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대학의 리버럴 아츠 교육의 개선을 위해, 지난달 24일 소통과 공론 연구소에서 정기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미국과 일본의 교양교육의 역사와 현실을 이해하고 최근 서울대와 KAIST 인문사회교육의 성과와 과제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대학 인문사회교육의 새로운 미래를 구상하고자 했다. △한국교양교육학회 홍성기 전 학회장 △단국대 윤승준 교양기초교육연구소장 △서울대 노유선 기초교육원장 △KAIST 전봉관 디지털 인문사회과학부장 등 국내 인문사회교육 전문가들이 발표를 진행했다. 이후 우리대학 인문사회학부 △강명훈·이종식·이충형 교수를 필두로 우리대학 인문사회교육의 미래에 관한 종합 토론이 이뤄졌다.
리버럴 아츠(Liberal Arts)란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말로 자유 시민이 갖추어야 할 폭넓은 학문 수양을 뜻한다. 현대에 들어서는 특정 전공에 국한되지 않고 △인문학 △예술 △자연과학 등의 다양한 학문을 접해 보편적 지식과 태도를 가지고 여러 방면에서 사고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말한다. 리버럴 아츠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기초 학문 중심의 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대학이다. 소규모의 인원으로, 토론식으로 진행해 창의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대학 역시 이공계의 전공과목 외에도 문학, 사학과 같은 인문학과 사회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교양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학생이 전공과목을 먼저 듣거나 우리대학의 교양과목을 수강하는 대신 타대학 계절학기를 통해 학점을 채우는 상황이다.
첫 순서로 홍성기 교수의 미국 교양교육 발전 역사 및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이어 윤승준 교수의 일본에서 1991년 실시된 ‘대강화’ 이후 나타난 대학 교육의 변화와 함께 △도쿄대 교양학부 △와세다대 국제교양학부 △히로시마대 종합과학부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두 발표자는 우리대학 무은재학부의 교육흐름을 잇는 학제간 통합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음 순서로 서울대의 교양 및 공통 교육의 현황, 그 한계와 혁신의 필요성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서울대는 기초교육원을 통해 기초 및 특화 교양교육을 진행하며 대학원 공통 교과목과 교수학습을 지원한다. 다만 △행정적으로 지원시설에 불과 △전임교원의 부재 △인재상 및 교육목표의 불명확성 등의 교양 및 공통 교육의 한계가 있다. KAIST는 디지털 인문사회학부로의 변모를 통해 인문사회 분야와 과학기술이 융합된 형태로 교육과정이 진행된다. 전봉관 교수는 디지털 인문사회학부 부전공 및 대학원 운영 현황과 이를 바탕으로 우리대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우리대학 인문사회학부는 개교 당시 ‘교양학부’라는 명칭으로 설립돼 1999년 ‘인문사회학부’로 변경됐다. 2019년 △융합문명 △과학기술학 △경제·금융 세 분야의 융합부전공이 신설됐다. 우리대학 인문사회학부의 현실적인 문제점으로는 △교원 부족 △부족한 연구 커뮤니티로 인한 강의 위주의 역할 부각 △학내 리버럴 아츠 교육에 대한 인식 저조 △연구와 연구 이외의 요소 간 불균형이 있다. 연구중심대학 특성상 학생과 교원 등의 구성원이 인문사회교육의 필요성과 의의를 인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음이 논의됐다. 또한 교육과정 자체에서 전공과 비교하면 매우 작은 비중을 차지하기에 전공과 무관한 분야라는 인식을 남길 수 있음이 언급됐다.
본지는 리버럴 아츠 교육의 현주소와 교양교육에 대한 인문사회학부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인문사회학부 학부장 우정아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우 학부장은 교양과목에 대한 우리대학 학생의 만족도에 대해 “교양과목에 대한 만족도는 주기적으로 교육혁신센터에서 조사하고 있다. 대체로 만족도가 높으나 △인문 △사회 △법학 △경영 △예술 △체육 등이 개별 단과대학으로 존재하는 종합대학과의 차이로 인한 다양성 부족이 지적된다”라며 “핵심적인 학문 분야마다 담당하는 교수를 1명씩 두고, △국문학 △영어 △경제 분야에만 2명을 둔 상황이기에 요구를 만족시키는 데에 한계가 있다”라고 답했다. 장기적으로 더 많은 학문 분야의 교원 확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방학 중 교양과목 개설 요구에 관한 질문에 “우리대학 특성상 다양한 경험을 하기 어려운 환경이기에 타대학 계절 수업을 통해 새로운 환경을 접하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 존재한다. 다만 인문사회학부에서도 방학 중 우리대학에서 개설되는 계절학기 수요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우리대학이 리버럴 아츠 교육을 실현해 나가기 위해서는 교육 과정 개편과 교원 확충에서 시작해, 인문사회학부를 포함한 전 구성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우리대학의 리버럴 아츠 교육에 대해 소통과 공론 연구소 소장 김민정 교수는 “인간이 인공지능과 공존하고 기존의 학문적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다. 과학기술 분야의 어떠한 학문도 인문학 혹은 사회과학과의 융합 없이는 시대의 수요에 부응할 수 없다”라며 “우리대학 역시 전공교육 및 리버럴 아츠 교육의 융합 방안을 위해 구성원의 적극적인 모색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