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17건)

필자는 지난달 생명동과 기숙사를 이어주는 도로 저편 절벽에서 완연한 식물잎 형태의 화석을 발견했다. 이날 이후 이 절벽에서는 신생대 식물잎 화석을 포함한 다양한 동물화석이 함께 발견됐다.경북대학교 지질학과 고생물학연구실에서 식물화석을 전공하고 있는 정승호 박사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이번에 교내에서 발견된 화석들 중에는 신생대의 식물화석 2~3종과 극피동물인 성게화석이 섞여 있다. 포항은 남한에서 가장 넓게 신생대 제3기층이 퇴적되어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신생대 동식물 화석이 매우 자주 발견된다고 알려져 있다. 포항 내에서도 시대에 따라 서로 다른 환경이었음을 증언하는 증거들이 나오기도 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2,000만 년 전, 포항 금광리에서는 자작나무와 사시나무, 단풍나무 등 낙엽성 수목이 흔했고 지금은 울릉도에만 분포하는 너도밤나무가 가장 많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일본에서는 매우 흔한 나무이다. 오늘날 한반도에서는 발견되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드문드문 발견되는 금송 역시 당시에 널리 자생했다. 이는 당시 동해의 위치에 남북으로 긴 호수가 있고 일본열도는 한반도와 육지로 이어져 있어 양쪽에 비슷한 식물종이 자생했다는 증거다. 이로부터 1000만 년

문화 | 김상수 기자 | 2015-06-03 11:25

포항 문화연재가 다루는 시간대가 어느덧 현재와 가까워졌다. 마지막 회를 맞아 다룰 주제는 유물, 유적이라기보다는 역사다.북한의 남침으로 전 국토가 불바다로 바뀌었던 6.25 전쟁은 포항을 피해가지 않았다. 오히려 포항은 모두가 노리는 최고의 군사적 요충지라 많은 중요 전투가 있었다. 지도상으로 포항은 별다른 섬이 없는 동해에서 툭 튀어 나온 곶으로서, 위로는 부산과 대구를 지키는 낙동강 방어선을 형성했고 옆으로는 방어선을 위한, 공격을 위한 병력의 상륙지점으로 쓰였기 때문이다.한국전쟁이 발발하자마자 이틀 만에 이승만 대통령은 서울과 시민을 버리고 대전으로 피난했을 뿐만 아니라 대전 전선도 밀리고 있었기에 미국은 인천을 통해 병력을 상륙시킬 수 없었다. 결국 미국은 포항을 선택했다. 동해안에 위치한 포항에는 비행장과 상륙이 용이한 긴 해안이 있었고, 대구를 거쳐 대전으로 이어진 철도로 상륙군을 신속히 전선으로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만 해도 2,000대가 넘는 수가 포항을 통해 상륙했고 북한군의 남하를 저지했다.물론 북한군 역시 남진을 위해 포항을 탐냈다. 때마침 동해안쪽의 방어를 담당하는 제3사단이 포항 북쪽의 영덕 장사동 일대로 전진해 북한군 제5사

문화 | 김상수 기자 | 2015-06-03 11:19

육아 예능이 대세다. 아이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좋아한다. 하지만 수많은 후속 프로그램들이 대세를 따르며 진화하다 보니 변화의 바람은 극단으로 흐르고 있다. 육아 예능에서 변화의 바람은 크게 두 가지로 지적된다. 아이는 점점 어리게, 사생활은 점점 깊게.지난달 26일 종영한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 프로그램은 스타 부모와 자녀들이 출현하는 ‘키즈 예능’의 시작이다. 6년을 넘게 방영된 프로그램이자 시청률 1위도 여러 번 했고, 방송인 김구라의 아들 김동현을 일약 스타로 만들었던 전적도 있건만, 시청률의 하락을 막지 못했다. ‘붕어빵’과의 차이를 주기 위해 ‘아빠 육아’를 키워드로 삼았던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도 1월 18일 종영했다. ‘아빠 어디가’는 침체에 빠진 MBC의 주말 예능 시청률을 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 MBC 연예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역시 수많은 유사 프로그램을 유도한 쟁쟁한 프로그램이었다. 후속 프로그램들의 성공을 이끄는 다양한 비결 중 하나는 더 어려진 출연진이다. ‘아빠 어디가’는 아이들의 연령대를 초등학교 저학년생과 미취학 아동으로 꾸렸다. ‘아빠 어디가’의 유사 프로그램 중 하나인 ‘슈퍼맨이 돌아왔다’나 ‘오

