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701건)

언젠가부터 불어닥친 패러디의 인기는 아직까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매체 비평에서부터 문화작품에 대한 비판까지 이러한 딴지걸기식의 패러디문화는 우리가 접하고 있는 삶의 일부분인지도 모른다. 모방과 창조라는 선상에서 벗어나 자체에 대한 비판과 재해석을 서슴지 않는 패러디 문화는 안티문화와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안티문화의 구조는 모체에 대한 완전한 상반된 위치에 서 있는 것만이 아닌 패러디라는 겉모습을 꾸미고 풍자식의 맞받아치는 비꼬는 행위또한 포함되어 있다.인터넷시대에 들어서면서, 이러한 재창조적인 측면이 가미되어 있는 패러디문화가 그들의 입맛에 맞는 안티적 입장으로서 뜻을 같이 하게 되었다. 무언가 자기를 억압하는 거대한 권력에 대한 저항의 욕구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인터넷 매체는 이런 추세에 결정적인 촉매제 구실을 하였던 것이다. 이것은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인 생산자와 수요자의 쌍방적인 관계, 즉 동등한 위치가 이런 것을 가능하게 하였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안티적인 입장은 시대적 측면에서도 연장선상에 위치한다. 조선시대에 유행했던 봉산탈춤에서 나오는 말뚝이의 입장은 현재 유행하는 안티, 패러디 사이트의 문체의 느낌과 유사하다. 하지만 그 반대로 보

문화 | 곽근재 기자 | 2000-11-01 00:00

동구권이 붕괴하고 공산주의가 몰락했다는 것이 이미 확실해진 이 시대에 혁명가 체 게바라를 논하는 것은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대에 뒤떨어졌다면 1997년의 체 게바라 열풍은 과연 무엇 때문에 일어났던 것일까?1997년은 체 게바라가 볼리비아 정글에서 사살된 지 30년이 되는 해였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힘은 젊은 나이에 죽은 이 혁명가마저 자본주의의 상품으로 완벽하게 바꿔 놓았다. 이와 동시에 체 게바라는 일종의 스타 - 비틀즈나 롤링 스톤즈와 같은 - 와 같은 모습으로 신비화되고 우상화되었다. 그러나 한 일각에서는 체 게바라를 우상화하는 작업을 냉철히 바라보며 올바른 시각을 유지하도록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 책은 그 움직임 중 하나였던 장 코르미에의 저술이다. 그의 책은 체 게바라를 이 시대에 완벽하게 되살려냈다.이 책은 장 코르미에가 10년간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쓰여진 책이다. 장 코르미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10년간 체 게바라를 알던 여러 사람들을 찾아다니고 체 게바라가 남긴 메모 쪽지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으며 ‘인간’ 체 게바라를 찾았다. 10년간의 긴 탐색의 결과인 이 책은 ‘영웅’ 체 게바라가 아닌 ‘인간’

문화 | 허용수 / 수학 4 | 2000-10-11 00:00

올해로 5회째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 10월 6일에 개막하여 일주일간의 축제를 시작했다. 사실 포항에서도 그리 가깝지 않은 부산까지 영화 몇 편을 보러 힘들여 간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취미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감히 영화감상이라고 대답하는 나에게 이번 영화제는 피할 수 없는 어떤 의무 같은 것이었다. 어쨌든 다양한 생각들의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영화를 보고 공감하고 엔딩 크레딧을 올리며 박수 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아시아에 살고 있지만 아시아 영화에 너무나 낯설다. 영화제의 모든 영화가 시작되기 전 잠깐 상영되는 가벼운 홍보물에서처럼 우리는 헐리우드의 햄버거 영화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아시아영화 80편(한국영화 제외) 포함 55개국 210편의 화려한 잔칫상에서 내가 자의든 우연이든 선택하게 된 메뉴들은 , , , , , , , 8편이다. (China, Ding Jiancheng)는, 나의 졸음과 상관없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상당히 의미 깊은 영화라고 한다. 현실과 환상, 흑백과 칼라를 넘나들면서 - 끔찍하게도 을 보는 꿈을 꿨다. - 종이를 매개로 인생

