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건학으로 우리대학 날개 단다
제2 건학으로 우리대학 날개 단다
  • 이재현, 손유민 기자
  • 승인 2024.02.2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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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복 입학학생처장(좌)과 안희갑 기획처장(우)
▲이강복 입학학생처장(좌)과 안희갑 기획처장(우)

 

 

지난달 30일, 학교법인 포항공과대학교(이하 학교법인)는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개최해 ‘포스텍 2.0: 제2 건학 추진 계획안’을 비롯한 안건들을 의결했다. 1조 2,000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의 배경으로는 △시간이 흐르며 국내 최초 연구중심대학이라는 고유의 가치 퇴색 △수도권 집중·지방 소멸 문제 △과학기술원의 신설 및 연구중심을 표방하는 대학의 등장과 이로 인한 경쟁 체제 돌입 △시설 노후화 등 대내외적 위기감이 맞물려,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대학 측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 우리대학은 이번 제2 건학 계획을 통해 세계 최정상급 대학으로 도약하고, 동시에 인류의 삶에 이바지하는 가치 창출 대학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본 사업은 제2 건학의 원년인 올해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진행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새로운 개혁안들이 만들어짐과 동시에 교내 구성원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대학 측은 △2월 13일 교원 대상 △2월 23일 대학원생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으며, 추후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나갈 것이라 밝혔다. 소통의 일환으로 기획처와 입학학생처에서 인터뷰를 요청해왔다. 이에 안희갑 기획처장, 이강복 입학학생처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결정된 대규모 투자 결정과 대학원 등록금 인상에 관해 대학 측의 견해를 들어봤다.

교육·연구 환경 혁신
이사회에서 승인된 이번 계획안의 핵심은 대학의 교육 및 연구 환경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것이라고 대학 측은 밝혔다. 이를 위해 먼저 교원 대상 비누적 성과급 제도를 새롭게 도입했다. 교원의 연구역량을 중심적으로 반영해 최대 5,000만 원에 이르는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연구역량이 뛰어난 교원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제공함으로써 우수한 교원을 유치하고 재직 교원의 성과를 제고한다는 목적이다. 교원의 조기 정년연장제도도 새롭게 도입했다. 세계적 수준의 교육과 연구 성과를 이룩한 교원 혹은 세계적 석학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있는 우수 교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기존 65세에서 70세까지 정년을 연장 임용한다. 이를 통해 교수들이 연구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중장기적 계획으로는 해외 석학을 겸임 교원의 형태로 유치해 정상급 교수진을 꾸릴 예정이다. HCR(Highly Cited Researcher, 고인용 연구자) 급 해외 석학을 유치하기 위해 임용 조건을 완화할 계획이라 밝혔다. HCR은 피인용 기준 상위 1% 논문 출판이 많은 영향력 있는 연구자를 의미한다. 이를 통해 대학 전반의 연구·교육의 질을 끌어올리고, 최정상급 대학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연구 경쟁력을 갖춘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뿐만 아니라 지역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친환경 에너지 △바이오·헬스케어 △차세대 IT 등 중점 분야를 선정해 지속 가능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안이다. 또한 연구의 수준을 향상하고자 해외의 유수 대학·연구소에 현지 글로벌 협력 센터를 구축한다. 이를 바탕으로 국제 교류를 활성화하고 석학을 유치하고, 공동 연구 및 학생 공동지도를 확대해나갈 것이라 밝혔다.