문화 | 김상수 기자 | 2015-06-03 11:18

1. 피해자는 좋은 기사 공급원이죠사라진 취재 윤리기자는 기사를 쓰기 위해 새로운 정보, 참신한 소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직접 조사를 하거나 사람을 통해 얻는 정보를 위해 취재원에게 정보를 듣는다. 따라서 취재원에게 정보를 얻는 기자를 ‘기레기’로 모독할 수는 없다. 단, 취재 윤리를 지킨다면 말이다. 국내 언론사 중 최초로 취재 보도에 대한 윤리 규정을 만든 한겨례 신문사 취재보도준칙에는 사생활 존중과 희생자, 피해자 배려가 명확히 소개되어 있다. 이는 한국기자협회 정관에도 언급된 사항이다. 그러나 취재 윤리를 어기는 기자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트라우마를 남기곤 한다. 작년 4월, 경북 칠곡에서 계모가 의붓딸인 8살 소녀를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끔찍하게도, 계모는 이를 죽은 소녀의 친언니에게 덮어씌우고자 했다. 12살짜리 아이였다. 죄상이 들어났고 국민 전체가 이 끔찍한 사건에 분노했다. 그러나 피해자의 가족들에게는 또 다른 지옥이 펼쳐졌다. 사건이 보도된 후 한 종편 채널은 숨진 어린이의 언니를 찾아 소녀의 고모를 찾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학교로 온 기자들을 피해 고모의 직장으로 이동한 학대 피해자인 소녀를 ‘추적

사회 | 김상수 기자 | 2015-05-06 14:22

아주머니들은 점심이 지나도 잠깐 주어진 쉬는 시간 후에는 계속해서 여러 일들을 해야 했다. 요리는 결국 사람의 손을 거쳐야만 하니 쉴 수는 있어도 멈출 수는 없었다. 아주머니들은 손이 계속 바쁘게 움직였다. 무엇보다 감동을 받았던 것은 바로 아침부터 양파, 파, 멸치 등을 넣어 팔팔 끓이던 육수가 어느새 시원한 국물들로 재탄생했다는 사실이다. 새벽 4시 30반부터 우려내기 시작한 국물은 10시간 이상 우러난 후 시원한 들깨무채국과 얼큰한 닭개장이 되어가는 모습은 학식에 들어가는 정성을 생각하게 했다. 2시를 기점으로 오전반 분들은 퇴근을 하신 후 교체된 아주머니들은 매우 열정적으로 일을 하셨다. 끊임없이 요리가 진행되는 특성상 서로 일이 꼬일 만도 하다. 하지만 각각 분들이 할 일이 나누어져 있는 것이 아님에도 정확히 필요한 일을 행하시는 아주머니들에게서 20년 이상 근무하신 분들의 관록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아주머니들이 거의 학교의 역사와 함께 일을 해 오셨다고 한다. 저녁 때가 되니 가장 심각한 문제는 뭐니 뭐니 해도 설거지다. 물론 설거지를 해 주는 기계는 있었지만 설거지 할 그릇들이 정말 많았다. 일을 도우며 두 개의 컨베이어벨트 앞에 서게 되었다

문화 | 김상수 기자 | 2015-05-06 14:17

포항 여러 문화 보석들을 역사 순서대로 써내려가며, 결국 이 글을 쓸 날이 올 줄 알았다. 일제 강점기에 일제가 우리 민족에게 자행한 수많은 범죄들은 후대에서도 치가 떨릴 지경이다. 다만 아쉽게도 모두가 일제의 범죄를 교과서로 배울 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우리의 친척이 어떤 식으로 고통을 받았는지는 관심 없다. 교과서의 문장들은 잠깐의 분노 이상을 끌어내지 못한다. 그렇다면 교과서에서 벗어나, 작은 항구 구룡포에서 일어난 일들을 살펴보면 어떨까.1902년부터 일본의 어선들은 조금씩 장기면 모포리나 구룡포 일대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구룡포의 특성상 황금어장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1909년에는 구룡포 포항사무소가 열리면서 아예 구룡포에 어업 근거지를 만들어 살았다. 그들에게 구룡포는 ‘엘도라도’였다. 거대한 물고기 떼가 그들을 맞았다. 얼마나 물고기가 많았으면 일제가 항공탐사를 하다 지도에도 없던 섬이 보여 다가가 보니 수면 위로 올라온 물고기 떼였다는 일화도 전해진다.이곳에 이주해 온 일본인은 1933년에는 220호 937명으로 늘어났다. 순수 어부가 절반이었다. 지금까지도 근대문화 역사거리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수