문화 | 박정익 / 전자 3 | 2000-10-11 00:00

우리 학교를 다니다 보면 영어 강사로 온 사람들이나 유학생, 연구원 등 외국인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우리는 이들을 영어 시간에, 폭풍의 언덕에서, 혹은 식당에서 자주 마주친다. 학내에 연구원 또는 교환학생 등으로 있는 외국인이 어림잡아 55명 정도이니 우리 학교도 어떻게 보면 국제화가 되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들이 우리 학교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생활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세계적인 과학대국으로 알려져 있는 인도에서 연구원으로 와 있는 산티(Santiranjan Shanigr ahi)를 만나보았다. 전공이 재료금속인 그는 ‘메모리분야에 사용되는 강유전체 박막(Ferroelectric Thin Film for Memory Applications)’에 관한 연구를 하기 위하여 적절한 자리를 찾다 신문 등을 통해 우리학교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고 우리 학교를 선택하였다고 한다.“이곳의 재료과학 기술은 세계적이다. 아시아 뉴스레터에 의하면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대학이다. 시설도 미국의 대학들과 견주어 뒤지지 않는다.”라며 연구하는데 아무런 부족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 곳에서 얼마간 생활해 보니 겨울이 조금 춥기는 해도 날씨가 굉장히 마음에 든다고 한

문화 | 양승효 기자 | 2000-10-11 00:00

- 학교 가기 좋은 사람, 싫은 사람굳이 네티즌이 아니더라도 동창 찾기 사이트 ‘아이러브스쿨(http://www.ilove school.co.kr)’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지난 1년간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페이지뷰 증가율을 보였던 아이러브스쿨이 요즘 하한가를 기록 중이다. 사이트의 인기가 시들해지며 덩달아 동창회 열기도 조금 수그러든 느낌이다.한동안 전국이 동창회 열기로 달아오르면서 거기에 편승하여 각종 유흥업소들의 매출도 급신장하였고, 각종 아류 사이트들까지 등장하게 된 원인인 ‘아이러브스쿨 신드롬’이 서서히 사그라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인터넷을 통해 잊혀졌던 옛 친구들을 만나 정을 나누고, 옛날의 추억들을 돌이켜 보자는 사이트의 의도는 매우 독특하면서도 기발하여 단숨에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잘못된 모임 문화와 결합되면서 역효과 또한 나타났다.아이러브스쿨을 통한 동창회를 꺼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동창회가 의미없는 술자리로 끝나 지겹다고들 한다. 실제로 사이트 자체의 기술적인 보완점 외에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점이 바로 이것이다. 옛 친구를 만나는 것까지는 좋으나, 그것이 너무 단순한 일회성 음주모임으로

문화 | 손성욱 기자 | 2000-10-11 00:00

‘아우성 아줌마’로 유명한 성교육 강사 구성애 씨가 강연차 우리학교에 왔다. 연세대 간호학과 출신으로 조산사로 근무하면서 3천여명의 아이를 받은 생생한 경험과 걸쭉한 입담으로 우리에게 성의 참뜻을 일깨워주고 있는 그녀를 만나보았다. “안정적이고, 사색적인거 같아요. 저처럼 설쳐야하는 사람은 살기 힘들겠죠.” 포항공대에 온 느낌에 대해 물은 기자에게 처음부터 농을 던지는 그녀에게 이번에는 우리학교 남학생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문제, 즉 우리학교의 여성 성비가 매우 낮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동아리 활동이 중요한 거 같아요. 미팅이나 소개팅도 좋겠지만, 다른 학교를 가보더라도 동아리 활동을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은 확실히 틀리거든요. 채팅도 많이 하긴 하지만 살아있다는 느낌은 받기 힘들죠. 여자와 남자가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화합해 나가야 하는 지를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거 같아요.” 그렇다면 요즘 여자들의 사회적 역할이 커져가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산업혁명 이전에도 여자들의 역할은 지대했어요. 산업시대나 그 이전에는 남성들이 생산을 이끌어가고 남성들 위주의 사회적 가치관이 지배적이어서 여성들

문화 | 이재훈 기자 | 2000-09-20 00:00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00’이 9월 1일 개막되어 11월 10일까지 열리게 된다. ‘새 천년의 숨결(부제:만남과 아우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엑스포를 위해 조직위는 98년에 열린 1회 엑스포의 미비점을 보강하여 여러가지로 새롭게 단장하였다. 입장권을 내고 정문을 들어서면 먼저 넓은 ‘전승의 마당’을 지나 정면에 위치하고 있는 `새 천년의 숨결’관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는 문화의 태동과 발생 과정의 여러 모습이 재현되어 있고, 주제영상 ‘서라벌의 숨결속으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으로 제작·연출하는 최첨단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영상기법으로 천년전 경주의 모습을 재현해 스릴과 감동을 준다. 밖에서 오른쪽으로 가다 보면 세계축제 퍼레이드를 만날 수도 있다. 또한 주말 저녁마다 새로운 장르인 퓨전예술축제를 접할 수 있는 상설무대가 열린다. 퍼레이드 행렬을 뒤로 하고 계속 가면 피라미드 모양을 한 ‘동방문화관’ 입구가 나온다. 이곳에는 말 그대로 동방문화의 성장 모습이 재현되어 있다. 특히 고대 동양과 서양을 잇는 길로서 매우 중요한 무역 경로였던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한 전시물 배치가 돋보인다.‘동방문화관

