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이후로 한 달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시설 관리 미흡으로 인해 일어나서는 안 될 참사가 벌어져 너무 안타까웠다. 한순간에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아픔은 감히 쉽게 공감할 수 없다. 참사로 인해 목숨을 잃은 모든 이들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참사 이후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슬픔을 달래기 위해 전국에서 따뜻한 손길이 이어졌다.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무안국제공항에 모여 사고 수습 지원 활동을 펼쳤고, 유가족들에게 음식과 생필품을 제공했다. 또한 각종 시민단체와 지방자치단체는 성금을 기탁하고 지원 인력을 파견하는 등 유가족을 위한 행정 지원에 힘썼다. 이웃의 슬픔에 공감하고 연대를 통해 함께 극복하려는 우리 사회의 공동체 정신이 빛난 순간이었다. 나는 이번 참사의 수습 과정을 보며 아직 우리 공동체가 살아있음을 느꼈다. 나도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보면 한달음에 달려가 돕는 성숙한 어른이 되고 싶다.
무안국제공항에 모인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을 보며 봉사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봤다. 시간을 내어 봉사하러 가는 과정에서 큰 부담이 따를 수도 있지만, 더 많은 학우가 봉사의 매력을 알게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쁜 일상이지만 주위를 둘러보고 이웃에게 다정한 손길을 건네는 여유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
사실 이렇게 봉사를 권유하는 나도 봉사를 정기적으로 다니지는 않는다. 그저 시간적 여유가 생길 때마다 주변 사람들과 같이 봉사하러 가곤 한다. 1365(봉사활동 사이트)에 들어가 어떤 봉사활동을 할지 고민하는 과정부터 봉사하면서 느끼는 힘듦, 그리고 봉사를 마쳤을 때의 보람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지역 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의 일일 선생님이 돼 보기도 하고, 송도 해수욕장 근처에서 솔잎을 줍기도 했고, 유기견 보호 센터에 가서 더러운 유리창을 닦기도 했다. 이번 방학에는 누룽지를 구웠다. 누룽지를 굽고 포장해 판매한 수익금으로 소아 난치병 환우들을 위한 수술비를 마련하는 봉사였다. 일어서서 누룽지를 쉴 틈 없이 굽느라 허리도 아프고, 피곤했다. 그렇지만 내가 굽는 누룽지 한 장 한 장이 모여서, 소아 난치병 환우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열심히 봉사에 참여했다.
어떤 동기에서 시작하더라도 봉사는 다른 사람을 돕고, 온정을 나누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 봉사로 누군가의 삶이 나아지고, 하루가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봉사를 통해 다른 사람의 삶에 따뜻한 순간으로 머무를 수 있다는 것을 많은 학우가 알았으면 한다.
어떻게 봉사해야 할지 감이 안 온다면 매 학기 열리는 ‘DIY 봉사 커뮤니티’ 비교과 활동을 강력히 추천한다. 친구 또는 선후배와 팀을 구성해 직접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활동이다. 특히 이 활동은 소정의 활동 지원금이 주어지기 때문에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봉사 장소까지 택시를 타고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글을 읽는 학우들도 새 학기를 맞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봉사에 참여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