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수업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게 한다’ 대학에서 대면 수업을 경험하기 전까지 가지고 있던 생각이다. 비대면 수업은 강의실로 이동할 필요도 없고, 1교시 수업 시작 직전까지 잠옷 차림으로 아침밥을 먹어도 늦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많이 잘 수 있고, 이동 시간이 낭비되지 않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학기 전면 대면 수업을 겪으며 이런 생각은 완전히 뒤집혔다.
비대면 수업은 대면 수업보다 비효율적이며, 그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다. 비대면 수업은 내가 먹고 자는 편안한 생활공간에서 이뤄진다. 아무리 카메라를 켜고 수업을 들어도 수업 시간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바로 앞에 교수님이나 학우들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눈은 화면을 보지만 영혼은 다른 곳에 가 있기 일쑤였다. 둘째, 복습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비대면 수업은 강의 화면을 편리하게 녹화할 수 있어 많은 수업에서 복습용으로 녹화본이 제공됐다. 녹화본은 여러 번 재생할 수 있어 수업 시간에 놓친 부분을 이해될 때까지 반복해서 들을 수 있지만, 한 개념을 이해하는데 매우 긴 시간을 들여야 했다.
대면 수업은 많은 내용을 효율적으로 익히게 한다. 강의실에서 이뤄지는 교수님과의 눈맞춤, 옆자리 친구와 앞뒤 선후배들의 모범적인 수업 태도 등 낯설고 불편한 주위 환경이 흐트러지는 집중력을 바로 잡는다. 녹화본이 따로 없기에 교수님의 모든 말씀을 놓치지 않으려 더 집중해서 수업을 듣고, 더 많은 내용을 필기하려 노력한다. 이렇게 밀도 있게 수업을 들으면 필기를 기반으로 동영상을 보는 것보다 빠르게 복습할 수 있다. 또한, 수업 내용 중 이해가 되지 않는 설명이 있었다면 녹화본 대신 인터넷이나 도서의 설명을 찾아본다. 이해되지 않았던 설명을 반복해 보는 것보다 예시를 들거나 더 자세한 설명이 있는 다른 자료를 참고하는 것이 빠르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나는 대면 수업을 통해 기존의 생각과 반대되는 경험을 겪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약 3년 만에 마주한 밝고 역동적인 캠퍼스를 음미해보고, 어떤 새로운 경험이 있었는지 생각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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