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Cervical Cancer)은 연간 약 53만 명의 여성들에게서 발병하고 있는 질병으로, 이로 인해 사망하는 환자 수는 그 절반 정도인 27만 명 정도이다. 여성 암 중에서는 4번째로 흔하며, 특히 15~44세 여성 사이에서는 2번째로 흔한 암이다. 여성 암으로 인한 죽음에서도 각각 4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궁경부암은 어떻게 발병되는 것일까? 자궁경부암의 발병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이하 HPV)가 자궁경부에 감염되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HPV에 감염된다고 해서 다 암이 되는 것은 아니다. HPV는 그 종류가 100가지가 넘는데, 이들은 고위험군과 저위험군 바이러스들로 나뉜다. 저위험군 바이러스는 단지 사마귀를 유발할 뿐이지만 HPV 16과 HPV 18로 대표되는 고위험군 바이러스는 암으로까지 이어지는 바이러스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자궁경부암은 암이 되기 이전에 앞서 말한 CIN이라는 단계를 거친다. HPV에 감염이 된 후, 체내의 면역체계에서 바이러스를 제거한다면 CIN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고, 또, CIN 단계에서도 암까지 이어지지 않고 중간에 자연 치유가 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감염 이후 면역 체계가 바이러스를 제거하지 못하면, 이는 CIN 단계를 거친 후 자궁경부암이 된다. CIN 단계에서 치료를 시작한다면 암보다는 치료가 수월하겠지만, 현재는 개발된 치료제가 없고, 수술법이 주로 처방된다. 그러나 이 수술로 인한 부작용으로 유산, 조산, 미숙아 출산, 자궁 협착증 등이 있기 때문에 자연 치유를 기대하며 수술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HPV는 자궁경부암의 주된 원인이기도 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이다. 두경부암, 항문암, 음경암, 외음부암, 질암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기에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HPV 감염을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SNS 페이지에서 봤던 글 중, 한 여성분이 남자친구가 자궁경부암 예방 주사를 맞지 않으려 해서 고민이라는 글이 있었다. 그분의 의견은 남성이 HPV를 옮길 수 있기 때문에 예방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그뿐만 아니라 남성 자신도 HPV 바이러스로 인한 암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남성의 예방접종도 중요하다. 한 가지 사례로, 두경부암의 경우 여성보다 남성의 발병률이 높다. 이는 구강성교로 인한 HPV 감염이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이처럼 남성도 HPV 관련 암에 노출돼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자궁경부암의 예방 및 치료법에 대해 소개하자면, 현재는 HPV 예방 백신만 시중에 판매되고 있고, HPV 치료제는 아직 개발 단계이다. 예방 백신의 경우 성관계 경험이 없는 10대 초, 중반의 나이에 맞는 것이 가장 예방 효과가 좋고, 앞서 말했듯이 남녀 모두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과 관련된 오해가 많은데, 불임이나 난임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은 없다. 하지만 다른 예방 접종과 비슷한 발열이나 통증 정도의 일시적인 부작용은 있을 수 있다. 또 가장 기본적인 예방법으로 성관계 시 콘돔 사용은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앞서 말했다시피 현재 시판되고 있는 HPV 질병 관련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나, 몇몇 제약 계열 기업에서 관련 치료제들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 제넥신의 경우 조금은 생소한 “DNA 백신”이라는 개념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현재 임상 단계에 있다. DNA 백신은 흔히 알고 있는 사백신과는 달리, 예방보다는 치료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 원리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원하는 유전자를 조합한 DNA를 체내에 주입하여, 그 유전자가 발현되게 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외국의 Inovio사나 Advaxis사도 HPV 관련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이 임상 단계에 있다. 치료가 어려운 질병의 경우 그 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따라서 아직은 치료가 조심스러운 자궁경부암의 경우 예방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을 통해 독자들이, 자궁경부암과 그 원인인 HPV에 대한 지식을 얻어 가고, 남녀를 불문하고 본인의 성생활과 건강을 챙겼으면 한다.
저작권자 © 포항공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