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공부를 시작하면서 오디오의 음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던 그는 기기와 음반들의 구입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끊임없이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했다. “학부생 때는 한 번에 과외를 8개까지 하기도 했어요. 홈페이지 만드는 일도 했었고, 학원강사를 한 적도 있었죠. 그런데도 부족하더라구요” 라며 웃는 그가 현재까지 모은 LP와 CD, DVD는 천 여 장이 훨씬 넘는다. 여기게 오디오 세트, DVD 플레이어들까지 합치면 당장 팔아도 3000만원 정도는 된다고 한다.
“솔직히 여기는 나같은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곳은 아닙니다. 옆방 사람들도 생각해야하니 밤에는 소리를 크게도 못내고 이사 한 번 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 원하는 물건 구하는 것도 쉽지 않구요.” 하지만 이러한 여건이 그의 취미에 제약을 가하지는 못하는 듯하다. 포항 시내 레코드 가게는 섭렵한 지 오래고 원하는 정보는 인터넷에서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통하면 얻을 수 있다. 방은 당연히 자신의 취미를 이해해 주는 친한 사람과 사용하고 있다. 현재 방에 있는 책상 두 개는 오디오와 다른 기기들의 받침대로 이용되고 있고 학업 관련 서적은 공간 부족으로 모두 실험실에 있다고 하니 방이 생활 공간이라기보다는 음악을 위한 공간이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정원 가꾸는 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요” 그는 오디오에 왜 그리 집착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조금 더 좋은 소리를 찾다보면 기기에 붙은 전선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게 되죠. 새롭게 기기를 설치하고 나서 예전에 즐겨 듣던 음반을 들어보면 안 들리던 소리가 들려요.” 기기는 꼭 비싼 것이 좋은 건 아니라고 한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듯이 기기들도 만든 회사와 나라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요. 잘 다듬어진 소리가 있는가 하면 좀 투박한 것도 있죠. 꼭 어느 것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사람마다 좋아하는 소리가 있거든요.”요즘은 시대가 시대인 만큼 그가 가장 흥미를 가지고 있는 부분은 DVD 관련 기기이다. 이미 100여장 이상의 DVD를 가지고 있는 그는 좀 더 생동감을 얻기 위해 HDTV (고해상도 텔레비전)를 사려고 ‘궁리’하고 있다. 실제로 그 방에서 잠깐 본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5개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실감나는 사운드를 선보이며 TV만 좋은 것으로 교체하면 웬만한 영화관을 능가할 거란 생각을 절로 들게 했다.
“이대로 계속 나가는 거죠.”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과 별 다를게 없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도 그의 오디오와 소리에 대한 욕구는 변하지 않을 듯 싶은 듯하다. “좀 더 좋은 것이 나오면 사서 업그레이드 하고, 다시 그걸로 음악을 들어보고.... 계속 반복되는 겁니다” 라며 그는 다시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귀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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