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대학30 선정, 대학 혁신의 신호탄
글로컬대학30 선정, 대학 혁신의 신호탄
  • 손유민 기자
  • 승인 2023.12.0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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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이 지난달 13일 글로컬 사업 본지정 대학으로 최종 선정됐다
▲우리대학이 지난달 13일 글로컬 사업 본지정 대학으로 최종 선정됐다

지난달 13일, 우리대학이 교육부 주관 ‘글로컬대학30(이하 글로컬 사업)’에 최종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세계화를 뜻하는 글로벌(Global)과 지역화를 뜻하는 로컬(Local)의 합성어인 글로컬 사업은 교육부가 인구 감소와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비수도권 대학과 지역의 동반성장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대학이 △교육 △연구 △산학 등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 혁신 경쟁력을 지닐 수 있도록 선정된 대학마다 5년간 1천억 원을 지원한다. 사업이 첫 시행된 올해 우리대학을 포함해 10개 대학이 최종 선정됐으며, 향후 2026년까지 매년 5개 내외씩 총 30개 대학을 선정한다. 이로써 우리대학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교육부 1천억을 포함해 △경상북도 1천억 △법인 2천억 등의 혁신적인 투자로 총 4천억 원 규모의 사업비를 조달받게 됐다. 이는 우리대학이 제안한 △3無경계 수요자向 교육 혁신 △지역 전략산업 혁신 및 글로벌화 선도 △신산업을 창출하는 글로벌 창업 퍼시픽 밸리 구축 등의 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줄 기반으로써 향후 재건학 수준의 발전을 이루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컬 사업의 선정 과정

글로컬 사업은 지난 4월 공고된 이래로 무려 108곳 대학·연합체로부터 총 94건의 지원서가 접수되면서 10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자랑했다. 수도권 대학과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을 제외한 166곳 중 65.1%가 지원했고, 특히 우리대학과 같은 비수도권 사립 대학의 경우 66곳 중 97.0%가 지원해 매우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평가는 교육부가 한국연구재단에 위탁해 구성된 글로컬대학위원회의 주관으로 이뤄졌으며, 각 대학·연합체는 혁신 비전과 방안을 포함한 5쪽 이내 분량의 혁신기획서를 제출했다. 이에 지난 7월 △혁신성 △성과관리 △지역적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 15곳이 예비 지정됐다. 이후 추가로 제출한 실행계획서에 대해 △실행계획의 적절성 △성과관리 △지자체 지원 및 투자까지 3개 영역을 평가한 후 대면 평가를 거쳐, 지난달 13일에 본지정 10곳이 최종 선정됐다. 올해 본지정 대학·연합체는 우리대학을 비롯해 △강원대·강릉원주대 △경상국립대 △부산대·부산교육대 △순천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울산대 △전북대 △충북대·한국교통대 △한림대가 포함됐다.

 

