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운동화, 텅 빈 무대, 그리고 한 남 자의 기타. ‘Psycho Killer’의 첫 음이 울리 는 순간, 이것이 그저 평범한 콘서트 필름 이 아님을 직감하게 된다. ‘Stop Making Sense’는 1984년 공개된 이후 지금까지도 ‘최고의 콘서트 영화’로 불리는 작품이다.
무대는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끊임 없이 변화한다. 처음엔 데이비드 번 혼자 서있던 무대가 곡이 진행될수록 악기와 밴 드 구성원들로 하나둘 채워지고, 관객들은 그 과정을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무대의 일 부가 된다. 인터뷰도, 내레이션도 없다. 오 직 존재하는 것은 밴드의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뿐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공연이 단순한 라 이브 연주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토킹 헤즈 는 자신들의 히트곡들을 완전히 새로운 방 식으로 재해석한다. 우스꽝스러울 만큼 커 다란 양복을 입고 나타난 데이비드 번의 모습부터 멤버들의 즉흥적 움직임, 그 움직 임을 극적으로 강조하는 그림자놀이와 같 은 조명 연출까지. 이 모든 것이 새롭게 편 곡된 노래들과 어우러져 마치 한 편의 실 험적인 연극을 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88분이라는 시간 동안, 토킹 헤즈는 무대 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어버린다. 때로는 광 기 어린 듯하지만 완벽하게 계산된 그들의 무대는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아티 스트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음악과 영화, 그리고 퍼포먼스의 경계를 허물어버리는 특별한 경험에 당신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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