금의 자신을 가리키는 듯한 문장이 나를 이슬라에 빠져들게 만든다. 여느 나날들 사이, 한순간에 시간이 멈추고 죽음은 사라졌다. 세상을 굴러가게 하던 질서는 금세 흐트러져 거리에는 강한 감정만이 존중받아 살아남는다. 질서와 상식을 거스르는 혼돈과 마주하게 된 열다섯의 소년은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알기 전부터 그 단어에 속해 있었다.시간이 멈춘 이슬라의 세상은 흔한 판타지 소설이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멈춘 세상이라는 클리셰 속에서 소년의 미성숙함은 백 년간 많은 모험과 도전, 실패와 헛된 시간을 거쳐 후회를 맛보게 한다. 작은 머릿속에서 수십 번 엎치락뒤치락하는 소년의 가치관을 지켜보다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죽음이 없어진 세상은 온갖 가시들로 가득하다. “네 몸에서 빼낸 가시들이 도로 자라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다 없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야. 네 마음이 슬픔에 삼켜지지 않도록 조심해라. 살 뿌리가 단단한 땅을 으스러뜨리는 것처럼 언제든 너를 파괴할 가시가 자라날 수 있으니까. 슬픔을 좋아하는 것은 나쁜 버릇이란다.” 자칫 굴레에 빠질 수 있는 부정적인 감

포스테키안의픽 | 손유민 | 2022-05-02 22:59

스튜디오 지브리의 영화 중에는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명작이 많다. 그중에서도 ‘귀를 기울이면’을 소개한다. 보통 지브리 하면 ‘이웃집 토토로’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 같은 판타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 ‘귀를 기울이면’은 현실을 배경으로 한 풋풋한 사랑 이야기다. 주인공 시즈쿠는 문학을 좋아하는 중학생으로 바이올린 제작자가 꿈인 소년 세이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시즈쿠는 세이지가 이탈리아 유학길에 올라 바이올린 제작을 배울 계획이라는 말을 듣고 자신도 세이지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제자리걸음인 자신과 달리 꿈을 향해 앞서 나가는 그의 모습에 불안을 느낀다.그러한 불안감으로 인해 시험이 코앞인데도 자신을 입증하고자 소설 쓰기에 매진하는 장면이 있다. 이에 시즈쿠의 아버지는 “남들과 다른 길을 가면 누구의 탓도 할 수 없기에 나름의 힘듦이 있다”라고 하면서도 시즈쿠를 응원한다. 흔히 학생 때는 공부가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한 힘듦은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하는지를 잘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미래는 막연하기 때문에 지금 하는 공부가 무엇을 위해서인지 알기는 쉽지 않다. 공부 외에 다른 길로 가더라도 이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대학 학생

포스테키안의픽 | 조민석 | 2022-03-27 17:13

세상에서 가장 지혜롭고, 부유하고, 건강한 사람들은 어떤 습관을 갖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자신의 분야에서 최정상에 오른 그들을 거인이라는 뜻의 ‘타이탄’이라고 칭하며, 그들의 강점과 습관에 대해 다룬 ‘타이탄의 도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한두 개의 강점을 극대화하면 모두가 타이탄이 될 수 있다는 서문의 메시지가 마음에 들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권 문화에서는 못하는 것을 보완하려 한다. 이는 남에게 주는 피해를 줄이고 예의를 차리는 데 중요하다. 그러나 자신이 발전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점을 보완하는 것 외에도 강점을 극대화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특히 필자는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세상을 혁신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빌 게이츠, 래리 페이지, 마크 주커버그와 같은 세계를 바꾼 기술을 만들어낸 유명인을 나열하며, “당신이 그들을 멋지게 모방했다는 건 그들에게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어떻게 혁신했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혁신할 수 있을지’다.페이팔의 창업자인 피터 틸은 인생을 걸어볼 목표를 찾고, 나이가 젊을수록 기다릴 필요 없이 이를 실행하라고 한다. 또한,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

