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 때 도서관이 어둡고 작다는 이유만으로 15페이지짜리 리모델링 제안서를 써서 선생님께 드렸다. 이미 3학년인데 도서관이 바뀐다고 나에게 어떤 이득이 있겠는가. 그리고 전문가도 아닌 고등학생이 쓴 보고서가 얼마나 큰 힘이 있겠는가. 실제로 아직 도서관에 변화는 없다. 그리고 학창 시절 동안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많았다. 그래서 “네가 그런다고 무엇이 바뀌냐?”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나는 여기에 “‘우리’가 그러면 무언가는 바뀐다!”라고 대답하고 싶다.
우리가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어차피 완벽한 세상은 없으니, 이상은 생각하지도 말라는 사람들도 있다. 이때 나는 오아시스의 ‘Some Might Say’라는 노래를 자주 인용한다.
‘Some might say they don’t believe in heaven. Go and tell it to the man who lives in hell’
천국이 없다는 건 게으른 사람이나 하는 말이다. 지금도 살만하니 나아갈 방향을 생각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건, 요즘 이런 태도를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들은 목소리를 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유난스럽다고 한다.
이런 게으름에서 벗어나고자 포항공대신문사에 지원했다. 어차피 해결할 수 없다며 손 놓고 있기보다 글을 쓰고 싶다. 그러면 문제가 널리 알려질 것이고, 공감을 얻을 것이다. 어쩌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고 나아가 문화를 바꿀지도 모른다. 흠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고칠 수 있는 환경을 원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다.
물론 학생 기자로 일하면서 혁명을 일으킬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의식을 날카롭게 하고, 내 의견을 전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현재에 안주하면서 살고 싶지 않다. 그리고 모두가 그랬으면 좋겠다. 조금 진부한 말이지만, 함께하면 우리는 바뀔 수 있고 또 수많은 것들을 바꿀 수 있다. 포항공대신문사의 일원으로서 그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