문화 | 김상수 기자 | 2015-05-06 14:09

한 사람의 흔적을 쭉 따라가다 보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때가 많다. 당대의 유명한 사람임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성인의 흔적을 따라갈 때 이 재미는 더해진다. 거대한 줄기만 보는 교과서의 역사와는 달리 사람의 이야기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자료가 적어 단편적인 정보와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로만 한 사람의 인생을 짐작해야 한다는 단점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매력으로도 작용한다. 오늘은 포항을 ‘승격’시킨 고려 말 가장 존경받은 고승인 배천희 진각국사(법명 설산스님)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역사와는 조금 다른 재미를 찾아보려 한다.진각국사는 고려시대 말기, 충렬왕부터 우왕 시대의 사람이지만, 우리는 그의 출생, 가족, 삶의 궤적, 심지어는 태몽까지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수원 창성사지 진각국사 탑비에 모든 사항이 적혀 있기 때문이다. 진각국사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화엄종 국사로서 원나라에 유학까지 다녀온 엘리트였다. 배 국사가 왕사 보우의 뒤를 이어 국사가 될 때 공민왕은 ‘국사의 고향인 흥해를 겨우 현(縣)으로 둘 수 없다’며 흥해현을 흥해군(郡)으로 승격시키기까지 했다. 위에서 언급한 탑비를 찬(撰)하라고 명한 사람 역시 왕(우왕)이며, 글쓴이는 정몽주와 정도

문화 | 김상수 기자 | 2015-04-08 17:20

사랑하기 참 어려운 학교다. 남녀의 비율, 적은 학생 수에서 오는 소문의 빠른 전달, 감정을 고민할, 표현할, 혹은 정리할 시간조차 가지기 힘든 커리큘럼... 청춘의 꽃이 연애라면, 포스텍은 관련 분야 사막이다. 심지어 신입생들도 연애는 반쯤 포기하고 오는 모습이 보인다. 로망을 품을 신입생조차 이렇다면 재학생들은 어떨지 뻔하다. 물론 순전히 학교 탓을 할 수 없지만 모토부터 ‘이공계’의 ‘소수’정예형 대학교인 우리대학에서 많은 것을 바라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이 와중에도 피어나는 연애들은 그만큼 지대한 관심을 받는다. 봄과 벚꽃이라는 비가 오자 더 만발하는 무수한 연애 이야기들은 포스텍 생활에 즐거운 각성제가 되고 있다. 각 연애의 길이와 사랑의 깊이, 또는 아픔은 글쎄, 인류의 천재들이 역사 내내 다루지 않았던가. 우리야 사랑에 빠진 이들을 행복하게 바라보며, 아는 사람끼리의 연애기에 더 흥미를 느껴 서로 소식을 공유하고, 둘 사이 흐르는 기류에 자신의 일처럼 관심을 가지고서는, 혹여나 슬픈 일이 생긴다면 함께 슬퍼하다가도 우려 섞인 목소리로 여러 소문을 주고받는 정도만 할 뿐이다. 가끔은 무서울 정도로 많이.그래, 사실 이 글의 진짜 제목은

