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인상되는 등록금,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매년 인상되는 등록금,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 장유진, 조원준 기자
  • 승인 2023.03.01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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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등록금 인상 관련 설문조사 결과
▲대학원 등록금 인상 관련 설문조사 결과

등록금 인상, 생활비는?

대학원 등록금은 직전 3개년 평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1.5 배인 법정 상한 하에서 매년 인상됐다. 설문조사 결과 등록금 인상이 비합리적이라고 답한 대학원생 204명(95.3%) 중 183명(89.7%)은 그 이유로 등록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대학원생만 떠안고 있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이는 대학원 등록금과 달리 학부 등록금은 인상되지 않는다는 점이 한몫한다. 하지만 대학으로선 학부 등록금을 인상하면 정부가 운영하는 여러 재정 지원 사업에서 불이익을 얻기 때문에 인상이 어려운 실정이다. 기획예산팀은 “학부 등록금 인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입은 몇천만 원 수준이지만, 정부의 재정 지원 사업은 몇백억 단위의 수입원이다”라며 강하게 제재받는 학부 등록금 인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덧붙여 기획예산팀은 “대학 전체 재정 규모를 산학협력단까지 포함했을 때, 대학원 등록금은 전체 재정 규모의 3.6% 수준이다”라며 대학원 등록금 인상은 대학의 수익 창출 목적이 아닌 물가 상승에 따른 최소한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등록금 인상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 중 기타에 답한 39명(19.5%) 중 절반인 18명이 등록금에 적용된 물가 상승률이 인건비 인상에는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내놓았다. 우리대학은 대학원생의 안정적인 학업과 연구 몰입을 위해 ‘조교수당’을 대학원생 인건비의 하한선으로 두고 있다. 조교수당은 매월 분납하는 등록금과 최소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생활비로 책정되며, 2020년 1학기까지 생활비는 석사 470,500원, 박사 747,000원으로 책정됐다. 생활비는 매년 인상되는 기숙사비를 반영해 인상됐으나 기숙사비를 제외한 실질 생활비에 대한 부분은 인상되지 않았다. 2020년 2학기부터 생활비를 석사 10만 원, 박사 30만 원씩 인상해 하한선 기준을 큰 폭으로 높였지만 이를 제외하면 매년 실질 생활비에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적용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조교수당은 최소 생활을 위해 대학에서 제시한 하한선이며 실제로 조교수당만큼의 인건비를 받는 대학원생 비율은 굉장히 낮은 수준이다.

기획예산팀은 대학원생의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해 올해부터 직전 3개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평균을 법정 기준 상한선인 1.5 배가 아닌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으며, 이와 함께 조교수당 생활비 또한 기숙사 인상률 반영은 물론, 실질 생활비 분도 등록금과 같은 인상률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등록금은 어디로 갔는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원 등록금의 구체적인 사용처를 알고 있냐는 질문에 202명(94.4%)이 모른다고 답했다. 대학원 등록금을 비롯한 등록금 및 외부 강연 수입은 사립학교법 제29조에 근거해 우리대학의 경우 ‘등록금회계’라는 별도 회계 항목으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어 대학원 등록금만의 사용처를 명확히 구분해 알기는 어렵다. 또한 등록금회계 자료가 공개되고 있지만, 대학원생이 직접 자료를 분석할 여유가 없는 현실이다.

등록금회계에 따르면 등록금회계의 수입인 학부 및 대학원 등록금과 외부 강연 수입은 △학과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학과 지원 예산 77.5억 원 △교내 장학 49억 원 △청소 외 시설용역비 30억 원 △전자저널 사용료 33억 원 △캠퍼스 조경환경개선 12억 원 △교사지역 등 캠퍼스 노후 시설 개선 16억 원 △강의 전담 대우 교원·연구원·시간강사·조교 보수 27억 원 등에 사용됐다. 대학원 등록금 수입은 연간 약 178억 원 규모지만 작년 생활관 리모델링 투자비만 140억 원 규모이고 매년 발생하는 교직원 인건비는 660억 원, 경상비 450억 원 수준으로 대학원 등록금은 대학원생의 교육 및 연구 환경과 관련된 사업에만 투자해도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로 전기료 등 유틸리티비는 등록금회계의 수입으로는 부족해 다른 재원을 사용했다.

대학원생이 등록금의 사용처에 의문을 품고, 등록금 인상에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체감되는 대학 차원의 복지 부족이다. 실제로 그 사용처를 궁금해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비교과 활동 기회와 전체 인원에 대한 물적 지원을 받는 학부생과 비교해 복지가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부생과 대학원생에게 필요한 경험과 요구가 다르기에 우리대학은 대학원생의 연구, 생활 등에 맞춰 지원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재정적 지원으로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가계 곤란 장학금,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특별장학금, 외부 장학생 추천 등 다양한 장학 제도를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세계-포항미르치과병원 펠로우십 대학원 장학금 △천신일 장학금 △서태원 장학금 등 여러 기금 장학금과 학과 및 대학원혁신사업팀에서 운영하는 장학금을 통해 많은 대학원생들이 장학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학원생의 연구 지원 측면으로는 △1인 최대 2편, 최대 300만 원 한도 내에서 우수학술지 논문 게재료 지원 △영어 논문 교정 지원 프로그램 △‘내 연구를 소개합니다’ 프로그램 △학생주도형 학제 간 공동연구그룹 지원 △실험실 연구 성과 기반 기술창업을 지원하는 POSTECH Alchemist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 최초로 대학원생 휴식 제도인 Rest and Recharge 제도를 도입하고, 대학원총학생회에서 진행하는 문화 버스 행사 등을 지원하는 등 대학원생 복지와 문화생활 증진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등록금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왔고, 이를 해결하고자 대학과 대학원총학생회가 지속해서 움직이고 있다. 대학과 대학원생 사이에서 소통하며 등록금 인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학원총학생회 의장 김기환 씨는 “총장님을 비롯한 대학 관계자분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모든 분이 학생, 그리고 대학원의 발전을 원하는 것은 한마음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더불어 말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대학의 개선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기획예산팀은 “대학에서도 언제나 대학원생을 위한 기획을 염두에 두고 있기에 의견을 수렴해 총학생회 등의 기구를 통해 전해주면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 있다”라며 학생들의 활발한 의견 전달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