문화 | 손성욱 기자 | 2000-09-20 00:00

서태지가 돌아왔다. ‘아이들’이란 호칭을 버리고 음반을 발표하기는 이번이 두번째다. 98년 여름,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 이후 2년 6개월만에 베일에 싸인 채로 ‘Take Two’의 음반과 뮤직비디오만을 공개했던 그가 드디어 팬들 앞에 얼굴을 내비친 것이다. 역시 서태지답게 음반 발매 전부터 각종 소문과 추측들이 난무했고, 지금도 그는 문화 전반에 걸쳐 최고의 뉴스메이커가 되고 있다.원래 서태지는 그룹 ‘시나위’에서 활동하던 락 뮤지션이었다. 솔로 1집에서 보여준 얼터너티브나 이번 2집의 하드코어 모두 그가 평소 동경하고, 하고 싶어했던 음악 장르들이기에 팬들은 그의 자유로운 음악 창작 정신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하지만 반대로, 이러한 그의 음악에 대해 혹평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항상 서태지의 음악은 ‘누구누구와 비슷하다’는 구설수에 시달려 왔다. 이번 앨범 역시 마찬가지로, 음악 내용이나 복장 등에 있어서 미국의 하드코어 그룹인 ‘Korn’과 똑같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서태지의 음악이 많게든 적게든 외국 음악과 비슷한 점을 보였던 점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서태지의 설명대로, 그러한 음악들에 생소한 국내의 팬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소개하

문화 | 손성욱 기자 | 2000-09-20 00:00

21세기는 ‘속도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빌 게이츠의 말에 반격이라도 하듯 ‘느림’이라는 화두는 출판계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따위의 책들이 서점 진열대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사용자의 확산과 더불어 ‘빨리빨리’의 달갑지 않은 풍조가 더욱 확산되고 있고, 빛의 속도를 지향하는 현대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느림’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이 책들이 베스트셀러로 진입하고 있는 것은 바쁘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우리들의 마음을 달래고 여유에의 욕구를 대리충족 시켜주기 때문이다.1995년 출간된 밀란 쿤데라의 은 가속도가 붙어 돌아가는 사회에 살며 어찔해하던 사람들에게 ‘느림의 미학’이라는 신선한 충격을 몰고온 책이다. “느림과 기억 사이, 빠름과 망각 사이에는 어떤 내밀한 관계가 있다. 문득, 그가 뭔가를 회상하고자 하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순간, 기계적으로, 그는 자신의 발걸음을 늦춘다” 이 구절을 읽을 때 현재를 망각하며 살아온 우리는 잊기 위해 쉼없이 달렸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고 무엇을 잊고 싶은 것인지, 왜인지를 되돌아본다. 쿤데라는 “어찌하여 느림의 즐거움은 사라져버렸는가?”라고 탄식하며 한없이 게을러지라고

문화 | 김혜리 기자 | 2000-09-20 00:00

독일의 하노버 엑스포 2000을 관람할 기회가 있었다. 이번 세계 박람회는 국제박람회사무국이 박람회를 5년마다 열기로 규정을 바꾼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종합박람회로 세계 155개 국이 참여했다. 동시에 독일의 입장에서는 독일통일 10주년과 뉴밀레니엄을 기념하는 행사로 기획된 뜻깊은 행사라고 한다. 지난 6월 1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5개월 동안 [인간·자연·기술]을 주제로 열리는 이 행사에서 우리나라는 중요무형문화재 제 24호 ‘안동 차전놀이’가 개막행사로 선정되고 한국관은 입장대기 시간이 가장 긴 곳 중의 하나로 선정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어 많지 않은 한국관람객을 뿌듯하게 하고 있다.독일이 37억 마르크(약 2조원)을 투자한 행사의 규모는 어마어마해서 하루종일 열심히 걸어도 1/3을 채 보지 못할 정도다. 세계 각국의 전시관과 특별 전시관, 행사장은 최첨단 기술을 도입하여 각국의 특색과 주제에 맞는 디스플레이로 사람들의 관심을 한시도 놓치지 않는다. 93년 대전 엑스포의 규모에 비할 수 없는 거대 자본이 투입되어 그 힘이 사람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슈뢰더 독일 총리가 오락과 교육적 가능성의 멋진 결합이라고 평가한 이번 엑스포가`반자

