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가 개봉 10주년을 맞았다. 쿠 퍼와 브랜드 박사가 애타게 데이터를 찾던 밀러의 행성에서는 1시간 26분쯤 지났을 것이다. 인터스텔라는 완벽에 가까운 과학 적 고증과 뛰어난 컴퓨터 그래픽으로, 관객 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황폐해진 지 구를 떠나 인류의 새 보금자리를 찾는 여 정은 우주를 갈망하는 공학도의 가슴을 두 근거리게 만든다.
필자는 처음 인터스텔라를 본 날을 잊지 못한다. 고등학교 물리학 과정을 선행 학습 하던 중 인터스텔라를 처음 접했다. 상대성 이론에 따라 중력이 다른 공간에서는 시간 의 흐름도 다르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그날 밤 상대성이론에 관한 유튜브 영상과 책을 마구 찾았던 기억이 난다. 이후 필자 는 매년 크리스마스 저녁이면 거실의 불을 끄고 혼자 인터스텔라를 본다. 광활한 우주 여정에 새겨진 복잡한 식과 이론을 통해 스스로 지식의 성장과 한계를 확인한다.
인터스텔라의 또 다른 묘미는 바로 ‘음 악’이다. 밀러의 행성에서 1.25초마다 들리 는 시계 소리는 지구에서 하루의 시간이 지났음을 의미한다. 만 박사가 불완전 도킹 을 시도하다가 일으킨 폭발 장면에서는 배 경 음악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소리가 들리 지 않는다. 우주에는 매질이 없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음향적으로 표현 한 것이다. 음향감독이 치밀하게 꾸며낸 ‘소리의 과학’을 곱씹으면 영화의 재미가 배로 늘어난다.
공학의 낭만을 다시금 되찾고 싶은 독자 라면, 고요한 연말 어느 밤에 인터스텔라를 다시 보길 추천한다. 분명 이전보다 더 많 은 내용이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