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위는 다소 특별했다. 광화문이 꽉 찰 정도의 100만에 가까운 대단히 큰 인원이었고, 개중에는 초등학생, 대학생, 머리가 하얗게 센 연장자까지 매우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로 이루어졌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는 것은 어느 이익집단이 아닌 국민 전체가 모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시위하는 방식에 있어서 매우 선진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큰 규모와 다양한 계층이 모인 시위임에도 불구하고 질서 있고 평화적이었으며 폭력을 사용하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시민들이 스스로 제재했다. 경찰들 또한 이러한 시민들에게 감사하며 질서 유지를 우선하였다.
나는 비록 광화문에 가서 시위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관련 영상이나 기사를 보았을 때, 시위라는 단어가 만들어내는 이미지인 혼란, 폭력과 거리가 있었고 오히려 그 모습은 대통령 하야를 외치는 하나의 콘서트처럼 보였다. 이 특별한 집회를 보면서 현재 우리 국민들이 정치적으로 얼마나 건강한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나라의 정치 발전 가능성을 보았다. 사실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어느 한 장소에서 모여 한목소리를 동시에 내는 것은 주변 국가들을 보았을 때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다. 북한의 정치 참여 상황은 세습 독재체제로 정치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을 금기시하고, 옆 나라인 일본을 보았을 때 자민당의 오랜 집권이 국민들 특히, 젊은 층 사람들에게 정치에 참여하더라도 그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정치적 무기력함을 느끼게 하였고, 이는 정치적 무관심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일본은 현재 일부 시민 단체나 이익 단체 등이 정부에 대해 항거를 할 뿐, 일본의 젊은 층들은 정치에 목소리를 내지 않을뿐더러 현재 자신들이 처한 정치적 상황을 잘 알지 못한다. 중국은 일당 체제로 공산당이 중국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들은 자기 생각을 대변할 정당이 없어 정치적 무기력함을 느끼게 하고, 과거 천안문 6.4 항쟁 사태로 인해 정치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 국민의 정치 참여도는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나, 대단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정부에 항거한 평화 시위는 전 세계적으로 드문 사건일 것이다. 나는 최순실 게이트가 일어나면서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가 도래한 많은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국민들의 높은 정치 참여 의식과 시민의식을 보며 대한민국이 정치적 발전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그린라이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문제에 대해 국민들은 할 수 있는 가장 나은 방법을 하고 있으며 이는 적절하게 해결될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가 앞으로 처할 여러 정치적인 문제를 타파하고 건강한 민주주의에 도래하기 위해선 한 가지 숙제가 있다. 이 정치 참여의식이 비판적 사고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정치 지식을 얻는 곳은 인터넷이다. 인터넷은 접근성 면에서 누구나 쉽게 글을 올리고 그것을 볼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한쪽에 과하게 치우쳐진 글이나 근거 없는 정보들이 쉽게 올라올 수 있다. 그것을 바라보는 비판적인 사고 없다면 정치에 잘못된 생각을 가지기 쉽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비판적인 사고가 갖춰지지 않아 정치 참여의식이 악용된 사례가 있다. 광우병 시위라고 불리는 2008년 촛불시위이다. 그때 당시 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들며 정부에 항거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부에 항거하게 된 원인은 한미 FTA와 관련하여 한미 외교의 옳고 그름이 아닌, 미국 소의 광우병이라는 잘못된 부추김이었다.
최순실 게이트를 보며 우리 국민의 높은 정치 참여도와 시민의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건강한 민주주의가 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높은 정치 참여의식뿐만 아니라 비판적인 사고가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갖췄을 때 이번 최순실 게이트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전보다 정치에 관심을 두게 하고, 이는 대한민국이 건강한 민주주의가 되는 데 소중한 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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