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들에게 고한다
훌리건들에게 고한다
  • 최대현 기자
  • 승인 2022.11.13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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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리건(Hooligan)’이라는 단어를 아는가? 훌리건은 스포츠 경기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폭력을 행사하는 관중을 말한다. 나는 우리대학 학생끼리 소통할 수 있는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을 종종 이용하곤 한다. 요즘 대학을 줄 세우고 우리대학을 깎아내리는 부류의 게시물들이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런 게시물을 작성하는 사람을 스포츠 경기의 훌리건에 빗대기도 한다. 이들이 스스로 속한 대학을 비난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학교가 좁고 외져서 많은 것을 경험하지 못한다’라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들의 논리에 정면으로 반박하려 한다. 지난 2년간 학업 외적으로도 많은 활동을 경험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우선, 나는 지난 방학에 컴퓨터공학과 소속의 연구실에서 연구 참여 활동을 했다. 저학년이라서 직접적인 연구 활동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연구실에 출근해 논문을 읽고 세미나를 수강했다. 대학원생들과 소통하고 연구실의 분위기를 미리 파악해 본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분야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대학원을 지망하는 학생들이라면 우리대학의 대학원은 선망의 대상이다. 그런 곳들을 자대 학생이라는 이유로 학점 등의 스펙에 제약되지 않고 경험할 수 있다면 이보다 나은 환경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팀을 꾸려 자유로운 주제로 연구하는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UGRP)도 우리대학의 장점이다. 내가 대학원에 진학해 연구하고 싶은 분야와는 결이 다른, 앱 개발이 주가 되는 연구이지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으며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 교수님과의 미팅을 통해 연구 방향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비교과 활동도 빠질 수 없다. 우선, 나는 지난해 3월부터 포항공대신문사에 입사해 근무하고 있다. 신문사 활동을 하다 보면 취재차 출장을 갈 수도 있고, 우리대학 구석구석에 신문을 배부할 수도 있으며, 신문사의 웹 사이트를 운영하고 관리할 수도 있다. 이런 경험들은 남들은 쉽게 할 수 없는 나만의 경력이자 경쟁력이 되기도 한다. 또한, 나는 우리대학 이스포츠 동아리 ‘POTENTIAL’의 회장을 맡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게임을 좋아해서 맡은 자리였지만 e스포츠 콜로세움이 들어서면서 점차 동아리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부정적으로 여겨졌던 게임이 우리대학 구성원을 통합하고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것을 확인할 때면 큰 보람을 느낀다. 이 같은 활동들을 통해 나는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귀중한 자산인 ‘경험’을 얻게 된 지금의 대학생활에 너무나도 만족한다.

훌리건들에게 고한다. 재학생으로서 학교의 미래를 걱정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며, 건설적인 비판은 학교가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무분별하고 과도한 비난은 삼가달라. 학교를 비난하고 다른 대학과 비교하며 폄하하기 전에 자기 경쟁력을 기르길 바란다. 소수의 학생으로 운영되는 우리대학의 특성상 다른 대학에 비해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불리할 수는 있겠지만, 그만큼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끊임없는 기회를 이용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익명 뒤에 숨어 우리대학을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을 누군가에게 스스로 ‘의미 있는 사람’이 되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