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육아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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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수 기자
  • 승인 2015.06.0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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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예능, 저출산 시대의 판타지
육아 예능이 대세다. 아이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좋아한다. 하지만 수많은 후속 프로그램들이 대세를 따르며 진화하다 보니 변화의 바람은 극단으로 흐르고 있다. 육아 예능에서 변화의 바람은 크게 두 가지로 지적된다. 아이는 점점 어리게, 사생활은 점점 깊게.
지난달 26일 종영한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 프로그램은 스타 부모와 자녀들이 출현하는 ‘키즈 예능’의 시작이다. 6년을 넘게 방영된 프로그램이자 시청률 1위도 여러 번 했고, 방송인 김구라의 아들 김동현을 일약 스타로 만들었던 전적도 있건만, 시청률의 하락을 막지 못했다. ‘붕어빵’과의 차이를 주기 위해 ‘아빠 육아’를 키워드로 삼았던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도 1월 18일 종영했다. ‘아빠 어디가’는 침체에 빠진 MBC의 주말 예능 시청률을 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 MBC 연예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역시 수많은 유사 프로그램을 유도한 쟁쟁한 프로그램이었다.
후속 프로그램들의 성공을 이끄는 다양한 비결 중 하나는 더 어려진 출연진이다. ‘아빠 어디가’는 아이들의 연령대를 초등학교 저학년생과 미취학 아동으로 꾸렸다. ‘아빠 어디가’의 유사 프로그램 중 하나인 ‘슈퍼맨이 돌아왔다’나 ‘오 마이 베이비’는 2~3살 혹은 막 태어난 아이들로 방송을 채웠다. 카메라 앵글을 인지하지 않는 아기들은 방송에 익숙해진 아이들보다 더 톡톡 튀는 재미를 준다. 따라서 나이와 시청률이 반비례한다는 사실은 어느덧 육아예능의 공식처럼 굳어지고 있다.
누구나 즐겁게 볼 수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지만, 한쪽에서는 전 국민이 지켜보는 유년기를 보낸 아이들에 대한 걱정도 나온다. 김구라의 아들 김동현은 어린 시절보다 자란 외모로 인해 예전에 비해서는 한참 모자란 유명세를 얻을 뿐이다. 시청자들에게 김동현은 힙합 음악인이 아닌 ‘귀여운 김구라 아들’이어야 하기에 이미지 변신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결국 고정되어버린 이미지는, 이에 맞추지 못하는 대상에게 실망부터 만들어낸다. 유년기 전체가 영구히 기록된 아이들의 미래는 아직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아이들의 주변도 점점 깊이 파고 있다. 그저 가족과 스튜디오에 출현하는 정도가 아닌,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도 모자라 아예 집 전체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곤 한다. 물론 연예인들의 특성상 이를 비판하긴 힘들다. 다만 이런 사생활들이 일상과는 괴리가 크다. 아이의 주변은 점점 더 대단해지고 있다. 돈 걱정 없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만 해도 부러움의 대상일진데 방송에서는 연일 아빠와 딸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랍스타를 먹고, 제주도로 여행을 간다. 아빠들이 하루종일 아이 곁에만 있는 비현실적인 모습이 방영된다. 막 일을 끝내고 돌아온 아버지들에게는 폭력과도 같은 일이다. 누군들 아이 곁에 있고 싶지 않겠느냐며 비판하기도 한다. 
이 모든 비판에 앞서서 왜 아직도 육아 예능이 높은 주가를 올리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여전히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이들이 입은 옷부터 여러 아동 용품은 물론 인테리어까지 간접광고를 노리는 브랜드들 덕분에 손쉽게 채워진다고 한다. 물론 이미 아기(Baby), 미녀(Beauty), 동물(Beast)의 3B 요소는 무조건 사람들의 시선을 어느 정도 끈다는 사실이 광고업계에서 증명되어 있다. 아기들을 보는 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재미와 귀여움을 당연히 느끼게 해 준다. 하지만 합계 출산율 1.25명, 2013년 기준 맞벌이 부부 비율 42.9%의 나라에서의 육아 예능은 이미 육아가 ‘판타지’가 되었음을 증명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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