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강의평가 제도를 돌아보다
우리대학 강의평가 제도를 돌아보다
  • 최대현 기자
  • 승인 2022.09.1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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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평가는 학기를 끝마칠 때가 됐다는 하나의 신호이기도 하다. 우리대학은 다른 대학보다 훨씬 이른 시점인 1997년부터 강의평가 제도를 시행했다. 컴퓨터도 제대로 보급되지 않던 시기에 우리 대학은 다른 대학보다 한 발짝 앞서 강의평가 제도를 선진적으로 도입했고, 그 뒤 단 한 해도 빠짐없이 강의평가를 실시해왔다. 그러나 강의평가의 효용성에 관한 논란은 이전부터 지속해서 제기됐다. 강의평가 제도가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2002년도에도 본지에 강의평가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기사가 실렸다. 학생들 스스로가 강의평가에 열의를 가져야 하고 학교 측에서는 강의평가 결과가 어떻게 반영되는지 명확히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기사였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대다수 학생에게 강의평가는 성적 확인을 위한 의무사항으로, 번거롭고 신뢰성과 정확성은 낮다는 인식이 있다.

우리대학 강의평가는 학생들의 의견 수렴 및 반영, 수업의 질 향상 등을 위한 참고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진행된다. 매 학기 1회, 14주 차부터 2주간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이 해당 학기 수강한 교과목에 대해 강의평가를 진행하며, 군 학점 수강생을 제외하고는 강의를 수강한 학생이라면 누구나 평가할 수 있다. 수강 인원이 5명 미만이거나 비대상으로 지정된 일부 과목은 강의평가 대상에서 제외된다. 강의평가 문항은 공통으로 △수업조직 및 계획 △수업 진행 △동기부여 및 교수학생관계 △시험/과제 △학습결과 △학생 만족도 △수업/실습 등의 7가지 종류로 구분된 14개의 객관식 문항이 제공되고, ‘강의평가 추가 언급 사항’ 항목을 통해 특이사항을 주관식으로 기술할 수 있다. 평가는 POVIS에서 익명으로 진행되며 강의평가 결과는 우리대학의 모든 구성원에게 공개된다. 객관식 답변의 결과는 ‘매우 그렇다’를 5점, ‘매우 그렇지 않다’를 1점으로 환산한 뒤 참여자 답변의 평균 점수를 제공하고, 강의평가 추가 언급 사항의 주관식 답변은 가감없이 공개된다. 강의평가가 끝난 과목들은 POVIS-수업/성적-강의평가결과조회 탭을 통해 강의평가 결과를 상시 열람할 수 있다. 강의평가 참여 독려를 위해, 미참여자에게는 성적 공개 기간 동안 해당 과목 성적 열람을 제한하는 페널티를 부과한다. 본 기사에서는 우리대학 강의평가의 실태를 조사하고, 담당 기관인 학사팀과의 인터뷰를 통해 발전 방향을 알아보려 한다.

▲강의평가 설문조사 결과
▲강의평가 설문조사 결과

강의평가 설문조사 결과

강의평가 대상인 우리대학 학생들의 의견을 수합하고 정확한 여론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우리대학 학부생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총 73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설문조사는 크게 POVIS에서 진행하는 우리대학 공식 강의평가와, 캠퍼스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강의평가에 대한 문항으로 구분했다. 에브리타임은 시간표 제작 및 교내 구성원 간 익명 커뮤니티 기능을 지원하며 주관식의 자유로운 강의평가 작성이 가능해 학우들이 강의평가를 확인하기 위해서도 많이 이용한다. 우리대학 강의평가의 △신뢰성 △익명성 △강의 질 향상 기여도 △문항 배치의 적절성 △접근성에 관해 설문했고, 캠퍼스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서 제공하는 강의평가와도 비교해 조사했다. 객관식 질문의 경우 ‘매우 그렇다’부터 ‘전혀 그렇지 않다’까지 5가지 답변으로 응답할 수 있도록 제작했으며, 강의평가 개선 건의사항과 관련한 주관식 문항도 포함했다.

