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여전히 전원 기숙사 제공
올해도 여전히 전원 기숙사 제공
  • 손유민 기자
  • 승인 2023.04.1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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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관 운영 관련 인식 조사
▲생활관 운영 관련 인식 조사

매 학기 학부생 기숙사 입사율이 90% 내외를 넘나드는 우리대학은 대부분 학생이 학교와 가까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생활관을 원활히 운영하려면 많은 학생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하기에, 담당 부서인 생활관운영팀(이하 생운팀)과 △생활관자치회 △총학생회 △각 생활관 동대표가 소통 창구로서 역할을 맡는다.

개교 이래로 시행돼 온 전원 기숙사 정책은 소수정예로 인재를 육성하는 우리대학의 특성과 맞물려 구성원들의 주거 편의를 최대로 보장하는 제도 중 하나다. 이번 1학기 생활관 사용 신청은 지난 2월 14일부터 양일간 진행돼 △RC동 이동 학부생 △복학생 △외부 거주자 △대학원 신입생 등을 대상으로 신규 입사자를 수용토록 했다. 하지만, 신청 첫째 날부터 대부분 생활관이 만실로 차면서, 캠퍼스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기숙사 신청에 성공하지 못했다며 생활실이 부족한 실정이 아니냐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논란은 남아있는 생활실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학생들에 비해 담당 부서인 생운팀의 실시간 모니터링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이에 본지는 생활관 운영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를 조사하고, 생운팀과의 인터뷰로 이번 학기 기숙사 수용 현황을 알아봤다.

 

전원 기숙사 정책 여전해

현재 학부 생활관에 수용 가능한 인원은 1,375명으로 지난 2월을 기준으로 한 학부 재학생 수 1,478명에는 100명 정도로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 중 기숙사를 신청한 학부생 수는 1,280명에 불과해 기존 학부 생활관에 입사 희망자 전원을 수용하기에 충분했다. 따라서 이번 1학기 학부생 입사율은 93% 수준으로 우리대학의 전원 기숙사 정책은 유지되고 있다. 같은 정책이 이뤄진 작년에는 학부 생활관 수용률은 100%, 입사율은 89% 수준으로 확인됐다.

 

생활실 부족하다 체감한 학부생들

이번 생활관 신청에서 신규 입사자가 신청할 수 있는 생활실이 작년보다 줄었다고 느낀 학생들의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정규 신청 기간 내에 생활관 입사를 신청한 학부생 전원이 일반 생활동과 커뮤니티 센터에 거주하게 됨을 확인했지만, 이번 논란이 비롯된 배경에 대해서는 별도로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대학은 유례없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지난 4년간 계속해서 학부생 휴학률이 증가해 왔다. 이후 재작년부터 부분 대면 수업을 병행하고, 작년부터는 전면 대면 수업으로 전환을 거치며 전국적인 팬데믹으로부터 점차 안정기를 맞이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늘어난 휴학생들이 복학하려는 움직임 또한 커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재작년 1학기를 기준으로 100명이던 복학생 수는 작년 1학기 128명에 비해 이번 학기에는 154명으로 더욱 증가했다. 따라서 일반 생활동에 거주를 희망하는 학부생 수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매 학기 달라지는 복학생과 졸업생 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노릇이다. 더욱이 올해 반도체공학과 개설로 40명의 신입생이 입학하면서 무은재학부는 내년에도 늘어날 입학 정원의 기숙사 수용에 대비해 RC 체제를 개편한 바 있다. 이로써 선택 거주가 가능해진 일부 2학년 학생들이 RC를 떠나면서 이 중 100명 이상이 일반 생활동을 사용하게 됐다. 또한 학생들의 개인 생활 보장 및 쾌적한 환경을 비롯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자 일부 생활실을 1인실로 전환하는 등 생활관 운영 정책에도 변화가 있었다. 이를 위해 학부생이 사용할 수 있는 1인실 개수는 △2020년 37실로 시작해 △재작년 86실 △작년 109실로 확대 유지되고 있다.

 

올해 생활관 신청 과정

지난 2월 신규 생활관 사용 신청이 이뤄졌으며, 작년 동일 학기보다 많은 학생이 일반 생활동에 신규 거주를 희망하면서 일시적으로 모든 생활실이 만실이 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권성철 생활관운영팀장은 “예상을 넘어선 복학생 수와 RC 개편 등 다양한 변화 속에서 비교적 짧은 기간인 이틀 동안 입사 희망자가 급속도로 증가했는데, 생운팀에서 학생들의 신청 현황을 긴밀하게 모니터링하며 원활한 신청이 이뤄지도록 대처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추후 기숙사 신청에 성공하지 못한 학생들은 정규 신청 기간 내 생활관 신청 담당자와의 연락을 통해 모두 생활관을 배정받아 입사할 수 있었다.

이에 관해 지난달 17일부터 21일까지 본지와 The Postech Times가 공동으로 실시한 우리대학 학부생 설문조사에는 총 84명이 참여했다. 그중 7명이 생활관 신청에 실패했다고 응답했지만, 이후 4명은 담당 부서에 연락해 생활실을 배정받았으며 3명은 외부 거주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권 팀장은 “입사 결과를 떠나 진행 과정에 있어 구성원들에 대한 배려와 대처가 부족했던 점을 사과드리며 향후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진행하겠다”라고 밝히며, “연이은 학부생 수 증가에 더불어 추후 생활관 입사를 희망하는 구성원들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대학 차원에서 생활관 운영 정책을 마련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생활관 수용량이 적당하거나 충분하다는 학생은 44%, 현재 생활관 신청 절차에 만족한다는 학생은 60.7%로 대부분 학생이 생활관 부족 문제를 체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만족하지 못한 학생들의 대다수는 △기숙사 수요 파악의 부족 △소통 방식의 개선 필요 △추가 호실의 선공지 부재 등을 이유로 들었다.

 

앞으로 생활관자치회와 각 동의 동대표를 통해 학우들의 목소리가 더 적극적으로 수렴되길 바라며, 많은 구성원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생활관 운영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