대학원생 지원 제도 강화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는 우리대학에서 핵심 인재인 대학원생 지원 또한 확대될 예정이다. 크게 △국내외 우수 인재 유치 강화 △연구중심 학생 지원 체계 구축 △글로벌 리더 포스테키안 육성을 목표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첫째로, 대학원생의 생활 지원 및 인재 유치를 위해서 향후 우수 대학원 신입생을 대상으로 인당 100만 원 수준의 입학 장려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를 비롯해 우수한 해외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대상 국가 및 대학을 다시금 전략적으로 검토한 다음, 지자체와 연계한 비자 발급·전환 등 생활에 필수적인 행정지원 체계를 중점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장학금의 경우, 기존 포스코와 협업해 운영하던 ‘P-GYP(POSCO-Global Young Leaders Program) 제도’를 확대 개편하고, 올해 첫 시행하는 ‘경북형 초청 장학제도(K-GKS)’를 통해 외국인 우수 인재의 학비와 체류비를 지원한다. 둘째로, 교비를 운용한 장학 프로그램을 확대해 대학원생이 자기 주도적으로 연구 분야를 발굴하도록 장려하고, 기존의 전공에서 벗어난 융복합 연구를 통해서도 학위를 인정받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셋째로,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고자 하는 우리대학의 건학이념에 맞춰 대학원생 맞춤형 연수 프로그램을 개설할 예정이다. 학부생과 다르게 장기간으로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끔 박사 과정 전원을 대상으로 1회 이상, 3~6개월 동안 해외 파견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한 공동·복수학위 제도를 확대하는 등 맞춤형 참여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원활한 파견 유치를 위해 파트너 기관을 탐색하고 지원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인상된 대학원생 등록금과 최저 생활비 보장
예년과 같이 2024-1학기에도 대학원 등록금이 인상되며 학생 커뮤니티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일 교내회보에 공지된 대학원 정규학기 등록금은 학기당 5,172,000원으로 지난해 4,986,000원보다 약 3.6% 인상됐다. 서울대, 연세대 등 여러 대학이 대학원 등록금을 동결하고 있는 데에 반해, 우리대학은 1년간 대학원 등록금이 1천만 원을 넘어간다. 이런 결정에 포스텍 라운지에는 대학원생 처우와 경제적 부담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다수 제기됐다. 주요 비판점으로는 △학생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등록금 인상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지출의 증가 △학부에 치중된 혜택 △전문연구요원 과정 학생에게 등록금 부과 △인재 영입 부재 등이 지적됐다.

대학 측은 한정된 인건비로 생활해야 하는 대학원생의 높은 경제적 부담을 이해하고 있으나, 급등하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으며 대신 인상된 등록금을 대학원생 혜택으로 고스란히 돌리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2월, 교육부는 ‘2024학년도 대학(대학원)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 공고’를 게시해 등록금 인상률의 법적 상한을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5배인 5.64%로 제한했다. 그러나 우리대학은 학생 대표(대학원총학생회 의장·연구복지부장, 학부 총학생회 회장·부회장)와의 논의를 거쳐, 이번 등록금 인상률을 작년과 동일한 3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만 고려하도록 유지했다.

등록금이 인상된 만큼, 모두 기타 혜택으로 돌려주기 위해 △입학장려금 지급 △최저 생활비 기준 지속적 인상 △인상된 등록금을 학과 인건비로 사용 등 여러 정책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대학 측은 국내 최고 수준의 최저 생활비 보장을 목표로 대학원생 최저 생활비 기준을 단계적으로 인상할 것이라 강조했다. 올해 기준 최저 생활비는 △석사 과정 150만 원 △박사 과정 200만 원이지만, 향후 5년간 각각 50만 원씩 인상하게 된다. 생활비 기준의 하방을 높여 학생들의 제약을 줄이고, 대학원 생활과 연구에 부담을 느끼지 않게끔 하겠다는 방침이다. 장학금 및 기타 혜택에 대한 고지는 매년 3월에 이뤄지기 때문에 등록금 고지 시기와 엇갈렸고, 학생들에게 인상 배경을 온전히 전하지 못해 아쉽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등록금이 연간 37만 원 가량 인상됐지만, 최저생활비 기준 장학금 또한 100만 원 가량 인상될 예정이다.

우리대학은 지난해 11월 글로컬 대학 선정에 힘입어, 세계 최정상급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1조 2,000억 원 규모의 과감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제2 건학은 △학부생 △대학원생 △교원을 위한 교육 및 연구 인프라 개선을 위해 다양한 혁신 사업을 일궈내겠다는 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 처장은 “우리대학은 학부·대학원을 가리지 않고 학생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쏟고 있다”라며 학생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더불어 대학과 학생 간 활발한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새로이 날개를 단 우리대학과 구성원들이 함께 성장하는 미래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