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신문 학생기자단은 자타공인 일본 최고의 명문대학인 도쿄대학교(이하 도쿄대)를 취재하기로 했다. 오전에는 본 캠퍼스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도쿄도 메구로구의 코마바 캠퍼스를 방문했다. 코마바 캠퍼스는 학부생들이 입학 후 기초 교양과목을 듣는 캠퍼스라는 소개를 들을 수 있었다. 규모는 작지만 반듯한 건물과 현대적인 느낌의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본지는 우리대학 화학과 김원종 교수님이 추천해주신 유키코 마츠나가 교수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를 마친 후에는 지하철로 30분 가량을 이동해서 도쿄대 본 캠퍼스인 혼고 캠퍼스를 방문했다. 도쿄대 정문보다 유명한 아카에몽(붉은 문)을 둘러보던 중, 도쿄대 한인학생회 학부 회장 정범준 씨와 연락이 닿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후에는 인터뷰이의 도움으로 시계탑을 포함한 혼고 캠퍼스의 풍경을 감상하며 도쿄대의 열정 가득한 학풍을 느낄 수 있었다.
도쿄대 유키코 마츠나가 교수 인터뷰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도쿄대 Institute of Industrial Science(이하 IIS)에서 의공학을 연구하고 있는 부교수 유키코 마츠나가입니다.
도쿄대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도쿄대에는 다른 대학교와 달리 외국인 학생이 많습니다. 비율은 30%에서 40% 사이 정도이고, 주로 석사과정이나 박사과정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웹이나 입학 시스템 등이 영어로 잘 갖춰져 있고, 대학은 외국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도쿄대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도쿄대에서 박사후연구과정을 했으며, 가족들이 도쿄대 근처에 살아서 도쿄대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대학에서 만난 사람들과 IIS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고 열정적입니다. 학생들까지 모두 열정적입니다. 이런 열정적인 사람들과 함께하는 환경에 있으면, 저 자신도 열정적인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도쿄대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도쿄대는 최상위권의 유명한 대학이기 때문에, 스탠포드대 등과 같은 다른 국제적인 대학교와 교류하기 쉽습니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매년 여름에 3개월간 해외에서 온 인턴 학생들을 받습니다. 지난 여름에는 5명의 학생들이 우리 연구실을 거쳐갔습니다. IIS에는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의 연구실인 LIMMS(Laboratory for Integrated Micro-Mechatronic Systems)가 있어서, 저는 연구실 학생을 프랑스에 보내기도 합니다.
연구분야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의약품 개발 및 재생 의학을 위한 미소 혈관계 조직 모델을 연구합니다. 작년에 ‘Vessel-on-chip’ 기술을 개발했는데, 혈관 형성과 신생에 끼치는 약물의 영향을 연구할 수 있는 체외 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술입니다. 혈관 신생은 성장과 생존에 필수적인 과정인 동시에 암 발병과 증식의 원인이기 때문에, 이 체외 진단 기술은 SMMIL-E(Seeding Microsystems in Medicine in Lille - European-Japanese Technologies against Cancer) 프로젝트의 주요 기술 중 하나입니다.
체외 시스템은 PDMS 칩, 콜라겐, 그리고 인간 내피세포로 구성됩니다. 칩은 하나의 빈 튜브로 이어지는 두 개의 개구부를 갖도록 만들어졌고, 바늘은 통로를 통해 삽입됩니다. 콜라겐 튜브를 만들기 위해 콜라겐이 양쪽 개구부로부터 삽입되고, 콜라겐이 응고된 후 바늘을 제거해 콜라겐 터널을 만들게 됩니다. 만들어진 콜라겐 터널에 인간 내피세포가 삽입돼 체외 혈관을 형성하게 됩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체외 혈관은 VEGF(혈관 신생에 관여하는 주요 단백질)에 의해 실제 사람의 혈관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체내에서 인간의 혈관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Vessel-on-chip’ 기술이 암과 같은 혈관 관련 질환을 대상으로 한 의약품 개발에 유용함을 알 수 있습니다.
