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 중심에서 포스텍을 외치다
포항시의 중심에서 포스텍을 외치다
  • 김상수 기자
  • 승인 2015.01.0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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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은 포항시에 있으면서도 포항시와 심리적으로 멀다. 대부분의 학생이 타지에서 포항시를 찾아왔기 때문에 그 거리감은 더해진다. 이는 지역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함께 발전하는 해외 유수 대학들과 비교할 때 안타까운 점으로 지적받는다. 우리대학이 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과의 소통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소통의 장이 마련되기 위해서는 쌍방향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대학이 바라보는 포항시, 그리고 포항시가 바라보는 우리대학. 이 양자 간의 관계는 어떠할까. 포항공대신문은  새해를 맞이하여 지난 12월 24일, 이강덕 포항시장을 만났다. 크리스마스이브에도 그 자리를 지키는 시장의 모습에서 포항시, 그리고 우리대학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편집자 주>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공대가 자랑스럽고, 포항공대에 대해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포항시장으로서 가지는 포항시와 우리대학이 함께 나갈 비전에 대해 듣고 싶다.
지금까지 대학과 지역 사회는 각자 자리를 잡아 왔다. 이제는 모두 어느 정도 성장했다.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때가 되었다. 이때 융합을 시켜서 창조적으로 포항을 새로 크게 바꾸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포스텍을 중심으로 수많은 연구소, 포스코, 포항시가 아주 긴밀하게 협력해 경제, 해양문화, 과학도시라는 방향에서 포항을 대한민국 제1의 도시로 만들고 싶다. 모델로 삼는 독일의 드레스덴의 경우 드레스덴 공대가 중심이 되어서 큰 연구 도시로서 발전해나가고 있다. 생동감 있는 융합을 통해 누구나 벤치마킹하고 싶어 하는 도시가 되는 것이 포항의 비전이다.

포항시가 우리대학의 학문연구 또는 대학발전을 위한 포항시의 지원이 어떤지, 또 차후 포항시의 지원 혹은 상생 계획에 대해 알고 싶다.
포스텍이 이렇게 우수한 대학으로 발돋움한 것은 지역의 큰 자랑거리이다. 이는 포스코의 지원과 시민들의 관심과 성원, 그리고 포스텍 구성원들의 열정과 노력이 인정받은 결과라 생각하며 앞으로 명실상부한 세계적 대학으로 인정받는 제2의 도약을 실현하기 위해 시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으려 한다.
시는 지금까지 포스텍과 지역의 교육발전을 위한 지식 및 정보의 공유, 교육 내실화를 위한 연구 지원 및 네트워크 구축, 평생교육 체제 수립을 위한 협력은 물론 양 기관의 발전과 우호 증진을 위해 다양한 상생협력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노력하고 있다.
우선 기초원천 기술 확보와 우리나라 기초과학 연구의 세계적 Hub를 조성하기 위해 추진하는 막스플랑크한국/포스텍연구소에 매년 국비 매칭사업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의 우수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나노융합산업이 포항시의 산업경쟁력과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IT기술과 인문·사회과학·예술 등을 융합한 글로벌 인재 양성을 통해 미래 한국 IT산업의 획기적인 경쟁력 제고를 위해 추진하는 ‘IT명품인재양성사업’을 미래창조과학부, 경상북도 등과 함께 지원하여 포스텍 학생들(창의IT융합공학)에게 장학금과 연구비, 단기유학 등을 지원한다.
이밖에도 주변 생활 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현상을 찾아 거기에서부터 과학적 원리나 생각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포스텍 생활과학교실’과 함께 ‘과학투어 행사’, ‘포항 가족과학축제’, ‘과학자와의 만남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등 과학 대중화를 위해 포스텍과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시는 포스텍과 활발한 인적 물적 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궁극적으로는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며 포스텍과 함께 발전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