포스테키안의픽 | 탁영채 | 2022-02-26 21:40

잘생기고 젊은 사업가였지만 불의의 택시 사고 이후 사지 마비 환자가 된 윌 트레이너. 자신이 일하던 작은 시골 마을의 하나뿐인 카페가 문을 닫는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직장을 잃은 루이자 클라크. 두 남녀가 간병인과 환자의 관계로 만났다.루이자가 맡은 역할은 말이 간병인이지 사실은 삶의 의욕을 잃은 윌이 자살을 감행하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자살 감시인’에 가까웠다. 게다가 윌은 시종일관 비꼬는 말투였고 매사에 불만투성이였기에 일은 힘들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돈이 급했던 루이자는 솔직하게 불쾌감을 표하며 6개월을 버텨내겠다고 선언하는데, 윌은 오히려 이런 당당함에 놀라고 서서히 루이자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6개월 동안 그들은 점점 교감하며 사랑의 감정을 키워나간다. 루이자는 휠체어를 탄 채로 밖을 나가기 싫어하던 윌을 정원으로, 집 밖으로, 다른 세상으로 데리고 나가며 함께 로맨틱한 경험을 공유한다. 이 과정에서 윌은 비뚤어지고 현실을 개탄하기만 하던 예전 모습에서 벗어나 점점 웃음과 삶의 행복을 되찾게 된다.이 책은 필자가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읽은 유일한 소설이다. 로맨스 특유의 재미와 가벼운 문체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토록 감동적이고 울림을 주는 책

포스테키안의픽 | 이태훈 기자 | 2022-01-07 01:24

차디찬 바람에 마음마저 시린 겨울밤, 혼자 걷고 있노라면 영화 ‘윤희에게’가 떠오른다. 영화의 잔잔한 전개 속 계속해서 느껴지는 특유의 서늘하고 쓸쓸한 느낌이 꼭 겨울과 닮았다. ‘윤희에게’는 두 중년 여성의 사랑을 그리는 퀴어 영화다. 주인공 윤희는 이혼한 전 남편이 ‘사람을 외롭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묘사하듯이, 웃음과 힘이 모두 빠진 외로운 사람이다. 하나뿐인 딸 새봄이 윤희의 옛친구이자 첫사랑인 쥰으로부터 온 편지를 읽고,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도록 일본 여행을 계획하며 영화가 시작된다. 사실 쥰은 늘 처음인 것처럼 편지를 여러 편 써왔지만 한 번도 보낸 적이 없었는데, 그중 한 통을 그녀의 고모가 몰래 보내게 되면서 두 사람은 결국 20년 만에 재회한다.영화는 사회의 심한 부정과 눈초리에 끝없이 떠밀렸던 두 여성을 보여주며 가족의 의미, 소수자를 향한 사회적 배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또한, 관객은 과거를 간직한 채 잘 버리지 못하는 두 여성의 태도로부터 그와 비슷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위로받는다. 새봄은 엄마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어 하는 활기찬 소녀로, 스스로 벌을 주듯이 살아왔던 윤희에게 다시 일어설 용기를 북돋아 준다. 더불어 그녀는

포스테키안의픽 | 박지우 기자 | 2021-12-14 02:06

지난 여름방학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2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기 전 하루빨리 운동을 시작해야겠다는 마음가짐에서였다. 여름방학이 절반 이상 지나갈 무렵 내 근육량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족’을 벗어나 ‘정상’에 도달했고, 때마침 도쿄 하계 올림픽도 개최됐다. 펜싱, 양궁, 배구 등 여러 종목에서 활약하는 우리나라 선수들과 과거 올림픽 영웅들의 실감 나는 중계로 그 어느 때보다도 즐겁게 올림픽을 시청했다.다큐멘터리 ‘국가대표’는 올림픽이 끝난 직후인 지난 8월 12일 KBS의 다큐멘터리 시리즈 ‘다큐 인사이트’ 중 한 편으로 방송됐다. 배구의 김연경, 축구의 지소연, 골프의 박세리 등 각 종목에서 정상에 오른 유명한 운동선수들이 등장해 원샷을 받으며 짧은 인터뷰와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다. 또한, 일반적인 다큐멘터리가 내레이션이나 전문가 평론을 삽입해 진행되는 것과 달리, ‘국가대표’는 박주미 스포츠 기자가 등장해 선수들의 행보에 대한 짧은 의미를 더한다. 같은 분야에 종사하면서도 선수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경기를 바라보는 스포츠 기자의 언어는 이야기를 더 벅차게 만든다. 올림픽 직후라는 시간적 적절성과 다큐멘터리가 담는 이야기의 반향 덕분에 방송이 끝나

