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언론의 위험
사회 - 언론의 위험
  • 김상수 기자
  • 승인 2015.05.06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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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레기이다
1. 피해자는 좋은 기사 공급원이죠
사라진 취재 윤리
기자는 기사를 쓰기 위해 새로운 정보, 참신한 소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직접 조사를 하거나 사람을 통해 얻는 정보를 위해 취재원에게 정보를 듣는다. 따라서 취재원에게 정보를 얻는 기자를 ‘기레기’로 모독할 수는 없다. 단, 취재 윤리를 지킨다면 말이다. 국내 언론사 중 최초로 취재 보도에 대한 윤리 규정을 만든 한겨례 신문사 취재보도준칙에는 사생활 존중과 희생자, 피해자 배려가 명확히 소개되어 있다. 이는 한국기자협회 정관에도 언급된 사항이다.
그러나 취재 윤리를 어기는 기자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트라우마를 남기곤 한다. 작년 4월, 경북 칠곡에서 계모가 의붓딸인 8살 소녀를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끔찍하게도, 계모는 이를 죽은 소녀의 친언니에게 덮어씌우고자 했다. 12살짜리 아이였다. 죄상이 들어났고 국민 전체가 이 끔찍한 사건에 분노했다.
그러나 피해자의 가족들에게는 또 다른 지옥이 펼쳐졌다. 사건이 보도된 후 한 종편 채널은 숨진 어린이의 언니를 찾아 소녀의 고모를 찾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학교로 온 기자들을 피해 고모의 직장으로 이동한 학대 피해자인 소녀를 ‘추적’했다. 인터뷰를 요구하며 몸싸움까지 벌인 기자는 고모가 112에 신고하고서야 멈췄다.

2. 누가 나쁜지 알려줄게
오해를 유도하는 기사

진실을 정해야 할 언론이 ‘조작’을 행할 때, 심지어 단 한마디의 거짓말도 없이 사실만 말하면서 오해를 만들 때 언론은 가장 무서워진다. 언론은 여러 방법으로 조작을 행한다.
정보 중 일부만 전달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세월호 사태에서 모든 언론은 “구조를 위해 수많은 배와 헬리콥터를 투입했다”라고 보도했다. 미묘한 문장이었다. 사실, 첫날 해경이 수중 수색을 한 시간은 53분에 불과했고, 특정 업체의 바지선이어야 한다는 이유로 잠수 장비를 탑재한 수중수색 선박들이 사고 현장이 이미 도착해 있었음에도 해경은 수중수색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할 바지선에 대한 동원령을 내리지 않았다. 해군의 구조요원들이 사고 당일 현장에 도착했지만, 대기할 뿐이었다. ‘투입’되었다고 했지 ‘구조작업 중’이라고는 하지 않았으니 언론은 거짓말과 말하지 않았다. 물론 진실을 말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다.
언론은 특정 사건을 바라볼 때 사건을 바라 볼 프레임을 함께 제시한다. 그러다 보니 언론이 보여 주는 방향 대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초원복집 사건은 1992년 14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경찰청장과 법무장관을 비롯한 여러 공공기관 장들이 대선 대책 회의를 열고 민자당 김영삼 후보를 위해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야당 후보들을 비방하는 내용을 유포시키자는 등 관권 선거를 주도했다.
이 대화 내용은 통일국민당측이 도청을 통해 파악했다. 이를 공개했지만 언론이 주목한 점은 ‘도청’이었다. 도청으로 파악한 내용은 전혀 주목하지 않고, 추가 취재도 없었다. 통일국민당은 결국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도청은 분명한 잘못이지만 그 내용에는 언론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3. 쉽게 쉽게 갑시다
보도자료 맹신

언론에는 정보가 모인다. 정말 정보가 직접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언론을 피하는 정보만큼이나 언론을 통해 대중에게 소개되고자 하는 정보도, 공개 하도록 의무화 된 정보도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언론에게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보도자료’라 한다.
그래서 언론에는 돈이 모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은 언론을 통해 정보를 얻고 이를 믿기 때문에 거부감 적은 홍보를 원하는 기업들에게는 최선이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보도자료를 그대로 올림은 물론 이로 돈을 받는 행태도 만연하다고 한다. 팁을 주자면, 기사의 한 부분(주로 앞부분)을 복사해 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면 보도자료를 ‘그대로’ 올린 신문사들의 목록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물론 보도자료는 기사의 사실관계를 추가해 주나, 검증과 비판적 시각 없이 베껴 쓴 보도기사는 말 그대로 지면을 빌려 광고를 싣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렇게 보도자료를 베껴 쓴 기사가 더 큰 문제가 생길 때는 공공기관의 보도자료를 검증 없이 사용할 때다. 부끄럽지만 필자 역시 학교에서 보내는 보도자료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기사를 작성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정부의 보도를 검증 없이 보도했을 경우 차원이 다른 문제가 생긴다. 아예 거짓을 보도하게 된다. 예를 들어 최근 세월호 사건에서 ‘전원 구조’ 오보는 초기 대응을 느리게 하는 데 큰 몫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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