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줄어드는 총학생회비 납부 … 위기의 총학생회
점점 줄어드는 총학생회비 납부 … 위기의 총학생회
  • 고평강 기자
  • 승인 2023.04.1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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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생회비 추이와 관련 인식 조사
▲총학생회비 추이와 관련 인식 조사

지난해 11월, 3년 만의 주의손(컴공 19) 학우를 필두로 한 총학생회장단이 입후보 되며 2023학년도 총학생회장단 세움의 당선이 확정됐다. 총학생회 산하 기구는 △집행 △자치 △전문 △언론 △특별기구로 구성되며 동아리연합회나 무은재학생회가 이에 속한다. 총학생회는 총학생회비를 걷어 학부생들의 학교생활을 지원하고 축제 등을 기획한다. 총학생회비 납부 기간이 되면 캠퍼스 커뮤니티 ‘에브리타임’과 같은 학생들의 커뮤니티에서 ‘학생회비 납부를 필수로 해야 하는가?’와 같은 의견이 올라오곤 한다. 올해 역시 학생회비 납부에 관한 의견이 제기됐고 길었던 총학생회의 부재를 보여주듯 저조한 납부율이 나타났다.

올해 초 총학생회가 이전 납부율 등을 고려해 예상한 연간 수입은 △총학생회비 4,800만 원 △광고비 1,400만 원 △교비 지원금 1,000만 원으로 총 7,200만 원이었다. 1억이 넘는 예산을 보유했던 19년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세움은 큰 예산 변화에 맞춰 예산안을 재편성했다. 세움이 연초 예상한 예산안은 △1분기 5,200만 원 △2분기 2,000만 원 △3분기 2,000만 원 △4분기 1,500만 원을 합산한 1억 700만 원이었으나 수입과 지출의 불균형이 있었고, 이에 행사 규모 등을 대폭 축소해 예산안을 재편성하려 했다. 하지만 3년 만의 전면 대면 학사일정과 부재했던 총학생회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수입을 늘리고, 각 분기 지출 금액 감축을 최소화했다. 이를 위해 △외부 후원금 요청 △광고 수입 증진 △이월금 사용 등을 통해 수입을 증가시켰다. 그 결과 예산안의 변경은 기존 1분기 예산 규모 23% 삭감에서 1분기 금액 유지 후 타 분기 예산의 10% 삭감으로 완화했다. 결론적으로 총학생회는 △총학생회비 4,600만 원 △광고비 2,000만 원 △교비 지원금 1,000만 원 △후원금 450만 원 △이월금 1,100만 원을 합산한 9,150만 원으로 예산을 구성했다.

주의손(컴공 19) 총학생회장과 재정관리국장 정현서(기계 20) 학우는 “19년도 같은 시기에 비교해 총학생회비 납부액은 학기당 1,000만 원이 감소했다. 이는 1개 학년 전체에 상당하는 인원의 납부비가 감소한 규모로 총학생회비 수입의 감소가 이번 재정적 어려움의 근본적 이유이다”라며 총학생회비 납부율 감소에 대한 심각성을 강조했다.

예산안을 대폭 삭감하니 총학생회 사업에 다양한 변화가 이뤄졌다. 예상 수입에 맞춘 최초 예산안에서 △종강 포항역 셔틀버스 △총장 간담회 △생활관 비누 구비 등 일부 복지가 삭제됐으며 해맞이 한마당을 포함한 행사비 및 자치비 등이 삭감됐다. 이에 주 학우는 “총학생회비는 눈에 보이는 큰 행사부터 공용용품 구매 등 다양한 복지와 편의를 위해 사용된다. 현재는 외부 수입 수혈 및 이월금 소진으로 최대한 원상 복구를 했으나 이월금은 한정적이기에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우리가 마땅히 누려야 할 것들이 사라질지 모른다”라며 우리 모두를 위한 총학생회비 적극적으로 학생회비를 납부해줄 것을 독려했다.

그렇다면 총학생회비에 관한 우리대학 학우들의 인식은 어떨까? 본지가 진행한 총학생회비 납부 관련 인식 설문조사에는 총 137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총학생회비를 납부했다는 학생은 70.8%(97명)를 차지했다. 총학생회비를 납부한 인원을 대상으로 총학생회비 납부처에 대한 이해도를 ‘완벽히 이해함’ 항목은 5점, ‘하나도 이해하지 못함’ 항목은 1점으로 환산한 결과, 3.46점의 이해도를 보였다. 예산 사용의 만족도는 3.55점이며 만족하는 이유의 경우 ‘총학생회 차원의 행사 및 축제가 만족스러움’의 응답이 53.7%(36명)로 가장 많았고 ‘적절한 산하기관 운영으로 학교생활에 도움이 됨’의 응답이 38.8%(26명)로 뒤를 이었다. 반대로 만족하지 않은 이유로는 ‘학생들의 소통 창구 역할 수행 부족’이 31.8%(7명)로 가장 높았으며 ‘총학생회 차원의 행사, 축제의 만족도 저조’가 22.7%(5명)가 뒤를 이었다.

학생회비 미납의 이유로는 ‘총학생회 예산 사용처에 대한 불만이 있음’이 40%(16명)으로 가장 높았고 ‘재정적 곤란’이 25%(10명)로 뒤를 이었다. 예산에 대한 불만 사유로는 ‘산하 기관 운영에 대한 불만’이 43.8%(7명)로 가장 높았으며 ‘총학생회 차원의 행사, 축제 준비 미흡’이 37.5%(6명)로 뒤를 이었다.

설문 결과에서 볼 수 있듯 총학생회비를 미납하는 이유에 총학생회비 사용처에 대한 불만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총학생회의 역할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됐다고 보인다. 설문에서 나타난 이해도 역시 3.46점에 불과하며 기타 의견에는 총학생회비 사용처 및 계획에 대한 명확한 공개와 소통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학생회비를 미납한 임승원(무은재 22) 학우는 “총학생회의 부재가 있었던 만큼 총학생회의 활동과 납부 기간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지 못했다. 축제 계획 등에 대해 공개한다면 좀 더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 짐작한다”라며 총학생회비 납부율 증진을 위한 의견을 표했다.

총학생회는 다양한 행사 및 복지 전반의 업무를 진행하나 총학생회비 납부 저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총학생회비는 납부 기간 후에도 기간 외 납부를 할 수 있다. 총학생회의 적극적인 홍보와 소통, 그리고 학부생들의 잇따른 학생회비 납부로 풍부하고 만족스러운 학교생활을 누리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