포스테키안의픽 | 김종은 기자 | 2021-11-14 01:04

영화 ‘소울’은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디즈니+를 통해 지난해 선보인 애니메이션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에서는 지난달 20일 개봉했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어른도 눈물을 훔치게 하는 스토리로 이름난 제작사인 만큼, 이번에 선보인 ‘소울’ 또한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는 영화다.영화 도입부부터 들려오는 재즈풍의 음악은 영화 초반의 몰입감을 높인다. 주인공 조 가드너는 프로 재즈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중학교 시간제 교사다. 그에 맞춰 중요한 장면에는 때로는 잔잔하기도, 때로는 경쾌하기도 한 재즈가 함께 울려 퍼진다. 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배경들도 눈길을 끈다. 현실 세계에서는 푸근한 이발소와 익숙한 교실을 보여줬다면, 저승에서는 웅장한 우주와 신비로운 파스텔 톤의 배경을 보여준다. 저승에서 등장하는 인물들도 피카소의 그림을 본뜬 듯한 이질적인 모습이다. 이런 배경의 대비와 그에 맞는 음악들이 영화를 더욱 더 흥미롭게 만드는 듯하다.작품 주제는 크게 말하면 인생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다. 경쾌하지만 정리되지 않은 재즈 선율처럼, 삶의 목적이 명확한 조를 보여주다가도, 목적에 집착하다가 삶과 단절된 ‘길 잃은 영혼’을 보여주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이

포스테키안의픽 | 소예린 기자 | 2021-02-28 03:15

코로나19로 신작 가뭄을 앓고 있는 극장에 영화 ‘이웃사촌’이 지난해 11월 25일에 개봉했다. 이웃사촌은 해외에서 입국하자마자 가택 연금 형을 받은 야당 총재 이의식의 이웃으로 도청팀이 파견돼 함께 지내는 이야기를 담는데, ‘7번방의 선물’을 맡았던 이환경 감독(이하 이 감독)이 총괄했다. 이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두 남자의 우정과 교감, 가족의 소통을 먼저 생각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택 연금 사건이 떠올랐다”라며 영화의 모티브가 김대중 전 대통령임을 밝혔지만,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담은 것은 아니기에 정치적으로 보지 말아줬으면 한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의식이라는 배역에 특정 인물을 투영하지 않고 바라본다면, 이 영화는 레트로 감성의 코미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무엇보다 두드러진 점은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였다. 특히 한때 ‘천만 요정’이라는 타이틀로 활약했던 배우 오달수는 이번 영화에서 이의식을 연기했는데, 과거 이미지가 무색할 정도로 진중한 연기가 돋보였다. 평소 오달수가 맡은 배역은 대부분 정겹고 웃긴 캐릭터였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에서는 가족과 이웃에게 정 많고 따뜻한 아버지의 모습을 웃음기 하나 없이 연기했다. 이에 반해

포스테키안의픽 | 손도원 | 2021-01-02 19:42

‘헌터 킬러’는 공격 잠수함을 일컫는 말로, 다른 잠수함을 탐지하고 격침하는 잠수함을 의미한다. 영화에서는 실제 활동 중인 미국의 LA급과 버지니아급, 러시아의 아쿨라급 공격 원자력 잠수함이 등장한다. LA급 잠수함이 러시아 영해에서 아쿨라급 잠수함을 추적하던 도중, 아쿨라급 잠수함에서 의문의 폭발이 발생하게 되고 곧이어 LA급 잠수함도 어뢰에 격침당하고 만다. 미 해군사령부에서는 러시아의 이 난데없는 도발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주인공 조 글래스를 함장으로 임명하고 버지니아급 잠수함을 파견한다.러시아 해군기지에 잠입하기 위해 기뢰 밭을 뚫고, 최종 보스인 우달로이급 구축함을 맞닥뜨리는 장면은 그 어떤 액션 영화보다도 박진감이 넘친다. 잠수함에서 소나 음이 들려오면 그 긴장감은 배가 된다. 최근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가짜 사나이’ UDT의 미국 버전인 네이비 실 부대원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사실 일반인의 시선에서 바라볼 때 잠수함의 운명을 적국 함장에게 맡기는 등 주인공의 행보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런 그의 행동은 때로는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모두가 이성적인 판단을

