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의 행복이 가장 좋은 대학 홍보입니다”
“구성원들의 행복이 가장 좋은 대학 홍보입니다”
  • 김종은, 유민재 기자
  • 승인 2021.12.14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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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대신문, 김무환 총장을 만나다
▲인터뷰 중인 우리대학 제8대 김무환 총장
▲인터뷰 중인 우리대학 제8대 김무환 총장

 

<편집자 주>
지난 2019년 9월 취임한 김무환 총장은 어느덧 취임 3년차가 됐다. 김 총장 취임 이후, △학식 개편 △도서관 레노베이션 △체인지업그라운드 설립 △애플아카데미 센터 설립 △반도체공학과 신설 등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다. 포항공대신문은 김 총장을 만나 코로나19 사태와 함께한 그의 지난 2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 3년 차가 됐다. 그간의 소회는 어떤가
제일 먼저 드는 감정은 구성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구성원이 고생했고, 특히 감염자가 나왔을 때 학생들이 격리되면서 많이 힘들었다. 
일을 시작할 때부터 강조했지만 건학 이념에 충실하고 싶다. 소수 정예 학생들을 교육하고, 첨단 연구를 하며 그 결과를 국민과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2년 정도 지나니 애플과 협업을 하게 됐고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학과를 개설했다. 또, 한 달 내로 구글과 MOU를 맺을 예정이다. 이렇게 세계적 기업들이 우리대학을 선택해준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꾸준히 얘기해왔던 R&D 중심 의대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많이 형성돼 가는 것 같아 감사하다.

취임 직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다. 기존 계획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기존 계획과 달라진 점은 별로 없다. 오히려 코로나19 사태가 계획을 앞당긴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 비대면 교육이 그동안 수요는 많았지만 많은 준비가 필요하고, 교수님들의 협조를 구해야 해서 직접 실행으로 옮기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교육을 진행하게 됐고, 수업에 대한 만족도 역시 기대했던 만큼 나오고 있다. 덕분에 ‘From University to Metaversity’, ‘Metaverse POSTECH’과 같은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왔던 지역적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한 학기 정도 가고 싶은 곳에 가서 비대면으로 우리대학 강의를 듣는 Off-Campus 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없었더라면 시도조차 해볼 수 없었겠지만, 이 어려움이 오히려 좋은 기회로 작용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학생이 대학 내 오프라인 문화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과 개인 차원에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우선 비상사태 속에서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그게 바로 학업이라고 생각한다. 비대면 교육이지만 학업은 양보할 수 없다. 학업이 뒤떨어지지 않도록 충실히 노력해줬으면 하고, 대학도 비대면 상황이 학생들의 학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최대한 힘쓸 것이다.
두 번째로, 정신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작년 구성원들의 정신건강 검사 결과를 봤을 때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많았고, 올해에는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를 두려워하고 이로 인해 우울해하기보다 이 시기를 자기 계발의 기회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코로나19 사태로 하지 못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파악해야 한다. 비대면으로 운영되는 동안 할 수 있는 다른 것들을 먼저 채워놓고, 대면으로 전환된 이후 하지 못했던 것들을 바로 보충해나갈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

e스포츠 바가 들어선다. 평소 e스포츠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계기로 계획하게 된 것인지 궁금하다
사실 e스포츠에 대해선 잘 모른다. (웃음) 하지만 학생들이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학생이 박사 과정까지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10년을 이곳에서 보내기 때문에 생활이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행복하다면, 스스로 후배들에게 오라고 할 것이다. 그래서 구성원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학 홍보 방법이라고도 생각한다.
우리대학이 다 좋은데 놀 거리가 없다. 그래서 Amusement POSTECH을 만들고자 한다. 놀이공원처럼 만들 순 없지만, 밥을 먹든 커피를 마시든 즐길 거리가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그 역할을 하던 것이 통나무집이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뭔가가 필요하다. 미국 대학에서는 스포츠 바에서 프로야구, 농구, 풋볼 등을 맥주와 함께 즐기지만, 우리에겐 아직 그런 것이 없다. e스포츠를 보면서 즐길 수 있는 바가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내년 2월에 ‘콜로세움’이라는 이름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체육시설이나 생활관 등 다른 복지시설도 계획하는 부분이 있나
2022학년도 봄이면 도서관 1층에 GS25 편의점과 카페(Coffee Nearme)가, 2층에는 역사미래관과 ‘Pier320’이 완공될 예정이다. Pier320은 입학학생처로, 고등학생들과 우리 신입생들을 맞이하는 장소가 될 것이다. 또한, 생활관 14동이 리모델링돼 1·2층에 복합 시설이, 3·4층에는 1인실이 들어설 계획이며, 대학원생 아파트 2동도 리모델링될 예정이다. 2022학년도 봄에는 통나무집을 리모델링하려 한다. 학생들이 즐기면서 선배들의 역사도 느낄 수 있도록 레트로 컨셉으로 준비 중이다. 마지막으로 국제관 5층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있다. 구성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즐길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으며, 좋은 의견이 있으면 언제든 제안해줬으면 한다.