문화 | 김혜리 기자 | 2000-08-30 00:00

‘미선이’는 ‘이방인’이다. 상호 보완적이라기 보다 이분적으로 존재하는 한국 메인스트림과 인디라는 기묘한 음악적 장안에서 그들은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 기묘한 제 3의 공간에 위치하는 듯하다. 사실 메인스트림과 인디라는 흐름은 이상하게만 보인다. 그들이 펼치는 ‘가운데 손가락의 미학’이란! 메인스트림의 그들은 가운데 손가락이 단순히 손가락들 중 하나인 듯 생각하며 안무에 맞춰 앙증스럽게 손가락을 날리고, 인디의 그들은 자신들이 손가락을 날린 대상 자체 ‘세상’을 보기보다는 가운데 손가락 자체에 그 애증을 드리우는 듯 하다. 디디알과 펌프에 열광하는 십대들의 정형화된 스텝을 보는 듯 인디의 스타일 또한 그렇게 고정되어버렸다. 메인스트림의 정형화와 인디 스타일의 정형화 속에서 움츠린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단순한 유희와 광기가 맞물린 쾌락의 그것일 뿐. 그 속에서 ‘미선이’란 존재는 사뭇 다르다. 그들은 노선도 없고, 하드코어 적이지도 않다. 그들은 사운드에서 여백과 고요를 즐긴다. 그래서 그들의 위치를 확정짓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인디성향은 메인스트림에서 거부당하고 음악적 코드는 인디에서 소외되어 있지만, 반대로 그들은 음악적 감성에서

문화 | 신용석/기계 4 | 2000-08-30 00:00

그 내면과 외면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진학개론-인물과 풍경’경주 아트선재미술관 사진전경주 아트선재미술관에서 ‘사진학개론-인물과 풍경’이란 제목을 내걸고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사진학개론’이란 전시제목은 지금까지 교육되어지거나 관례적으로 이해되어왔던 사진에 대한 총체적인 재검토를 위한 비판적 수사로서 채택되었다. 그래서 이 전시는 ‘사진학’의 이론적 재구성을 위한 개론적 성격을 띠며, 그것을 사변적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사진으로 보여줌으로써 이해의 실천성을 높이려고 기획되었다. 이 전시가 논의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사진의 객관성과 의미생성의 과정이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그 첫 번째는 사진을 학문의 대상으로 삼을 때 가장 개론적인 질문은 ‘사진은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며 그것에 대한 여러 대답 중의 하나가 객관성에 관련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 사진전에서는 그것을 객관성의 신화라고 규정하고 그 신화에 대해 내재적인 측면과 외재적인 측면에서 반성하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의 객관성에 대한 이와 같은 물음은 결국 사진을 객관적이라고 규정한 배후의 실체를 밝히고 그것이 그 실체의 자기이해와 목적에 어떻게 부합되는가를 묻는 일이 된다. 이 때 질문은 자

문화 | | 2000-08-30 00:00

문학에 있어 감옥, 양심수라는 단어는 우리 시대의 슬픈 단면을 말해준다. 남북이 갈리고 유신체제를 겪으면서 수천 명의 정치 사상범이 생겼고 감옥에 갇힌 많은 지식인들은 독서와 글쓰기로 마음을 달랬다. 축축하고 좁은 감옥, 그 안은 신영복 선생이 에서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37℃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라고 말한 것처럼 원시적인 공간이다. 특히나 장기수들의 생활은 시인 고은 선생이 ‘기약할 수 없는 세월 저쪽에서 이쪽까지의 잔인한 시간을 거의 초인간적으로 살아낸 그이들은 생명이기보다 암석쪽‘이라고 할 만큼 처절하다. 그러나 이 우리 시대의 고전이라 불리는 까닭은 엽서와 휴지조각에 빼꼼히 적혀 있던 이 글들이 가슴을 울릴 만큼 따뜻하고 나아가 자신과 시대를 성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고통스러운 속에서 나오는 평화의 목소리는 인간의 마음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조용하고도 강력한 호소력을 가진다. 70년대를 논함에 있어 빠질 수 없는 인물, 김지하씨의 감옥을 말해보자. 억압적이고 부정적인 세력에 대한 직접

