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개척하는 융합적 전문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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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대현, 강민영 기자
  • 승인 2023.03.0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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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유니 Laurent El Ghaoui 교수
▲빈유니 Laurent El Ghaoui 교수

빈유니는 올해로 개교 3년 차가 됐습니다. 신생 대학인만큼, 대학이 자리 잡는 데 신경을 쓴 것이 있나요?

설립 초기에는 전 세계 유명 대학의 역사를 참고하고자 했다. 빈 대학이 국제적으로 우수한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전략을 차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모방에 그칠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지금은 빈유니만의 방식을 개척하고자 힘쓰고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에 이미 수십 년간 발전해온 미국 연구대학의 시스템을 그대로 재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신 이제는 아시아권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질 것이다. 온라인, 증강 현실을 비롯해 아주 고도화된 미래에는 교육계에서 수많은 학습법이 생겨날 것이다. 대학도 세계의 변화에 발맞춰 학생과의 상호작용과 다양한 학습법을 고려한 혁신적인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의 세계는 우리가 만들어갈 변화 속에 있고, 많은 도전과 기회를 경험하며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빠르게 변화할 미래 속에서 빈유니는 그 자체로 독보적인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화할 예정이다.

 

빈유니는 학생들의 융합적인 성장을 위해 어떤 활동을 지원하고 있나요?

빈유니는 학생들이 각자의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좋아하는 방향에 따라 고유한 길을 설계하고 개척해나가길 바란다. 그래서 학부생의 연구 활동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연구실에서 실제로 진행되는 연구 활동과 개발 과정에 학부생이 직접 참여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대학은 학부생에게 연구 기회를 주는 대신 논문을 읽고 연구 방식에 관한 발표나 논문을 작성해보도록 한다. 프로젝트의 흐름을 파악하고 논문을 작성하는 일련의 과정에 참여하는 경험은 전공과 상관없이 다양한 측면의 연구 실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빈유니의 공학 및 컴퓨터 과학부 학장으로서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학장으로서의 목표는 연구, 국제적 지위, 그리고 대학의 전략 측면에서 빈유니가 유의미하게 성장토록 하는 것이다. 여러 방면에서 세계적인 선두 그룹에 있는 한국에 비하면 베트남은 아직도 발전의 길을 걷고 있다. 교수로서는 물론이고, 학장으로 재직하며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여러 선진국을 견학해 많은 것을 배웠다. 이를 통해 습득한 다양한 모델을 빈유니와 베트남의 여건을 고려해 개량하고 우리의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

 

연구 분야에 관해 간략한 소개 부탁합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연구의 한 분야로, 최적화를 연구하고 있다. 최적화는 결정을 내리거나 무언가를 예측해야 할 때 이를 수학적으로 모델링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물자를 여러 창고에 분산해 놓아야 할 때 창고를 어디에 배치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결정하는 방법을 모델링할 수 있다.

 

UC 버클리에서 오랫동안 교수로 재직했는데, 신생 대학인 빈유니에는 어떻게 오게 됐나요?

코로나19 사태로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대면으로 소통할 기회가 줄었고, 대학은 활력을 잃었다. 나는 집 밖으로 나가서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고 싶었다. 이런 내게 빈유니는 멋진 기회를 줬고, 그 기회를 잡은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오랜 전통을 가진 UC 버클리는 훌륭한 체계가 잡혀있지만, 그만큼 나는 버클리라는 큰 기계의 부품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공허함을 자주 느꼈다. 반면, 빈유니에서는 내 주도하에 새로운 것들을 계획하고 만들 수 있었다. 빈유니라는 기회를 잡지 못했다면, 이곳에서 이룬 수많은 것들을 시도조차 못 했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인공지능 분야에 뛰어들고 싶은 학생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인공지능 분야에 뛰어들지 말라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인공지능 분야에서 유의미한 무언가를 남기려면 인공지능 자체보다는 어떤 상황에 적용할 수 있을지를 연구해야 한다. 그래서 인공지능에 관해 배우는 것은 좋지만, 오늘날 인공지능 그 자체를 연구해 학계에 영향을 미치기는 굉장히 어렵다. 너무 많은 사람이 인공지능을 다루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분이 지금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있는 이 경쟁에 합류한다면 크게 활약하기 어려울 수 있다. 나는 실제로 인공지능을 공부한 사람이지만, 인공지능 자체를 연구하기보다는 인공지능을 내 연구 분야와 어떻게 접목할지를 더 많이 생각한다. 인공지능과의 접목은 여러분이 속한 학계에서 의미 있는 발걸음을 뗄 방법이 될 것이다. 또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컴퓨터 과학 자체에 열중하는 것도 좋지만, 그에 더해 △재료과학 △경영학 △법학 △인문학 등 무엇이라도 좋으니 다른 분야에서도 전문가가 될 정도로 학문의 경계를 넓히라는 말을 하고 싶다.

 

포스테키안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여러분이 앞으로 학계에 계속 남는다면, 빈유니도 선택지로 고려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빈 유니대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교수진들을 초청하고 우수한 수학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가 재직했던 UC 버클리와도 교류하고 있고, UC 버클리 교수진 중 일부는 연중 1~3달을 빈유니에 머무르며 협력 연구를 진행한다. 그러니 여러분도 미래의 한 장면으로 빈유니를 진지하게 고려해보고 지속해서 많은 관심을 두길 부탁한다. 대학원생으로서, 연구원으로서, 교수로서 빈유니의 좋은 환경에서 연구할 다양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