어떤 혁신 제안했나

우리대학은 개교 이래로 △개방적인 학사 구조 △연구 중심의 혁신 주도 △다양한 산학 협력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 여러 측면에서 우수성을 입증해 왔다. 따라서 글로컬 사업 준비는 기존 우리대학이 지역과 동반성장하기 위해서 노력해 온 방향성을 더욱 확고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됐다. 본격적인 사업은 우리대학이 꾸준히 수렴해 온 교내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대학중장기발전계획 VISION2036’으로 준비된 사업 다수를 확대·선행해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 3월부터 TF를 구성해 신규 사업 추진 및 방향성 설정을 위한 교내 구성원의 의견과 혁신 아이디어를 수렴하면서 다방면으로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혁신기획서에는 크게 △3無경계 수요자向 교육 혁신 △지역 전략산업 혁신 및 글로벌화 선도 △신산업을 창출하는 글로벌 창업 퍼시픽밸리 구축까지 세 가지 혁신과 이를 뒷받침하는 성과관리 체계가 강조됐다. 세부적으로는 △교육 △연구·산학 △창업 방면에서 중요한 대학의 역할을 설득력 있게 서술했다. 교육 방면에는 △수요자(학생 및 산업) 중심의 자기주도적 학사 설계 오픈 커리큘럼 △지역 전략산업 인재 양성을 위한 환동해 글로컬 연합 아카데미 △글로벌 인재의 유입·진출을 위한 ‘POSTECH-Global Young Leaders’를 제안했다. 연구·산학 방면에는 △지역 전략산업向 임무지향형 R&D △지역기업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3UP-Advisor를 통해 지역 전략산업의 혁신을 이끎과 동시에 지역기업 자체의 역량을 키우도록 돕는다는 목표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창업 방면에는 △경북 스타트업 아카데미 △기술사업화를 위한 Made by POSTECH △기술창업 최적지 퍼시픽 밸리 구축을 제안해 지역 사회의 창업문화를 선도하고 지역기업의 세계적 진출과 지역 입주에 설득력을 키우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계획했다.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교육부는 예비 지정 대학·연합체가 실행계획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제출한 혁신기획서의 내용을 자의적으로 △수정 △축소 △삭제할 수 없도록 규제했다. 따라서 선언적으로 제시한 혁신안을 얼마나 구체적이고 현실성 높은 실현안으로 만드는지가 관건이었다. 이에 우리대학은 △지자체 및 기업·기관과의 업무협약(이하 MOU) 체결 △지역기업의 R&D 수요에 대응하는 공동 연구계획 수립 △기업 지원 프로그램 및 기술창업 교육 프로그램 기획 등을 진행했다.
우선 비교적 짧은 실행계획서 준비 기간을 감안해, 지역이 필요로 하는 사업을 구상하기 앞서서 지자체로부터 공신력 있는 대규모 수요조사를 제공받았다. 대표적으로 ‘환동해 글로컬 연합 아카데미’의 세부 교육과정을 계획하는 데에 경북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의 산업인력 및 교육훈련 기초수요조사·심층수요조사 결과보고서가 활용됐다. 이는 경상북도 내 분야별 산업체·재직자 등을 대상으로 필요한 교육과 인력 규모를 조사한 보고서다. 또한 글로컬대학30 육성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지·산·학·연 MOU를 추진해 △지자체 △지역기업 △연구기관 △교육기관과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다졌다.

지역 전략산업向 임무지향형 R&D 사업의 일환으로는 △친환경에너지 △바이오 △차세대 IT △기초과학 등의 중점분야를 다루는 R&D 허브를 조성한다. 이는 지역의 수요에 부합하는 △연구 △기술개발 △실증 △사업화까지 연결하는 초협력 혁신 프로젝트로, 지역 전략산업 분야에 특화된 연구 성과를 극대화하고 지역기업의 역량 증진 및 지역산업 고도화를 견인하기 위함이다. 향후 △포항산업과학연구원 △포항가속기연구소 △나노융합기술원 △세포막단백질연구소 △한국수력원자력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코리포항 △그래핀스퀘어 등 기업·기관과의 협력을 계획 중에 있다.

기업 지원 프로그램에는 기술·제조·혁신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POSTECH 3UP-Advisor’를 운영한다. 이는 △지역기업의 딥테크 기술 역량을 Level-UP △첨단 제조·양산·검증 지원으로 지역기업의 스마트 제조 역량을 Scale-UP △글로벌기업의 R&D 협력 거점인 우리대학을 중심으로 지역기업의 글로벌 혁신 역량을 Value-UP 하도록 기획됐다. 기술창업 교육 프로그램에는 우리대학이 비수도권 최대 기술창업 허브로서 보유한 벤처 플랫폼 네트워크 및 창업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경북 스타트업 아카데미’는 지역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G-techpreneur(경북 테크프리뉴어), 지역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G-techpreneur(글로벌 테크프리뉴어)로 구성된 기술창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다. 더불어 신설되는 ‘스타트업스튜디오’를 통해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고관여 창업 프로그램 및 전용공간을 제공한다.