우리대학의 대학원 등록금이 매년 인상되고 있다. 대학원생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마련 중인 추가 지원 제도가 있는가
2020학년도에 우리대학 대학원생의 지원금을 인상했다. 당시 석사 10만 원, 박사 30만 원 정도로 생활비를 추가 인상했다. 2020년도에 인상했기 때문에 한동안 생활비 인상에 대한 계획은 없다. 물가 상승률에 따라 등록금이 인상되는 것은 현상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고육지책으로 이해해줬으면 한다. 등록금 외에도 학식 등 여러 비용이 물가 상승률만큼 인상돼야만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주면 고맙겠다.

협력을 굉장히 중요한 가치로 평가하고 있는데, 대학 구성원의 협력을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우리대학과 개인의 발전이 함께 가야 한다는 점에 모든 구성원이 인식하고 동의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대학의 많은 구성원이 오랫동안 경쟁을 거쳐왔기 때문에 자신이 속한 기관과 조직이 함께 커져야 한다는 생각이 굉장히 부족했다. 그러나 본인이 큰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소속 집단 또한 함께 발전해야 한다.
두 번째는 다양성에 대한 인정이다. 같이 일하는 사람과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항상 자신의 주장과 같기를 바란다면 농담이지만 결혼 생활도 할 수 없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대학을 이룬다는 점을 이해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상대를 배려해주길 바란다.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해 모든 일을 이뤄내고, 이를 통해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대학이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으로 올라서기 위해 극복해야 할 부분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지역, 규모, 재정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지역의 한계는 메타버시티(Metaversity)를 통해 극복할 것이다. 메타버스(Metaverse) 상태에서는 그 어느 곳도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어 지역의 한계는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규모의 한계에 대해서는 절제되고 절도 있는 확장이 필요하다. 4차 산업 혁명 이후 기계가 지능의 영역까지 지원하면서 이젠 생명의 영역이 중요해졌다. 앞으로 산업 구조의 변화를 생각해볼 때, 바이오 헬스 산업 부분으로의 확장은 꼭 필요하다. 미래 산업에 대해 미리 대비함으로써 중심만을 강조하는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계속해서 남을 것이다. 
재정의 한계 극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외국 대학과 같은 기부 문화다. 재학생의 부모님, 동문, 포항 시민 그리고 전 국민이 한국의 자존심을 세워줄 만한 세계 수준의 이공계 대학을 육성한다는 측면에서 재정적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 Caltech의 경우, 교수와 학생 수 규모는 우리대학과 비슷하지만, 기금이 2~3배 이상 많다. 우리대학의 재정이 2~3배 확대된다면 Caltech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대학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남은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조금 엉뚱한 대답을 하고 싶다. 임기 동안 무엇인가를 꼭 이뤄야겠다 하는 생각은 없다. 우리대학이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 그 먼 여정에 밑바탕이 될 일을 계속해서 할 뿐이다.

마지막으로 포항공대신문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우리대학의 방역 수칙은 우리나라의 방역 수칙보다 훨씬 엄격했다. 전공이 원자력 안전이다 보니 안전 측면에서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 오랫동안 참고 협조해준 구성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그 외에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아무리 힘든 상황에도 길이 보인다. 우리대학이 가는 길에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길 바란다.

▲인터뷰 중인 김무환 총장
▲인터뷰 중인 김무환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