문화 | 김혜리 기자 | 2000-08-30 00:00

므라빈스키, 카랴얀, 로스트로포비치, 우리나라의 정명훈... 사람들의 영혼에 숨을 불어넣는 작업을 멈추지 않는 위대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되는 것은 수많은 젊은 음악가들의 꿈이다. 이 젊은 음악가 중의 하나가 화려한 나비가 되어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다.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2시간의 공연동안 지루하지 않은 몸짓으로 그의 광기를 마음껏 발산한 지휘자 함신익 씨.그는 깁스오케스트라를 창단하여 뉴욕의 명물로 부각시킨 후로 그린베이, 에벌린 오케스타라 등 미국 내의 유수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 자리를 거쳐 현재 250대 1의 경쟁을 뚫고 예일대음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 매년 KBS 교향악단을 지휘하는 등 그의 음악성은 널리 평가받고 있다.지난 5월 30일 예일대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단이 예술의 전당, 연세대, 이화여대를 거쳐 우리 학교에서 초청 연주회를 가졌다. 세번의 커튼콜을 불러낸 성공적인 연주회 뒤의 단란한 만찬자리에서 만족한 웃음을 지우지 않고 있던 그를 만날 수 있었다.“지휘자는 리더여야 합니다. 연주가 끝난 다음에 책임을 돌릴 곳이 없어요. 완벽에 가까운 연주를 위해서는 지휘자부터 냉철해져야 해요.”지휘자는 인간으로서는 어디까지나 따스한 마음과 온

문화 | 김혜리 기자 | 2000-06-14 00:00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천국이란?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죽어버릴까’라는 생각을 하게된다.또는 사고라도 나서 병원에서 한달쯤 입원해서 푹 쉬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너무도 힘든 생활 그 무한의 톱니바퀴 아래 피곤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확실히 산다는 것은 고달프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단어는 삶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삶이 가장 절실하게 다가올때는 누군가로부터 죽음을 강요 받는 순간이다. 그러나 그것이 타인이 아니라 신이라면…?“천국에서는 화제가 오직 하나야. 바다지. 노을이 질 때 불덩어리가 바다로 녹아드는 모습은 정말이지 장관이지. 유일하게 남아있는 불꽃은 촛불같은 마음속의 불꽃이야.”‘천국에서는 바다 이야기만 해. 바다보러 가자’. 골수암에 걸린 루디와 뇌종양인 마틴은 죽음의 바로 앞에 서 있다. 십자가가 떨어진 그 자리에는 데킬라 한병만이 남아있고 그들은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 축제를 벌인다. 천국에서는 바다 얘기만 하는데 루디와 마틴은 바다를 본 적이 없고 바다를 찾아 나서는 로드 무비는 이렇게 시작한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기에 그들은 일상으로부터 파격적인 탈출을 시도하고 좀 떨어지는 조직원들과 경찰, 그리고 100만 달러가 뒤섞이면서

문화 | 김병훈 / 재료 4 | 2000-06-14 00:00

학교를 돌아다니다가 보면 만날 이곳 저곳을 살피시는 캠퍼스 폴리스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정문이나 동문에서 보이는 캠퍼스 폴리스 역시 우리에게는 낯익은 사람들이다. 이들 중에 교대조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는 심부연 씨를 만나 보았다.이들은 순찰이나 경비말고도 교내행사가 있을 때 안전점검이나 화재예방, 질서유지, 학교안내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주야 근무를 기준으로 교대를 하는데 심부연 씨가 맡고 있는 조장은 주야 맞교대를 하며, 정문이나 동문, 실험동 역시 12시간 맞교대로 근무를 한다고 한다. 이렇게 교대로 24시간동안 정,동문 도서관, 기숙사, 실험동, 당직사 등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으며, 공학동, 환경동, 강당 등에서는 주로 밤중에 근무를 한다고 한다.심부연 씨는 젊었을 때, POSCO에서 일했었다. 22년 5개월 여를 일하시다가 95년 3월 1일 자로 명예 퇴직하여 용역회사(대아용역)로부터 소개를 받아 이 학교에 왔다. 돌아오는 9월이면 2년째가 되는데, 이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서 일하는 게 힘들지만 보람은 있단다. 그는 근처 그린아파트에 살면서 학교에서 운행하는 버스를 타는 것보다는 건강을 위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것을 더 좋아한