 

무엇을 중요하게 고려했나

글로컬 사업은 우리나라의 대학이 국가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이끌 경쟁력이 있는지, 국가균형발전의 중심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됐다. 이에 부응하고자 우리대학은 첫째로, 국가의 과학 혁신을 견인하는 연구 중심 대학으로서 포스텍의 역할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고 검토했다. 이후 대학의 고유한 특성에 부합하는 과감하고 도전적인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는 데에 힘썼다. 둘째로, 교육과 연구를 통해 지역 사회에 기여하려면 우리대학을 향한 투자가 지역의 성장 및 혁신에 직접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우리대학이 기존 시행해 온 지역 연계 및 창업 퍼시픽 밸리 구축 등 사업의 규모를 확장함으로써 지역뿐 아니라 대학의 역량 강화까지 병행할 계획이다. 셋째로, 지자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행정·제도적 지원 정책을 반영하고자 노력했다. 이는 교육부가 고안하고 있는 지역 균형 발전 정책과 맞물려 △지역 인재를 위한 글로벌 프로그램 기획 △해외 석학 교원 초빙 △해외 우수 과학 인재 영입 등을 통해 지역 인재의 글로벌 역량을 제고할 예정이다.

종합적으로 우리대학의 글로컬 사업은 지역 혁신과 글로벌화를 선도해 국가 미래 산업의 근간을 만드는 글로컬 대학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로써 꾸준히 변화를 고민하고 실행해 온 우리대학의 행보가 과감한 혁신으로 지역 전략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대학을 지원하는 글로컬 사업의 취지에 부합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대학 어떻게 변화하나

우리대학은 교육부로부터 오는 2027년까지 5년간 1천억 원 규모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이는 교육부 단일 공모사업 중에서는 역대 최고 수준의 지원 규모를 자랑하지만, 국고 사업의 특성상 건립 불가, 인건비 비율 제한 등 활용하는데 제약이 존재한다. 그러나 지역 발전에 기여할 교육 및 연구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다소 자유로운 예산 활용이 필수적이다. 이에 경상북도가 1천억 원, 법인이 2천억 원을 별도로 지원해 지역과 대학 간 공동 혁신 생태계를 더욱 탄탄하게 구축할 수 있게끔 한다. 포항시 또한 건립 사업에 5백억 원 규모의 투자 의향을 밝혔다. 그 결과 우리대학은 총 4천억 원 규모의 사업비를 조달할 예정이며, 이들 상당수는 글로컬 사업 실행계획서에 의거해 △중점분야 교원 증원 △교육·연구 시설 투자 △지역 전략산업 관련 R&D 등 산학 협력 프로그램 △환동해 글로컬 연합 아카데미 △Scale-UP GROUND 건립 등에 집중 투자된다.

한편 재학생을 위해서는 더욱 자유로운 학사 구조 및 제도를 완비하고, 다양한 국제화 프로그램을 기획해 글로벌 역량 육성에 전력할 예정이다. 학문-학과 간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우리대학은 100% 무학과 입학 및 제한 없는 전공 선택을 보장하므로 타 대학과 비교해 이미 자유로운 학사 구조를 제공하지만, 학생들이 세계에 진출하는 기로를 더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기 위해서다. 바우처 제도로 학생들이 원하는 시기에 참여할 수 있는 국제화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해 △학년 △학번 △휴학 시기 및 여부와 무관하게 CES나 Nobel Week 등의 국제 행사에 참여할 기회를 보장할 예정이다. 오픈 커리큘럼 도입으로 더 다양한 분야별 융합부전공을 이수할 수 있으며, 트랙형 교육과정 도입을 통해 교과목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또한 학생들의 학습과 연구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교육연구동을 신축할 계획이다.

 

우리대학은 이번 글로컬 사업을 기점으로 △교육 △연구 △산학을 아우르며 지역과 동반성장하기 위해 다채로운 혁신 방안을 꾸려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소규모 대학의 강점을 앞세워 향후 계속해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사업 완성도를 제고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글로컬사업팀에서는 “글로컬 사업이 재건학 수준의 변화를 동반할 만한 사업인 만큼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동의가 필수적이다. 다방면으로 각각의 의견을 수렴해 사업 체계를 탄탄하게 구축하고 원활하게 이끌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나날이 발전할 우리대학의 미래를 위해 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라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