올해 포항시는 강소기업 육성 및 첨단산업 지원으로 포항시 경제를 활성화하려 한다고 알고 있다. 이 과정에서 포항에서 가장 많은 벤처가 탄생하는 대학인 포스텍과 함께하는 활동이 있는지 알고 싶다.
철강경기의 장기적인 침체로 지역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우리 시는 우수한 기술과 경쟁력을 가진 작지만 강한 우량기업인 강소기업을 육성함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강소기업 육성 전략의 구체적인 과제는 강소기업 성장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며, 여기에는 기술, 경영, 금융, 부지 등 종합적인 지원체계가 포함된다. 이를 마련하여 중소ㆍ벤처기업의 신규 창업을 활성화시키고, 지역 기업이 지원을 받아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며, 타 지역의 우량기업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계획이다.
지난 9월 19일 포스텍 지곡 연구동에서 포스텍 출신 기업가 모임인 APGC(Association of Postech Grown Companies) 연구소가 문을 열었다. APGC는 이 연구소를 통해 포스텍 재학생들의 창업과 자문, 기술개발, 투자유치 등 구체적인 지원활동을 돕게 돼 대학의 창업 활성화와 지역 강소기업 육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전에는 세계적인 포스텍 출신 인재들이 졸업만 하면 대부분 포항을 떠났는데, 그 이유는 인재들의 정주 환경 미흡 외에 쏟아지는 연구결과를 포항에서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기업의 연구 개발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원스톱 지원으로 지역 강소기업 육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창조경제 시스템 조기 정착을 위해 개발된 연구 결과물을 사업화할 수 있도록 시 차원에서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타지에서 온 학생들이 많은 우리대학은 KTX 신역사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포항시가 생각하는 KTX 신역사의 긍정적 효과와 포항 시내와의 교통망 연계 계획에 대해 알고 싶다.
포스텍 학우들과 부모들이 포스텍 진학을 앞두고 가장 많이 우려하는 부분 또한 수도권과 포항의 접근성 문제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정말 수도권에서는 2시간대인 중국보다 먼 곳이 포항이다. 내년 3월 서울까지 2시간대인 KTX포항 직결선이 개통되면 사회ㆍ경제는 물론 문화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포항지역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포항테크노파크에서 조사한 ‘KTX 신포항역 및 철도 인프라 개선에 따른 포항지역 파급 효과’ 분석에 따르면, 포항지역 내 철도 인프라 개선사업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는 1조 175억 원에 이르며 고용유발 효과도 1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조사된다.
현재, KTX 개통에 앞서 신포항역사와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시내외 교통망 개편을 진행 중에 있으며, 내년 초 노선을 확정할 계획으로 포스텍 학우들을 비롯해 시민들이 KTX를 원활히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수도권과 포항이 더 가까워진 만큼, 포스텍 학우들의 후배들이 이 길 위에서 더 큰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포항시도 함께 앞장서려 한다.

포항과 경주가 함께 노력중인 ‘동해안 연구 특구’ 지정에 우리대학이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포항ㆍ경주 지역이 ‘동해안 연구 특구’ 지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것은 우리지역에 포스텍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국가 신성장 동력의 기반으로 포항과 경주를 중심으로 한 동해안권을 주목하고 있다. 또한, 동해안은 박근혜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과학벨트와 연구개발특구 연계로 연구개발(R&D) 지원체계 구축’이라는 목표에 가장 근접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포항은 국내 유수의 과학 인재 양성 기관인 포스텍을 비롯, 지역에 분포한 다양한 과학기술 연구기관들로 최적의 연구 환경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포항ㆍ경주는 우수한 R&D 인프라를 갖추고도 특구 신청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가장 큰 걸림돌은 특구 지정 요건이다. 이러한 요건을 갖추기 위하여 시와 포스텍에서는 긴밀한 협력을 통해 대안을 모색하고 지속적으로 소통해 오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이 지속된다면 머지않아 R&D 특구 지정 요건을 모두 갖출 수 있을 것이다. 경북도 차원에서도 내년 초 정부에 특구 지정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동해안 R&D 특구가 지정된다면, 기업들이 세제 혜택과 연구개발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어 기업 유치와 함께 이로 인한 시너지효과도 낼 수 있고 아울러, 포항시와 포스텍 등 산ㆍ관ㆍ학이 어우러지는 과학기술 R&D 벨트 조성을 통해 신(新)동해안 시대도 앞당겨질 것이다. 정치권과 산ㆍ학ㆍ연이 힘을 모은다면 내년에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며, 포스텍 학우들의 많은 관심도 부탁한다.