78오름돌 | 김상수 기자 | 2015-04-08 17:18

대학에 입학하면서 단 하나의 작은 소망도, 희망도, 바람도 없었다는 말은 거짓말일 수밖에 없다. '입시지옥'을 뚫고 들어온 대학 생활에 대한 꿈은 누구나 꾸기 마련이니까. 특히 꿈이라기에는 조금 비현실적이고 희망이라기에는 환상이 많이 들어간 바람을 우리는 로망이라고 한다. 가장 순수한 로망을 가질 때인 신입생들이 가지고 있는 로망을 살펴보았다.로망 중의 으뜸은 아무래도 연애가 아닐까 싶다. 처음으로 허락된 연애에 대한 신입생들의 로망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1년간 본인이 하고 싶은 연애 횟수는?’이라는 질문으로 연애 횟수에 대한 로망을 들어 보았다. 남자 34명과 여자 9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58%의 학생들이 1회를 선택했다. 2회를 꿈꾸는 학생들은 23%였고 4번 이상을 꿈꾸는 학생들은 5%였다. 재미있게도 연애를 꿈꾸지 않는 학생들, 즉 0번을 선택한 학생들도 12%나 된다. 추가적인 질문으로 가장 대표적인 몇 가지 연애 형태들을 제시하며 꿈꾸고 있는 연애 스타일을 물었을 때, 많은 학생들은 캠퍼스 커플을 선택했으며(46%), 심지어 동아리, 분반 내 연애를 꿈꾸는 학생들도 12%라는 적지 않은 수치를 기록했다. 장거리 연애는 16%를 차지했다. 다

특집 | 김상수 기자 | 2015-03-18 11:26

세금 전문가가 아닌, 또 실질적으로 세금을 내는 나이가 아닌 대학교 학생들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연말정산제도 개편을 이해하거나 접근하기 힘들다. 하지만 연말정산제도 개편은 조세 제도의 개편이고, 당장 우리의 부모 세대만 해도 현실로 다가온 문제이기에 결코 우리와는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이번 개편안이 다른 수많은 사회 이슈들을 제치고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 이유이다. 연말정산제도 개편에 대한 정보는 이미 많이 나와 있다. 올해 연말정산의 가장 큰 변화는 자녀 인적공제 등 일부 항목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뀐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총소득에서 각종 공제를 뺀 금액인 과세표준의 구간별 세율도 일부 조정된다. 지금까지는 3억 원 초과 부분에 대해 38% 세율을 적용했지만 올해는 1억 5천만원 초과부터 적용된다. 헷갈리는 여러 전문용어를 풀어보자면 과세표준부터 시작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부과되는 세금은 과세표준에 따라 세율을 결정한다. 그런데 내가 1년간 버는 모든 돈이 다 내 ‘소득’인 것만은 아니다. 국가는 여러 가지 사항을 위해 한 개인이 사용한 돈은 소득에서 공제해 준다. 연봉 혹은 1년간의 수입에서 자녀 당 공제, 의료비, 보험료 등등 여러 가지를

사회 | 김상수 기자 | 2015-03-18 11:24

돌에 새긴 글은 천년이 우습다. 수많은 과거의 이야기들이 사라졌지만, 돌에 새겨 둔 글들은 시간을 넘어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곤 한다. 다만 돌에 새겼다 해서 광개토대왕릉비처럼 거대하거나, 진흥왕 순수비처럼 전투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포항의 자랑인 영일 냉수리 신라비(국보 264호)와 중성리 신라비(보물 1758호)도 그렇다. 이번 문화연재에는 잘 보존된 포항의 신라 비석에 담겨진, 신라판 ‘쩐의 전쟁’을 소개하려 한다.사실 영일 냉수리 신라비는 평범한 화강암에 새겨졌고 비석의 모양도 전혀 비석처럼 생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앞면, 뒷면 심지어 윗면까지 빼곡히 채운 글에는 ‘절거리’라는 인물의 재산 분쟁이 담겨 있다. 진이마촌에 살았던 절거리는 말추, 사신지와 재산 분쟁이 크게 붙었다. 그런데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으나 이 재산 분쟁이 지방관을 거쳐 신라의 중앙정부, 조정까지 전해졌다고 한다. 또 이 분쟁이 그냥 넘길 것이 아니었던 것인지 신라 조정에서는 이번 분쟁과 비슷한 선례가 있었는지 알아보라고 법령을 관장하는 관청에 명령을 하달하기에 이른다. 서기 503년에 소위 ‘판례’를 찾으려 애쓴 신라 공무원들의 당황이 읽힌다. 도대체 얼마나 큰

