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과 미래
과학기술과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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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5.15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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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팬데믹, 기후변화 등 거대한 도전을 연이어 맞이하고 있다. 한편 최근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ICT의 기하급수적인 발전과 가속화되는 혁신은 우리의 삶의 일자리 터전과 일상을 크게 바꾸고 있다. 

졸업생 여러분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이 지구촌 공동운명체의 일원으로서 개인의 자발적 의지와 무관하게 이 첨단과학기술 문명의 패스트트랙에 올라타게 됐다. 앞으로 인류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지속적인 번영을 함께 도모하려면 이제 여러분도 과학기술 혁신과 함께할 미래의 수많은 도전적 과제에 동참해나가야 한다.

다가오는 미래에도 과학기술은 인류 지식의 경계를 어떻게 계속 확장해갈 것인가? 인류는 어떻게 세게와 함께 바이러스와 싸워 현재와 미래의 공중보건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 인류는 어떻게 지구촌 전체를 위협하는 기후변화의 난제를 풀어갈 것인가? 특히 새롭게 펼쳐지는 우주, 극지, 심해 등 공동의 공간을 어떻게 탐험하고 집단적으로 관할할 것인가? 궁극적으로 지구촌 전반에 높아지는 긴장과 다양한 갈등을 어떻게 극복하고, 미래 세상의 번영과 안전을 담보해나갈 것인가?

큰 갈림길 앞에 선 우리 지구촌 전체의 미래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인류가 당면한 거대하고 복합적인 도전 과제의 해결을 위한 다양한 노력의 기저에 과학기술이 자리하고 있음은 자명하다. 따라서 더 복잡하고, 빠르고, 비예측적으로 변화하는 세상과 미래를 향한 여러분의 향후 여정에서도 과학기술 혁신의 화두는 더욱 크게 다가오게 될 것이다. 

포스트코로나, 새 시대의 지평을 여러분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열어나가려면 과학기술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집단과 사회의 이해당사자를 폭넓게 아우를 수 있는 소통과 협업 역량이 요구된다. 특히 자신만의 울타리를 넘어 합리적이고 열린 자세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단단한 신뢰자산을 지속적으로 축적하는 것에도 힘써야 한다. 여러분이 글로벌 무대에서 보다 더 깊은 과학기술적 이해와 폭넓은 소양을 바탕으로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 및 세계시민과 같은 주파수에서 소통, 협력, 연대할 수 있다면, 이러한 매력은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더욱 큰 설득력을 가지고 두터운 신뢰를 쌓게 해주는 강력한 소프트 파워가 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앞으로 일상 회복이 이루어진다면 과연 어떤 트렌드가 살아남고, 어떤 트렌드가 가속 또는 감속할까? 또한 이러한 트렌드가 보다 근원적, 시스템적인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클까? 앞으로 이에 대한 많은 연구와 분석이 뒤따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리 사회와 세계는 기존 질서의 파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광범위한 변혁을 겪게 될 것이다. 우리는 코로나19 사태의 교훈에 대한 보다 깊은 성찰과 기존 시스템과 가정들에 대한 담대한 도전과 질문들을 통해 ‘예측할 수 없는 것을 예측’할 수 있는 역량을 함양하고 뉴노멀 시대를 대비해 나가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는 지구촌 사회, 그리고 인류의 지속성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질문과 도전을 던졌다. 이로 인해 오랜 시간 우리 사회와 세계의 근간을 이루어온 현 시스템의 취약점과 높은 수준의 상호의존성에 내재된 위험이 그대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이 전대미문의 상황에서 우리는 현 위기의 독특한 성격을 정확하게 간파하고, 더 창의적으로 또한 더 협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사실 코로나19 사태의 가장 큰 교훈은 그 누구도, 그리고 어느 나라도 홀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복잡계 과학에 의하면 ‘우리는 가장 약한 고리만큼 강한 것’이다. 우리는 더욱 겸허한 자세의 소통과 공동의 책무의식으로 세상과 미래의 불확실성에 함께 맞서나가야 한다.

이제 졸업생 여러분은 코로나19 사태의 위기 이후 더 복잡하고, 더 불확실하며 그리고 더욱 갈등이 많아지는 세상으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미국 한 명문대학의 졸업생들도 오랜 세월이 지난 후 깨달았듯이 사실 인생이 계획한대로 흘러가지만은 않는다. 하지만 여러분이 우리대학에서 과학기술과 함께했던 소중한 경험과 자산은 비록 낯설지만 설레는 향후 여정에서 경계를 넘나들며 포용적이며 지속가능한 자신과 인류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는 데 늘 든든한 동반자가 돼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