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청소용역업체와 노동자 간 갈등 벌어져
우리대학 청소용역업체와 노동자 간 갈등 벌어져
  • 최대현, 강호연, 이이수 기자
  • 승인 2023.11.07 20: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소용역업체 노동자 일부가 낙원교차로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청소용역업체 노동자 일부가 낙원교차로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6일부터 우리대학 동문 낙원교차로에서 청소노동자의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가 한달 간 이어졌다. 청소노동자들은 ‘작업 고충 호소했더니 폭언과 갑질로 돌아왔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서 폭언과 인격 모욕 피해의 심각함을 알리고 이에 대한 용역업체의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대학은 2013년부터 현대TMS(주)(이하 현대TMS)와 청소용역 계약을 맺고 있다. 지난 십여 년간 현장소장-청소노동자 간의 갑을 관계가 굳어지며 인격 모욕 등의 문제가 지속돼 왔고, 최근 녹취록이 유출되며 청소노동자들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의 도움을 받아 사건의 심각성을 알리고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해왔다고 알렸다.

청소노동자들의 시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임금 삭감이 불씨가 돼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2012년 7월에는 청소용역업체 변경으로 청소노동자의 월 급여가 삭감되고 기존 혜택이 폐지돼 대학 본부 앞에서 항의 집회가 열렸으며, 같은 해 9월 중순에는 78계단, 체육관 앞 등에서 현수막을 걸고 구호 및 노동가요를 부르며 임금 삭감 항의 집회를 여러 차례 가졌다.

2012년 청소 용역업체의 계약 방식이 공개경쟁입찰 체제로 변경되며 계약 업체가 기존의 (주)금원기업에서 (주)경포로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청소노동자 월 급여가 평균 20% 삭감되고 고등학생 자녀 2명 학자금 전액 지원 등이 폐지됐고 청소노동자와 우리대학 간 마찰이 발생했다. 이후 2013년 새로운 청소 용역업체로 현대TMS와 계약을 맺고 기존 청소노동자에게 먼저 입사지원서를 제출받아 고용승계함으로써 전원 채용이 완료됐다. 이후 현대TMS가 현재까지 우리대학의 청소용역업체다.

이번 시위는 청소용역업체 관리자와의 갈등으로부터 촉발됐다는 점에서 그 결이 다르다. 시위의 배경이 된 사건은 녹취록의 내용에서 비롯됐다. 지난 8월 청소노동자 중 한 명이 무더운 날씨에 청소 중 쓰러진 일이 있었고, 현장소장이 응급실에 동행했고 해당 날짜의 업무를 휴식했다. 녹취록은 쓰러진 청소노동자와 현장소장의 통화 내용인데, 노동자들은 녹취록에 병원에서 인사를 못 한 청소노동자의 딸에 관한 비난 내용 및 업무 수행에 관한 폭언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해당 노동자들은 이런 폭언과 갑질이 지속해서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회사 방침에 의한 휴가 사용을 불허 △소장의 인기척을 알아차리지 못해 인사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폭언 △상시적 반말 △제도상 허용된 반차를 쓰지 말고 온전한 연차를 쓸 것을 강요 △노조 가입 노동자에 대한 차별 등이 그들이 제기한 현장소장의 갑질 내용이다.

청소노동자들의 시위는 평일마다 12시 10분부터 12시 40분까지 30분간, 사전 집회 신고를 통한 준법투쟁을 이어 나갔다. 시위를 주관하고 있는 민주노총 측 관계자는 현대TMS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 일부 인정했지만, 문제가 되는 현장소장의 교체는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현 상황의 변화 없이는 시위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대응 방안을 계획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TMS 측 관계자는 문제에 대해 다소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현대TMS 측은 해당 문제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지난 8월 8일 민주노총 측의 직장 내 괴롭힘 정식공모 의뢰가 발생한 이후부터 문제 상황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대TMS 측은 ‘관리하고 있는 우리대학 청소노동자 88명 중 극히 일부만 시위에 가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문제가 발생한 청소노동자는 평소 근태가 좋지 않았고 이에 대한 동료 노동자의 증언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지금까지 문제 개선을 위해 지속해서 청소노동자 측과 교섭을 시도했으며, 직접대면을 철저히 배제하고 제3자를 통해 업무 지시를 약속하는 등 현장소장과 철저한 분리 조치를 진행하는 구체적인 안을 제시했으나, 당사자가 이를 수용하지 않고 현장소장의 해고만을 요구하고 있어서 결렬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청소노동자가 폭언으로 문제 삼았던 부분은 폭언이 아닌 쌍방 언쟁이기 때문에 정당한 해고 사유가 아니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섭 시도를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대학 전체의 위생과 청결이 관련된 중요한 사안인 만큼 청소노동자와 현대TMS 사이의 갈등이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