먼저, 우리대학 강의평가 관련 문항들에 대한 통계는 다음과 같다. 항목에 대한 만족도를 1점(전혀 그렇지 않다)부터 5점(매우 그렇다)으로 환산해서 계산했다. 우리대학 강의평가의 신뢰성이 좋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65.8%(48명)이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에 답했으며, 익명성이 잘 보장되는지 묻는 질문에는 81.9%(59명)이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에 답해 학생 대부분이 우리대학 강의평가의 신뢰성과 익명성이 충분하다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우리대학 강의평가가 강의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 묻는 질문에는 문항 중 가장 낮은 3.56점의 점수를 보여 가장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위 질문에 부정적으로 답한 학생들은 △강의평가 결과가 교수자에게 전달되지 않는 것 같음 △강의평가 피드백을 반영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함 등을 이유로 들었다. 다음으로, 강의평가의 설문 항목이 적절한지 묻는 질문에는 평균 3.79점의 점수를 얻었으며, 부정적으로 응답한 학생들은 △추상적인 질문이 많음 △각 강의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공통 질문들로만 구성되어있음 등을 이유로 들었다. 마지막으로, 우리대학 강의평가가 접근성이 좋고 평가 결과를 쉽게 열람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평균 3.88점의 점수를 보였고, 부정적인 답변을 한 학생들은 POVIS의 UI 디자인이 불편하고, 수강신청을 할 때 곧바로 그 과목의 강의평가를 열람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에브리타임 강의평가는 응답인원의 90.4%(66명)가 이용했다고 답했으며, 그중 에브리타임과 우리대학 강의평가 중 에브리타임 강의평가 속 정보가 더 유용하다고 답한 학생은 57명(78.1%)으로, 학부생 대부분이 에브리타임 강의평가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으며 우리대학의 공식 강의평가보다 이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브리타임 강의평가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잘 갖춰진 UI 디자인을 통한 편리한 접근성 △제삼자가 주관하기 때문에 익명성이 확실히 보장됨 △의무사항이 아니기에 더 솔직하고 자세한 대답 등이 있었다. 반대로 우리대학 강의평가를 더 신뢰하는 학생들이 제시한 이유로는 △전체 수강생이 참여해 편중되지 않은 답변 △강의를 수강한 학생만이 참여해 위조나 거짓 응답 가능성이 낮음 △자극적이거나 사실이 아닌 내용이 거의 없음 등이 있다.

 

강의평가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

학사팀에서도 우리대학 강의평가를 향해 제기되는 일부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내년 2학기를 목표로 강의평가를 개선 중이라고 밝혔다. 내용 면에서는 우리대학의 교육 특성을 더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문항 구성을 수정하고, 문항 선택의 폭을 넓히는 등의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행 시기도 학기 말 1회만 시행되는 방식이 아닌, 학기 도중에도 빠른 피드백이 가능하도록 중간고사 기간 및 기말고사 기간 총 2차례에 걸쳐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대학 강의평가는 해당 학기 강의를 수강한 학생들만 참여할 수 있어 정보의 신뢰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 외 △정보의 유용성 △문항 구성의 적절성 △접근성 등 많은 요소에서 다른 플랫폼들의 강의평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불필요한 공통 문항은 빼고, 문항을 과목별로 차별화해 구성하는 등 강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평가 문항으로 수정해 유용한 정보를 수집하는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또한, 강의평가가 교수에게 전달되는 방식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고 교수자의 강의평가 결과에 대한 명확한 피드백 제시를 의무화해야한다. 나아가, 웹 페이지의 UI 디자인을 개선하고 수강신청 및 개설교과목정보조회 페이지에서 강의평가로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강의평가의 전반적인 접근성을 개선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학사팀 정수훈 씨는 “강의평가 개선을 위한 소중한 의견에 감사드리고, 학생 여러분들은 매회 90%에 육박하는 높은 강의평가 참여율로 대학 교육의 개선과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라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아울러, “호응에 부응할 수 있도록 강의평가 운영 및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할 테니 앞으로도 학생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제언을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본 기사를 통해 학생들이 강의평가에 대해 일회성이 아닌,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또한, 내년 중으로 새로 단장할 우리대학 강의평가의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