포스테키안의픽 | 유민재 기자 | 2020-09-03 15:58

공학 분야에서 현대 사회의 부를 거머쥔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컴퓨터의 개인화에 대한 확신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전기 자동차가 미래 사회에 널리 퍼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성공을 거머쥐었다. 이처럼 미래의 사회현상과 공학적 발전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책 ‘에이트’는 앞으로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에 대한 이지성 작가의 고찰이 담겨있다. 이 책에서는 인공지능의 도래에 따라 대부분의 직업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기에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기 위해선 오직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이타심과 창의력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서는 이지성 작가가 강조하는 ‘생각하는 인문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을 읽은 후, 강한 경각심에 한동안 책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후로는 책에 나온 대로, SNS와 디지털 미디어를 줄이고, 인문학 책을 빌려 읽어보는 등 내 삶과 미래에 더 관심을 두게 됐다.한편, 작가가 제시하는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는 방법이 너무 인문학에 치중했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어디에도 미래

포스테키안의픽 | 문병필 기자 | 2020-07-14 19:14

작년 겨울, 넷플릭스를 뜨겁게 달궜던 다크 판타지 드라마 시리즈가 있다. 바로 ‘위쳐’ 시리즈다. ‘위쳐’는 안제이 사프콥스키의 판타지 소설 ‘더 위쳐’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다. 넷플릭스의 2019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리즈 ‘위쳐’는 28일간 7,600만 명 이상이 시청했으며 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들의 ‘시즌 1 시청자 수’ 중 역대 최대 기록이라 밝혔다.시리즈 ‘위쳐’는 엘프와 노움, 인간, 괴물이 공존하는 암흑의 시대를 배경으로 괴물 사냥꾼 위쳐 ‘게롤트’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왕족 ‘시리’, 마법사 ‘예니퍼’가 만나 재앙과 맞닥뜨리며 펼쳐지는 서사시를 그렸다. 작중에서 위쳐는 생존율이 극악한 인위적인 돌연변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괴력을 소유하고 마법을 부릴 수 있는 전투형 인간이다. 그들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며 냉철한 심장을 가지고 있다. 위쳐 중 한 명인 리비아의 게롤트는 인간과 공존하는 삶을 살기 위해 인간에게 해가 되는 괴물들을 사냥하는 사냥꾼으로 살아간다.이 작품의 세계관은 어둡고 암울하며 선악의 경계가 모호하다. 괴물을 사냥하기 위해 괴물이 되어가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더 작은 해악에 대한 선택과 딜레마

포스테키안의픽 | 최수영 기자 | 2020-07-06 21:51

지난달 22일,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영화관에서 개봉됐다. 동아일보에 1990년 8월부터 매주 연재된 동명의 실화 연재물을 영화로 각색해 만들어진 이 영화는 10.26 사건이 일어나기 전 40일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0.26 사건은 김재규(이병헌 분) 중앙정보부장의 박정희(이성민 분) 전 대통령 암살사건으로, 1979년 10월 26일 서울특별시 궁정동 안가에서 일어났다. 김재규가 박정희 전 대통령과 대통령 경호실장인 차지철을 암살한 이유로 다양한 추측들이 존재한다. 대통령 경호실장인 차지철과의 권력 암투 과정에서 밀리는 상황이었던 김재규가 충동적으로 범행을 일으켰다는 가설, 박정희 정권의 핵 개발 추진으로 인한 한미관계 악화로 미국이 암살을 조장했다는 가설 등이다. 영화 속에서도 김재규의 그런 다양한 고뇌들이 복합적으로 드러난다. 다양한 이유로 자신이 보좌하는 대통령을 암살할 수밖에 없었던 그의 행동은 사회적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지만, 같은 인간으로서 그가 짊어져야 했던 무게와 갈등은 영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내용적인 면에서도 훌륭한 영화이지만,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준 이병헌의 연기가 특히 돋보였다. 이전 작품의 습관이