문화 | 김상수 기자 | 2015-03-18 11:19

1911년 문을 연 칭화대학(淸華大學)은 중국 이공계 대학의 자존심 이상이다. “붉은 엔지니어의 요람”이라는 별명을 가진 칭화대학은 기초과학과 공학 분야에서 많은 국가급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국적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두 명이 모두 칭화대학 교수로 있고, 2011년 칭화대학 개교 100주년 행사에는 5만여 명의 동문과 중국 지도부 대다수가 참석했다. 후진타오 전 중국 주석, 시진핑 현 중국 주석이 모두 칭화대학 출신이다. 시진핑 현 중국 주석의 경우 학부로 칭화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칭화대학은 학생들을 강력하게 공부시킨다는 특성이 있다. 비교대상이 되는 북경대학교는 아예 교훈이 없는 데 비해 칭화대학은 자강불식 후덕재물 (自强不息 厚德載物) 이라는 교훈이 있는데, ‘쉬지 않고’ 정진에 힘 쓰고 덕성을 함양해 ‘만물을’ 품는다는 의미이다. 현대적인 의미로 해석하자면 열심히 공부해 실력을 쌓고 다른 이들을 이끌 수 있는 인재가 되라는 의미이다.물론, 학생들의 체력 관리나 인문학적 소양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원래 1952년 소련식 사회주의 대학조정으로 법학원, 문학원 등이 사라졌지만 2000년대 이후 공학 부문을 확대 개편하고, 경제,

특집 | 김상수 기자 | 2015-03-04 19:36

조금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갑’이라는 단어만큼은 분명히 사라지고 있다. 계약서에서 자주 보이던 ‘갑과 을’이라는 단어는 ‘구매자와 계약자’ 등으로 조금 길게 바뀌는 추세라고 한다. (물론 법에서 사용하는 예시로서의 갑과 을은 대체가 여의치 않기에 여전하다) ‘갑과 을’이라는 명칭은 현대백화점과 같은 대기업의 구매 계약서에서도, 고용노동부의 표준 근로계약서에서도, 서울시의 모든 행정 문서에서도 사라지고 있다.왜 갑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있을까. 명확하다. ‘갑질’ 때문이다. 사실 갑질이라는 단어는 최근에 유명해진 단어다. 2013년 4월 포스코에너지에 다니던 한 상무는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출장을 가던 중 탑승하자마자 ‘옆자리가 비어있지 않다’라며 불평과 욕설을 시작했고, 이후 ‘내부 공기를 2분에서 1분마다 순환하라’, ‘비행기 내부 온도를 24도에서 23도로 낮추라’ 등의 억지를 폈으며, 두 번째 식사 시간에는 ‘날 무시한다’라며 승무원의 눈을 책모서리로 때렸다. 이로 인해 사회 저변에 깔려 있던 갑의 횡포 문제를 ‘갑질’이라는 한 단어로 승화시켰다. 동시에 포스코의 회사 이미지는 그만큼 실추되었다.‘갑질’이라는 단어 덕분에 다른 비슷한 사건들도 대중의

사회 | 김상수 기자 | 2015-03-04 19:34

대학의 로망은 물론 여행이다. 여행의 취향은 다양하지만, 먹거나 마시는 일은 언제나 중요하다. 특히 ‘마시는’ 일은 오직 그것만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중요시되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여러 전통주 열풍으로 지역마다 다양한 술을 문헌에서 새롭게 부활시키거나 재조명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다는 우리나라 각 지역의 전통주는 어떤 것이 있을까.막걸리의 흥행과 더불어 새로운 한국 전통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최고의 지역 술을 찾으려는 움직임은 계속 있어 왔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를 개최했다. 이 품평회에서는 생막걸리, 살균막걸리, 약주·청주, 과실주, 증류식 소주, 일반 증류주, 리큐르, 기타 술의 8개 주종 별로 평가를 해왔다. 심사방법으로 각 지역 지자체가 지역 예선을 거쳐 대표 술을 추천한 뒤, 맛과 향은 물론 위생을 검사하기 위한 제조 현장 검사와 우리농산물 사용 실적까지 꼼꼼하게 평가했다. 작년 품평회의 우수 수상작을 소개한다.막걸리의 부활 - 하얀연꽃 백련막걸리, 지리산 허브 쌀막걸리 막걸리만큼 오랜 시간 전국 각지에서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은 술도 없다. 막

