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는 것은
  • 이이수 기자
  • 승인 2024.06.1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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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 2016.7.4 출간 / 작가: 최은영
쇼코의 미소 / 2016.7.4 출간 / 작가: 최은영

우리는 타인과 매 순간 마주하며 살아간 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까운 타인에 대해선 전부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수 년, 수십 년 동안 친분을 유지한 사람에게 도 낯선 면모가 존재한다. ‘가장 가까운 타 인’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 자신도 마찬가 지다. 이 작품은 내면이 성장함에 따라 다 른 이가 보여주지 않던, 내가 보지 못했던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주인공 소유는 일본인 교환학생 쇼코와 인연을 맺는다. 대학을 졸업한 뒤 영화감독 을 희망하던 소유는 실패를 겪고 가까운 사람들과 거리를 두며 고립된다. 서른에 이 르기까지 그러한 생활을 지속하다 할아버 지를 간병하는 두 달가량의 시간 동안, 소 유는 그동안 보지 못한 할아버지의 모습을 마주한다. 할아버지의 임종을 맞이한 후, 소유는 다시 만난 쇼코와 지난날 소유의 할아버지가 주고받은 편지로 늘 무뚝뚝하 던 할아버지의 속마음을 접한다. 한편 쇼코 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주는 지나친 사랑을 견디지 못해 고향을 떠나고 싶어 한다. 하 지만 그녀는 도쿄의 대학에 합격하고도 고 향을 떠나지 못한다. 책의 중반부에 들어 쇼코의 나약하고 불안정한 모습은 그녀가 오히려 그런 할아버지에게 의존하고 있었 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각자의 할아버 지가 세상을 떠난 후 비슷한 상황을 맞이 하는 두 인물은 공감과 유대를 주고받는다. 

이 작품은 타인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작가는 화려 하거나 특별하지 않지만 솔직하고 담담하 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인물들의 심리와 관 계를 세심히 묘사하고 그들의 유대에 집중 한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잔잔한 감동과 깊 은 여운을 남긴다. 자신 혹은 타인에 대해 온전히 알아가고 싶은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