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교내 먹거리의 미래, 복지회에 묻다
다양한 교내 먹거리의 미래, 복지회에 묻다
  • 장유진 기자
  • 승인 2022.11.13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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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부터 추가로 운영 중인 해동-아우름홀의 배식대 모습
▲이번 학기부터 추가로 운영 중인 해동-아우름홀의 배식대 모습

전면 대면 개강을 맞아 가장 크게 변화한 모습 중 하나는 식사 시간에 붐비는 교내 식당 모습일 것이다. 많은 학생이 수업 사이 짧은 시간 동안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교내 식당을 이용한다. 그래서 점심시간 중 수업이 끝나는 12시 15분에는 해동-아우름홀과 오아시스 키오스크에 줄이 길게 늘어선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개강 이후 교내 먹거리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포스텍 라운지에는 교내 먹거리가 부족하다는 글이 게시됐으며, 캠퍼스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도 먹거리 다양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있었다. 이에 본지는 교내 식생활 환경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를 조사하고, 복지회 측 상황을 인터뷰했다.

 

복지회의 역할

우리대학 내 모든 식당이 복지회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복지회는 우리대학과 분리된 별개의 법인으로, 1988년 학생 및 교직원의 편의와 복지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 현재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임무는 학생들에게 해동-아우름홀 학생 정식을 통해 양질의 식사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다. 복지회는 대학 지원과 편의점, 카페 등 복지회 다른 매장의 수익을 활용해 저렴한 가격대의 학생 정식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학생 정식의 원가 평균은 대학의 지원분을 제외하고도 식재료비와 인건비 및 관리비만 5,266원으로 현재 학생 정식이 원가보다 저렴한 3,500원에 제공되고 있다. 대면 개강을 맞이한 이번 학기에 복지회에서 운영하는 매장은 △해동-아우름홀 학생 정식 △미미짬뽕 △밥버거 △그여든 △위즈덤 △버거킹 △eSports COLOSSEUM(이하 콜로세움) △더 블루힐 △마싯는 끼니 △그여든(take-out) △GS25 지곡회관점, 학생회관점, 도서관점, 실험동점 △coffee nearme △coffee nearme library △모네 △프레스다.

 

대면 운영에 따른 대기 줄 문제

해동-아우름홀 학생 정식과 학생회관 키오스크 줄이 너무 길어진다는 의견이 있어 본지는 우리대학 학부생 및 대학원생 1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주중 점심 학생 정식 대기 줄을 기다릴 수 있다는 응답이 75.3%(58명)로 다수 학생은 감수할 수 있는 정도라고 했다. 23.4%(18명)의 학생들은 줄이 너무 길어 다른 식당을 선택한다고 응답했으며, AI Day에는 줄이 길어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복지회도 이런 문제를 예상해 대면 개강 전부터 조리사 인원 충당을 통해 교내 식당의 빠른 회전이 가능해지도록 했다. 재작년 4월 기준 조리사, 영양사 등 직원 총인원은 61명이었으나 당해 10월 기준 총 90명까지 늘려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또한, 해동-아우름홀 학생 정식의 경우, 2개의 배식대를 운영했으나 이번 학기부터 기존 배식대 옆에 하나의 배식대를 추가로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점심시간 사람이 붐비는 11시 30분과 12시 15분경 줄이 길어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복지회 직원들이 대기 줄을 정리하고 상황에 따라 분산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변화로 현재 학생식당 대기 줄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복지회의 지속적인 노력과 환경 개선을 통해 식사 시간 혼잡도는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또한 오아시스 키오스크 대기 줄이 길어지는 이유로 키오스크 오류와 느린 반응속도 등 키오스크 관련 답변이 가장 많았다. 주중 점심에 학생회관 오아시스를 주로 이용한다는 34명의 학생 중 76.5%(26명)는 키오스크 이용이 불편하다고 답했다. 이에 복지회는 키오스크 기기의 잦은 고장을 인지해 지난달 18일, 키오스크 기기를 새 모델로 교체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제도들의 재운영 가능한가

복지회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총 22개의 매장을 운영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학교에 상주하는 인원이 줄자 총 11개로 매장을 축소해 운영했다. 특히, 학생들에게 인기 있던 카페테리아와 야식장에 대한 요구는 대면 개강 이전부터 꾸준히 있었다. 카페테리아는 4,000원에서 5,000원 정도의 일품코너와 돈가스 및 간단식 코너가 있는 뷔페식 식당이었고, 야식장에서는 새벽 2시까지 떡볶이, 라면, 김밥, 치킨 등을 제공했다. 그러나 복지회는 코로나19 사태 및 인건비와 식재료비 상승에 의한 재정 악화로 기존 매장 중 △연지식당 △야식장 △대덕피자 △카페테리아 △오아시스 저녁 코너 등의 운영을 중단했다.

해당 제도들의 부활에 관한 질문에 복지회 이주상 팀장은 복지회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식재료비와 인건비가 꾸준한 인상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식수 인원 감소로 복지회의 수익이 크게 줄었다. 이에 대학의 도움으로 인건비를 지급하고, 안전과 위생을 위한 시설 개선 비용 지출이 꾸준히 있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과거에는 외부인의 교내 매장 이용이 복지회의 수입에 많은 도움이 됐으나 지금은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포항시 내 버거킹이 우리대학에만 있어 희소성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른 여러 지점이 생기며 외부인 유입이 많이 줄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캠퍼스를 폐쇄하면서 외부인의 발길이 완전히 끊겼고, 캠퍼스를 다시 개방한 지금도 여전히 외부인의 방문은 저조한 상황이다. 

이 팀장은 복지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학생 정식을 저렴하면서도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며 이것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카페테리아나 야식장처럼 적자가 예상되는 매장을 확대 운영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덧붙여 “복지회 상황이 나아지면 식질을 좀 더 강화하고 메뉴도 다양화하고 싶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그여든 메뉴 교체 주기를 단축해달라는 학생들의 의견에 대해 과거 일주일 간격으로 메뉴를 교체했던 것은 그여든 제도를 처음 도입하며 자리 잡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매주 새로운 메뉴로 변경하는 것은 식재료비와 재고 관리 등 비용이 증가하고 인력이 투입돼야 해서 쉬운 일은 아니나 학생들의 반응을 보면서 가급적 단축해보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설문조사에서 주말 운영 식당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많았으나 복지회 측은 “일단 올해는 주말에 운영하는 식당을 추가 확대가 어렵다”라며 기존 운영 중인 △해동-아우름홀 학생 정식 △버거킹 △편의점 △콜로세움 등을 이용해주길 부탁했다.

한편 복지회에서는 재정이 넉넉지 않은 상황이지만 정부와 대학이 지원한 2022학년도 천원의 아침밥 식수 18,000식이 일찍 소진돼 복지회 예산을 투입해 2,000식을 추가해 11월 중순까지는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복지회는 학생들의 개선 요구가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빠른 물가 상승과 인건비 상승, 외부인 유입 감소 등의 재정적 원인으로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회의 재정난이 해결돼 학생들이 그리워하는 다양한 식당들이 부활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