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회 항오 강좌> 젊은 과학도가 심어야 할 것
<제 1회 항오 강좌> 젊은 과학도가 심어야 할 것
  • 문재석 기자
  • 승인 2001.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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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오 강좌를 듣고 있는 학생들
'과학의 중심에 인간이 있어야 한다'


간디는 인간성을 상실한 과학은 인간을 파괴하는 7가지 죄악 중의 하나로 규정하였다. 그만큼 과학을 하는 데 그 중심에 ‘인간’이 있어야 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말이 과학과 기술을 연구하는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학교는 지적으로 그 어느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다. 하지만 단지 전공지식에만 뛰어난 것은 자칫 인간성을 상실한 과학이 될 수 있는 잠재성을 지니고 있기에 과연 우리가 정확한 방향을 가지고 있는 우수함인지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러한 인간성은 ‘Liberal Art’의 학습을 통해서 함양될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주어진 환경은 그러한 소양을 키우기에는 조금 미흡한 면이 있다. 이러한 환경을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한 것이 바로 ‘항오(項悟) 강좌’이다. 항오 강좌는 지난 2월 정년퇴임하신 화학공학과 김영걸 명예교수에 의해 그 기금이 마련되었다. 그 첫번째 강좌로 지난 13일 고려대학교 김인수 교수의 ‘젊은 과학도가 심어야 할 것’이라는 주제로 강연이 있었다.

김인수 교수는 인간성의 함양과 자기 생활 관리가 대학생 때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하였다. 일의 성취는 의욕과 실력의 함수로 나타난다는 Kurt Lewin의 이론을 들면서, ‘대학교 학생들은 입학 시에는 의욕과 실력이 충만해 있지만 한 학기가 채 끝나기 전 의욕을 상실하고 졸업할 때는 의욕도 없고 실력까지 저해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항상 순간에 충실하면서 의욕을 잃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내게 의미를 주지 않으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며 하는 일에 충실할 것을 당부하였다.

인간성 함양에 대해 말하면서, 특히 베푸는 마음에 대해 ‘대부분의 공학도들은 결과를 중시해 자신의 지식을 남과 나누지 않는 심리가 팽배해 있다’며 ‘그것은 빈곤의 심리’라 비판했다. 빈곤의 심리를 가진 자는 순간적으로는 앞서 갈 지라도 결국 남에게 많은 것을 나누어주는, 즉 풍요의 심리를 가진 자보다는 뒤쳐진다는 것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역설하기도 하였다. 또, ‘순간 순간의 선택이 습관으로 발전하고 그것이 결국 사람의 성품이 된다’고 하면서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어떤 것이 자신의 인간성 함양을 위한 것인지 잘 판단하라고 충고했다.

아무리 좋은 칼이라 할지라도 쓰는 사람에 따라 그 용도와 가치가 달라지듯, 우리의 우수한 능력도 그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인간성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이번 강좌를 시작으로 계속 이어져 나갈 항오 강좌가 그 본연의 취지대로 학생들이 좁은 견문을 탈피하고 인간적인 과학을 해나가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