기획 | 김상수 기자 | 2015-03-04 19:26

포항에는 문화가 없다고 단언하는 모두에게 묻는다. 우리가 사는 곳, 어디까지 아는가? 분명 포항은 교과서나 상식에 자주 출현하지 않는다. 하지만 포항에도 수많은 문화재가 관심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학기 포항공대신문은 ABC 강의인 콘텐츠를 기반으로 포항의 숨겨진 문화를 조망하는 문화 연재를 진행한다. 다 안다. 삼국시대는 언제나 국사 시험 단골 소재가 아니던가. 누구나 ‘구석기’ ‘신석기’ ‘고조선’ ‘삼국시대’ 순으로 달달 외워 온 한국사다. 그럼 초점을 시간이 아닌 공간으로 바꾸자. 신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 ‘포항’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생각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포항은 동해안에서 가장 찬란했던 고대 문화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의 유물인 고인돌과 암각화의 분포를 봄으로서 고대 포항의 입지를 알 수 있다. 서해안의 화순, 강화도가 고인돌로 유명하지만, 포항에는 108군집 462개의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어(2012년에는 432기) 고인돌 문화축제를 여는 강화도보다 많다. 또한, 각각의 고인돌들의 특성이 매우 뚜렷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북방식 고인돌이 아니라 남방식이나 개석식

문화 | 김상수 기자 | 2015-03-04 19:23

작년 12월 23일 열린 등록금심의위원회를 통해 2015학년도 학부 등록금 동결과 대학원 등록금 2.4% 인상이 각각 결정됐다.올해 학부 등록금은 연간 558만 원, 대학원 등록금은 연간 865만 7천 원이다(수업료 기준). 2011년도 개정된 고등교육법 제11조에는 대학의 등록금 인상률이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할 수 없다는 등록금 상한제를 명시하고 있어 올해의 등록금 인상률의 상한선은 2.4%였다.이로서 국가장학금이 도입된 2012학년도 이후 우리대학 학부의 등록금은 4년 연속 동결되었다. 하지만 대학원 등록금은 4년 내내 인상됐는데 인상 폭은 갈수록 줄어들지만 등록금 인상률의 상한선과 갈수록 가까워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표 참조).이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등록금을 자랑해온 우리대학만의 일이 아니다.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정보에 따르면, 전국 사립대 일반대학원 평균 등록금은 2012년 연간 1031만 7,000원에서 지난해 연간 1051만 4000원으로 3년 새 거의 18만원이 올랐다. 같은 기간 사립대 학부 등록금이 738만 9,000원에서 734만 1,000원으로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대학원 대표자운영위원회 이길령 의장

보도 | 김상수 기자 | 2015-02-13 13:28

누구나 미래를 점쳐 보지만 그 누구도 예측이 쉽지는 않다. 하물며 과학계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어 바로 내년에도 어떤 발전이 있을지 예측하기 힘들다.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는 자체적으로 미래유망기술 탐색 방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통해 2006년부터 미래유망기술세미나를 개최하고 유망 기술 10선을 선정해 발표해왔다. 올해는 2012년부터 구축한 ‘미래기술 지식베이스’를 기반으로 8,000여 개의 후보군 중 사회, 경제적 파급력, 트렌드 부합성, 트렌드 변화와 연동된 급부상성 등을 기준으로 선정했다.올해 미래유망기술 10선은 △자가면역질환 치료기술 △광유전학 기술 △생체모방로봇 △학습 분석 기술 △클라우드 환경 보안 기술 △4D 프린팅 △지능형 교통시스템 V2X 기술 △무인수송기술 △리튬-황 전지 △메타물질 응용 기술이다.먼저 ‘자가면역질환 치료기술’은 인체의 면역체계가 이상을 일으켜 자신의 세포나 조직을 적으로 인식해 공격하는 자가항체를 만들고, 그로 인해 염증이 일어나는 질병인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기술이다. 지금까지는 면역체계 자체를 억제했지만 부작용이 많았다. 현재는 면역 메커니즘을 면밀히 연구하여 새로운 기술이 발전하