포스테키안의픽 | 문병필 기자 | 2020-02-13 23:26

끊임없이 쏟아지는 과제부터 항상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간관계까지, 많은 대학생이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지치고 힘들어한다. 그런 당신에게 때로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진심 어린 충고를 전해주는 책이 있다. 바로 글배우 작가의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힘든 세월을 이겨내고 작가가 되기까지의 경험, 그리고 세상에 단 하나뿐인 고민상담소인 ‘글배우 서재’에서 상담을 하며 얻은 경험을 통해, 차가운 현실과 바쁜 일상에 지치고 피곤한 현대인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진다.이 책은 글배우 작가 특유의 문체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기에 때로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고 때로는 너무 단순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장 하나, 단어 하나까지 곱씹어보고 고민해보면 그 의미와 가치를 깨닫곤 한다. 그렇게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마음 한쪽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거나, 삶의 작은 활력 혹은 자신감을 얻기도 한다. 나아가 작가는 무기력하거나 스트레스가 많거나 상처가 많은 사람까지 다양한 부류의 사람의 특징과 그 원인을 언급한다. 그중에 나 혹은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책을 읽다 보면 작가의 진심 어린 조언

포스테키안의픽 | 손도원 기자 | 2020-01-05 19:29

곱게 물들었던 단풍이 삭연히 떨어지는 요즘, 머릿속에 떠오르는 뮤지컬이 있다. 황금빛 무대 위에서 쓸쓸한 노파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뮤지컬 ‘호프: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이하 호프)’이다. ‘호프’는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의 미발표 원고 반환을 놓고 진행된 이스라엘 국립도서관과 에바 호프의 재판을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뮤지컬은 왜 호프가 30년째 재판을 하는 동안 그토록 원고를 뺏기지 않으려 했는지에 집중해 그녀의 인생을 풀어냈다.막이 오르면 재판이 시작되고, 중간중간 과거로 장면이 전환된다. 이때 흥미롭게도 두 명의 다른 배우가 각각 ‘과거 호프’와 ‘현재 호프’를 연기해 과거와 현재의 사건을 한 무대 위에서 보여주며, 현재 호프는 과거의 사건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가령 엄마에게 폭언하는 과거 호프의 모습을 보면서 현재 호프는 과거의 자신에게 그만하라고 소리친다. 물론 그 외침은 닿지 않으며, 이런 단절은 현재 호프의 후회를 더욱 강조한다. 오직 원고만을 지키기 위해 살아왔던 자신의 인생을 회고한 호프는 큰 회의를 느낀다. 재판은 원고가 이스라엘 도서관에 넘겨지도록 판결이 나고, 호프가 앞으로의 삶을 원고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살겠다고

포스테키안의픽 | 박민해 기자 | 2019-12-05 12:57

‘아바타’ 이후 가장 높은 관심을 받은 SF영화 ‘인터스텔라’. 이 영화가 엄청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감동적인 스토리 이면에 탄탄한 과학적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의 제작 과정에 참여한 이론물리학자 킵 손의 저서 ‘인터스텔라의 과학’은 인터스텔라의 주인공 쿠퍼 일행의 우주 대여행기가 허무맹랑한 공상이 아닌 진짜 과학을 기초로 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쿠퍼의 여행은 웜홀로부터 시작한다. 웜홀은 먼 거리를 돌아가는 대신 구멍을 통해 다른 시공간으로 곧장 이동하는 지름길이다. 하지만 웜홀은 수명이 아주 짧아 물질이 통과하기 훨씬 이전에 두 개의 특이점으로 나누어져 버린다. 웜홀이 지속해서 열려있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음의 질량을 갖는 ‘별난 물질’을 모아 놓아야 하는데, 영화에서는 이 과학적 사실을 ‘그들이 웜홀을 열어놓았다’라는 표현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가만히 있던 책이 떨어지거나, 시곗바늘이 제자리에서만 움직이는 등의 중력 이상 현상은 영화 전반에 걸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단순히 영화의 재미를 위해 가미된 장치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양자 중력 이론에서 등장하는 개념이다. 쿠퍼가 블랙홀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5차원

