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핸드폰 사진 정리를 하며 고등학교 시절의 사진까지 거슬러 갔다. 사진을 보며 문득 ‘그때가 좋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 론 수능이 얼마 안 남은 고등학교 3학년 때의 갤러리는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지만, 이런 사진을 보며 나도 모르게 그때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나는 추억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그때만 의 그 감정, 분위기, 향기, 소리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일을 겪고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분명 매 순간은 항상 좋았을 리 없다. 가끔 ‘그때는 왜 그랬을까,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그러나 나중에 돌이켜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삶은 항상 행복했다.
인간은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하려 노력한다. 즉, 우리는 과거에도 최선의 선택을 해왔을 것이다. 지금에서야 과거가 후회되고 미련이 남는 것은 그때보다 더 성장했다는 증거다. 또 다른 증거가 있다. 대학생인 나는 고등학 생의 나를 그리워한다. 온전한 자유는 없었지 만, 학교라는 보금자리가 나를 감싸안아 줬 다. 대입이라는 목표 하나만을 위해 3년을 달 려오며 열정과 치열함을 느꼈다. 돌이켜보면, 고등학생의 나는 중학생의 나를 그리워했다. 마찬가지로, 중학생의 나는 초등학생의 나를 그리워했었다. 우리의 삶은 항상 행복했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그때의 나는 당시의 문제와 고민 속에서 최선을 다했던 동시에 지 금 보면 그 문제들이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다 는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확실한 것은, 그때 의 나는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그 순간에 대해 후회하기보다는 그 시 간 속에서 내가 경험한 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한다. 과거를 돌아보며 그리움을 느끼는 것은 그 시간을 잘 보냈다는 증거가 아닐까.
우리는 하루하루가 힘들다고 느낄 때가 많 다. 그 속에서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나 힘 듦이 언젠가 그리움으로 남을 수 있을까? 아 마도 그럴 것이다. 결국, 우리는 언제나 최선 을 다해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 속에서 느 끼는 모든 감정이 우리의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미래를 위 해 준비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언젠가 그 미래 의 어느 날엔 지금의 나를 그리워하겠지. 그 래서 나는 가끔 생각한다. 나중에 나 자신을 그리워하게 될 것을 알기에, 지금 이 순간을 조금 더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면 좋겠다고. 우리는 항상 후회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그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다시 그 순간을 아름답게 기억한다.
삶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그 안에 서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이 결국엔 우리의 삶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 준다. 그렇기에 나 는 ‘우리의 삶은 항상 행복했다’고 생각한다. 모든 순간이 완벽한 것은 아니었고 때로는 슬 픔과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이 지나 고 나면 우리의 삶은 결국 행복으로 채워져 있다. 그 끝에는 그리움 속에서 성장한 나 자 신을 발견하고, 다시금 현재의 나를 사랑할 수 있는 날 역시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