최근 포스텍은 AP 포럼을 통해 지역과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향후 AP포럼에 대한 포항시의 계획을 알고 싶다.

포항시장 출마에 앞서 미국의 피츠버그 시를 방문한 적이 있다. 피츠버그대 총장과의 면담을 통해 미국의 피츠버그 시가 지역의 경제단체와 지역정부, 대학이 협력해 어떻게 도시 재건에 성공했는지 그리고 지역경제의 침제기에 있는 포항시가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해답을 얻는 기회가 되었다.
피츠버그 시는 ‘세계 철강산업의 수도’라 불리다가 1980년대 초 철강산업의 몰락으로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카네기멜론대와 피츠버그대 등 35개 대학이 밀집한 피츠버그는 대학과 민관과의 활발한 협력으로 철강산업 쇠퇴로 인한 도시의 몰락을 이겨낸 창조도시의 성공사례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2년 전부터 포스텍 캠퍼스에서 매달 실시되고 있는 AP포럼은 포항지역의 현안에 대한 해법과 미래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지역 협의체로서 우리지역 각계각층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발전을 위한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고민한다는 점에서 포항시장으로서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대학이 지역 발전의 주체로서 교육ㆍ연구는 물론 사회ㆍ경제ㆍ문화 등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하면 할수록 지역의 발전도, 시민의 삶의 질도 향상될 것이라 생각된다. 피츠버그 시 부활의 가장 큰 요인은 지자체와 기업, 대학 등 지역 내 다양한 기관이 지역경제 부활이라는 공통 주제를 갖고 끊임없이 소통한 결과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AP포럼의 더 많은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민선6기 시정 패러다임인 ‘창조도시 포항 건설’의 추진동력이 되는 ‘포항시 창조도시추진위원회’ 또한 AP포럼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하며, 지역내 산ㆍ학ㆍ연ㆍ관의 협업만이 창조도시 포항건설을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AP포럼 회원을 비롯해 포스텍 학우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성원과 관심을 바란다.

우리대학에게 바라는 점은.
포스텍의 경쟁력은 지금도 세계 최고다. 더욱 더 최고로 올라감은 물론 한국 학생들뿐 아니라 중국, 일본, 인도, 동남아, 미국 학생들도 찾아오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여기에 대학 교수들이 안식년으로 찾는 대학이 포스텍일 정도로 포스텍의 위상이 높아지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만들어서 포항의 경제를 새롭게 만들려고 한다. 대한민국 경제를 새롭게 발전시키려고 한다. 여기에 주도적인 역할을 포스텍이 해주었으면 한다. 포스텍과 한동대가 이를 리드하고 자극시키고, 그야말로 창조경제를 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 높은 지역임을 보였으면 한다.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모든 사람이 보편적으로 가는 길을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포스텍 학생들은 능력과 가능성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렵고 힘들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세상을 새롭게 바꿀 수 있는 그런 꿈을 가지고 나아갔으면 좋겠다. 그래야 포항이 바뀌고, 세상이 바뀐다. 1%가 99%를 끌어갈 수 있다. 무언가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두 번째로, 모두가 서울로 올라갈 수도 있지만, 지방에서도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 스텐퍼드가 있는 실리콘 벨리도 사실 대도시가 아니다. 예를 들어 벤처를 한다 해도 서울에서도, 영덕에서도, 포항에서도, 대구에서도 할 수 있다.
세 번째로, 포스텍 학생들이 포항에 뿌리를 깊게 내려서 포항에 대한 사랑과 문화의 주체세력으로 확실히 서서,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인 포항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에 앞장섰으면 좋겠다. 내가 있는 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내가 있는 이 지역과 괴리가 생긴다면 어디에서도 건강할 수 없다. 학생들이 이곳과 괴리감을 많이 가지고 있음을 잘 안다. 하지만 이 지역 사람들과 행사도 만들고, 봉사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의 노력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 포항에서 공부한 기간을 뿌리로 생각하며, 뿌리를 잊지 말고, 뿌리가 튼튼해야 잎이 자라고 나무가 크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