학술 | 김상수 기자 | 2015-01-01 12:13

오죽하면 ‘대호갱시대’라는 말까지 나올까. 휴대폰 보조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누구는 100만 원 휴대폰을 무료로 구했다고도 하고 심지어 돈을 받고도 구했다고 한다. 누구나 쓰는 스마트폰이지만 내는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가장 큰 문제는 사실 아무도 내가 ‘어디에’ ‘어떤 명목으로’ 돈을 내는지 모른다는 사실이다.우리나라의 휴대폰 유통 구조는 다음과 같다. 먼저 휴대전화 제조사는 휴대전화를 직접 만든다. 그리고 이동통신사는 휴대전화가 다른 휴대전화로 연결할 수 있도록 통신망을 관리한다. 최종적으로 대리점(및 판매점)은 소비자들에게 휴대전화와 함께 통신사의 요금제까지 함께 판매한다. 여기서 제품 자체에 붙는 ‘출고가격’이 처음 구매 시 붙고 휴대전화를 정상적으로 쓰기 위한 ‘요금’을 달마다 내는 경우가 많다.우리나라는 휴대전화 판매와 동시에 통신사 가입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통신사가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지급하는 보조금이 상당히 많다. 먼저 공식적으로는 통신사에 가입한 소비자에게 1인당 27만원까지의 보조금이 법적으로 지급 가능한 전부이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는 비공식적으로 대리점에게 정책 장려금, 모집 수수료, 관리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사회 | 김상수 기자 | 2015-01-01 12:12

사람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이 수로 셀 수 있겠느냐마는, 일단은 음식, 옷, 그리고 주거 공간 3가지로 나누는 데는 모두 동의하곤 한다. 따라서 모든 문화권은 저마다의 의식주 문화를 만들어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의식주 문화가 뚜렷하지만, 가장 현실에서 보기 힘든, 즉 많이 사장된 문화는 아무래도 ‘한복’이다.이는 6.25 전쟁 직전까지만 해도 대다수 민중들의 옷이 한복이었다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매우 놀라운 일이다. 심지어 7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갓과 도포를 갖춰 입은 어르신들이 서울 거리에도 많았다고 한다. 실제로 한복은 복식사에서 그 형태를 매우 오래 유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놀랍게도 가장 초기 형태의 한복은 기원전 3세기의 고구려 벽화에서부터 나타나는데, 이때부터 저고리와 바지 – 여자는 치마 안에 바지를 입었다 – 라는 기본 형태가 나타난다. 고려시대를 거치며 몽골의 의상이 한복에 큰 영향을 받지만(단적인 예로 신부가 쓰는 예식용 모자인 족두리는 몽골 여인들의 외출용 모자였다고 한다), 큰 틀의 변화가 없이 저고리의 길이나 치마의 시작 위치가 달라지는 식으로 계속 계승되어 왔다. 2300년이 넘

문화 | 김상수 기자 | 2015-01-01 12:12

우리대학은 포항시에 있으면서도 포항시와 심리적으로 멀다. 대부분의 학생이 타지에서 포항시를 찾아왔기 때문에 그 거리감은 더해진다. 이는 지역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함께 발전하는 해외 유수 대학들과 비교할 때 안타까운 점으로 지적받는다. 우리대학이 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과의 소통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소통의 장이 마련되기 위해서는 쌍방향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대학이 바라보는 포항시, 그리고 포항시가 바라보는 우리대학. 이 양자 간의 관계는 어떠할까. 포항공대신문은 새해를 맞이하여 지난 12월 24일, 이강덕 포항시장을 만났다. 크리스마스이브에도 그 자리를 지키는 시장의 모습에서 포항시, 그리고 우리대학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공대가 자랑스럽고, 포항공대에 대해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포항시장으로서 가지는 포항시와 우리대학이 함께 나갈 비전에 대해 듣고 싶다. 지금까지 대학과 지역 사회는 각자 자리를 잡아 왔다. 이제는 모두 어느 정도 성장했다.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때가 되었다. 이때 융합을 시켜서 창조적으로 포항을 새로 크게 바꾸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포스텍을 중심으로 수많은 연

기획 | 김상수 기자 | 2015-01-01 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