포스테키안의픽 | 유민재 기자 | 2019-11-08 15:35

‘애드 아스트라’는 우주의 지적 생명체를 찾아 해왕성으로 떠난 아버지를 찾아가는 주인공의 여정을 그린 영화이다. 나는 인터스텔라 같은 우주 영화를 생각하며 영화관에 들어섰으나, 우주는 영상미를 더하는 장치일 뿐이라는 것을 이내 깨달았다. 주인공인 미 육군 소령 로이 맥브라이드(브래드 피트 분)의 아버지는 영웅으로 기억된다. 그는 우주의 지적 생명체를 찾기 위해 태양계 바깥으로 떠났다가 돌아오지 못했다. 사실 그는 자신의 지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지구로 돌아가려는 승조원들을 모두 죽이고, 고집을 꺾지 못한 채 해왕성에서 30여 년을 혼자서 연구하고 있었다. 가족들을 지구에 내버려 두고 우주 저 멀리에 간 그에게 자신의 존재 가치가 그것뿐이었기에 그랬을지도 모른다.로이는 영화 초반부부터 아버지를 영웅이라고 믿는다고 말한다. 로이는 아버지를 닮았다. 로이는 아버지를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자신과 아버지의 같은 면을 발견하고 성찰한다. 결국, 로이는 아버지를 만난 뒤 혼자 지구로 돌아오면서 말한다. “아버지는 없는 것을 찾느라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지구로 돌아온 로이는 자신의 주위에 있는, 사랑하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우리대학 학우들도 저마다의 원대한 꿈을 좇느라

포스테키안의픽 | 이민우 기자 | 2019-10-18 17:33

뮤지컬 ‘영웅’이 10주년을 맞이해 기념공연이 열렸다.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2009년에 개막한 창작 뮤지컬이다. 뮤지컬은 전체적으로 안중근 의사의 한국 독립 의지를 보여주며 이토 히로부미 사살부터 사형 집행까지에 대한 역사를 다룬다.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했지만, 부분적으로 가상 인물을 더해 극의 신선함과 재미를 더한다. 탄탄한 이야기와 더불어 음악과 가사가 극에 더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독립 의지를 다질 때는 웅장하고, 일본 경관에게 쫓길 때는 다급하고, 고뇌할 때는 복잡한 느낌을 주는 선율이 흐른다. 음 위에 배우가 가사를 붙여 노래를 부르면 관중에게 전달되는 감정은 극대화된다. 또한, 역동적인 노래와 함께 배우들의 화려한 안무, 장면마다 바뀌는 무대 배경, 인물의 심리와 내면을 부각하는 다채로운 조명도 감정을 극대화한다. 추격하는 막에서는 대사 없이 음악만 나오고 배우들이 액션만 하는데도 긴장감이 맴돌고 배경이 계속 바뀌어 실제로 도망가는 듯한 모습이 연출된다. 여기에 빨간 조명을 사용하여 공포감까지 조성한다. 그래서 ‘영웅’을 보면 뮤지컬의 특색을 잘 살린 동시에 공간의 한계까지 극복했다는 생각이 든다.그동안

포스테키안의픽 | 백다현 기자 | 2019-09-05 19:44

자폐아 아들과 함께 사는 제스(멜리사 조지 분)는 칭얼거리는 자신의 아이를 진정시킨 후 친구들과 함께 요트 여행을 떠났다. 그녀는 왠지 모를 찜찜함에 여행을 망설이지만, 친구인 그렉(마이클 도어맨 분)의 설득으로 함께 요트 여행을 가기로 했다. 토요일인데도 제스가 본인의 아들을 함께 데려오지 않은 것에 빅터(리암 헴스워스 분)는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그렉은 아무렇지 않게 상황을 넘기며 제스를 향한 분위기를 전환한다. 즐거운 여행 중 그들은 갑작스러운 폭풍을 만난 후 표류했지만, 다행히 유람선에 탑승하며 영화가 진행된다.탑승한 유람선에는 시시포스에 대한 그림이 있다. 이 그림은 단순한 소품이 아닌,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을 암시하는 역할을 한다. 고로 시시포스가 누구인지 안다면, 영화의 이해가 쉬워진다. 시시포스는 제우스가 강의 신인 아소포스의 딸 아이기나를 납치한 것을 목격하고 아소포스에게 이 사실을 알려준 후 대가로 도시를 위한 샘물을 얻게 됐다. 이를 알게 된 제우스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죽음의 신인 타나토스를 시시포스에게 보내지만, 시시포스의 꾀로 인해 타나토스는 지하실에 갇히게 된다. 이후 아레스에 의해 지하실에 갇힌 타나토스는 풀려나고 시시포스는 저승에

포스테키안의픽 | 손주현 기자 | 2019-06-13 1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