문화 | 곽근재 기자 | 2000-06-14 00:00

연재순서1. 디지털 시대의 광고문법 2. 디지털 시대의 사이버문화3. 디지털 시대의 문화란 무엇인가‘전근대’라는 아이가 ‘근대’라는 옷을 입고 ‘탈근대’라는 테크노를 추고 있다. 우스꽝스러운가? 그러나 어차피 우스꽝스러움이란 상대적인 개념 아닌가. 그러니 이 ‘애늙은이’를 그냥 ‘개성’쯤으로 봐주자. 그래도 문제는 남는다. ‘탈근대’라는 테크노를 추다가 ‘근대’라는 옷에 발이 걸려 넘어지기 십상이라는 것.근대란, 보편적으로 국민국가(혹은 시민국가)의 완성, 자본제 생산양식의 완성 과정을 말한다. 우리는 제대로 된 주체적 개념의 ‘개인’ 혹은 ‘시민’을 경험하지 못했다. 우리에겐 아직도 전근대적 가족주의를 근간으로 한 강력한 소속 욕구가 지배적이다. 합리에 의한 의사 소통 구조보다 비합리적인 소통 구조, 즉, 학연, 지연, 혈연에 의한 소통 형태가 훨씬 더 보편화되어 있다. 적어도 근대의 정치적 과제인 국민국가의 완성이 미완이라는 얘기다.국민국가의 미완, 혹은 시민의식의 미완은 현재 우리에게서 횡행하고 있는 정치 냉소, 지역주의, 연고주의, 정실주의, 가부장제 등과도 일치한다. 근대적 의미의 ‘개인’이 사익을 공중에 내놓아 협의와 토론을 거쳐 공익화 하는 과정

문화 | 정혁 / 자유기고가 | 2000-06-14 00:00

드러냄의 문화 1979년 캐나다 퀘벡 정부 대학협의회는 참으로 어려운 결정을 했다. 프랑스의 철학자 료따르(J. F. Lyotard)에게 ‘발전한 사회에 있어 지식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대한 컨설팅을 맡긴 것이다. 어렵기로 유명한 프랑스 철학자에게 주 정부의 연구프로젝트를 의뢰한 것 자체가 모험이었지만, 과연 전문가가 아닌 철학자가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답을 줄 것이냐 또한 의문이었다. 료따르 스스로도 그 점을 매우 두려워했지만, 어쨌거나 컴퓨터가 지배하는 탈산업사회에 있어 지식에 대해 명료한 해석을 던졌고, 이후 (La Condition postmoderne)이란 제목으로 출간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졌다. 그는 우선 컴퓨터 사회에 있어 지식은 새로운 채널에 맞게 변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쉽게 말해 컴퓨터 시대에 맞게 지식은 디지털로 변환될 것이며, 변환된 지식만이 네트워크를 따라 교환되고 소비될 것이라고 보았다. 그 결과 지식은 그 본래의 가치인 사용가치를 상실하고 교환대상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 생각은 매우 정확했다. 사이버네틱 환경으로 진입하고 있는 요즘, 문화의 핵심은 ‘드러냄’과 ‘교환’으로 압축되고 있다. 모든 것

문화 | 라도삼(중앙대 강사,사이버문화연구실 연구원) | 2000-05-24 00:00

“여러분도 나이 들어봐. 저절로 가락이 변할겨.” 영화 ‘서편제’에서 딸 오정해에게 호통치던 무서운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수십년 동안 한길을 걸어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관록의 미소를 내내 입가에 물고 있던 그는 지난 4월 27일 ‘판소리의 생명력과 재창조’를 주제로 한 강연 내내 청중을 사로잡고 중강당 안을 웃음으로 몰아갔다. 연극인이자 영화인, 극작가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그는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다. 서울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서 교사, 잡지사 편집부 기자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으며 극단 아리랑을 만들고 영화에 얼굴을 내밀고 ‘명인명창’ 등의 저서를 내기도 했다. 93년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 출연으로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배우에 등극하게 되고 제 14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까지 했다. 매일 연극 동아리 방에서 잠을 자다시피 하며 연극에 빠져들었던 학창시절, 그는 우연한 기회에 판소리를 접하고 명창 ‘박초월’ 선생으로부터 사사했다고 한다. 연극인이라고 불러야 할지, 판소리꾼이라 해야할지 헷갈린다며 어떻게 불리는 게 좋으시냐는 질문에 “처음부터 나는 연극인이었다. 판소리가 좋고 명창이 되고 싶었지만 지금 나는 판소리’꾼’이라

문화 | 김혜리 기자 | 2000-05-0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