포항공대신문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포스텍처럼 좋은 대학에서 오는 학생들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도쿄대를 방문해줬으면 합니다.
도쿄대 한인학생회 정범준 학부 회장 인터뷰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지금 도쿄대의 기계정보공학과 학부 2학년생으로 재학중인 정범준입니다. 도쿄대 한국인 학생회에서 학부쪽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대로 유학 오게된 동기는?
어렸을 때부터 독립을 빨리 하고 싶었다. 해외로 유학을 가고 싶어서 이것저것 찾아 보다가 일본이 로봇이 강하다는 소문을 들었다. 일본에서도 도쿄대가 특히 로봇 분야에 강하고 지원을 많이 받는다는 말에 도쿄대에 진학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일본에 유학가는 방법을 찾아 보다 ‘한일 공동 이공계 학부 유학생 제도‘라는 유학 프로그램을 찾았고, 해당 제도의 시험에 합격해서 도쿄대에 오게 됐다. 한일 공동 이공계 학부 유학생 제도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하자면, 1년마다 100명의 합격생이 등수에 따라 일본의 국립대에 가게되는 제도다. 합격시 장학금을 받고 일본 유학을 갈 수 있다.
도쿄대만의 특징과 학풍을 소개하자면?
도쿄대만의 특징은, 신입생은 소속 학과가 없다는 것이다, 1년 반동안 교양학부에서 교양수업을 듣고 그 성적을 토대로 과를 정하는 방식이다. 그렇다보니 좋은 과를 가기 위해 1학년부터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도쿄대에는 ‘이카토(너무나도 공대생이라는 말의 일본어 줄임말)’라는 유행어가 있다. 공부만 하고 범생이같은 느낌의 사람을 말한다, 이런말이 있을 정도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이한 학생들도 많다. 한 예로 어릴때부터 매미를 연구해서 관련 분야로 추천받아 입학해 1학년 때부터 교수님과 연구를 진행하는 학부생이 있다. 도쿄대에는 여러 분야에 특출나게 똑똑한 학부생들이 많은 것 같다.
도쿄대 한인학생회가 하는일은?
취업국, 기획국, 문화체육국 세가지로 나뉘어 활동을 한다. 취업국에서는 일본 기업이나 한국 기업들이 도쿄대로 와서 취업 설명회를 하고 싶어 할 때 개최, 홍보를 돕고 지원금을 받는다. 이 돈으로 기획국과 문화체육부에서 복지활동을 한다. 기획국에서는 개강파티를 연다거나, 사회에 나가있는 선배들을 초청해서 이야기를 듣는 등의 활동을 주관한다. 문화체육부에서는 크루즈 파티를 다같이 가거나, 볼링대회를 개최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한국인 학생회의 공익을 위해서 활동하고 있다.
도쿄대의 동아리·부 활동은?
도쿄대에는 다양한 동아리와 부가 있다. 입학서류를 제출하러 가는 날에는 수많은 동아리·부들이 천막을 설치해놓고 신입생들을 맞이한다. 거기를 빠져나오는게 정말 힘든데, 이야기 듣는 것을 거절하지 못하는 신입생은 빠져나오는데 6~7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이정도로 도쿄대에는 정말 많은 동아리와 부가 활동하고 있다. 동아리와 부 활동의 개념이 다른데, 부에서는 진지하게 활동을 한다면 동아리는 취미로 즐기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부 활동에는 운동 관련 종목이 많은데, 피겨 스케이팅까지 있을 정도로 거의 모든 운동마다 부가 있다. 동아리에는 국제 교류 동아리부터 체스 동아리, 보드게임 동아리까지 있다. 도쿄대 학생들은 공부도 열심히 하지만, 취미활동도 적극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