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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포스텍이 개교한 지 30년이 되는 해이다. 이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포스텍에 기대했던 역할 중의 하나는 우리 기초과학의 수준을 견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 기초과학은 아직도 선진국과의 수준 차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니, 포스텍의 향후 30년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무엇을 성취했으며 무엇을 위해 정진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답하기에 앞서 보다 더 근본적인‘과연 기초과학의 후발주자가 그 격차를 극복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가’라는 의문에 대해 긍정적인 답을 먼저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의문에 대한 답은 역사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은 2000년대 들어 거의 매년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의심할 바 없는 기초과학의 강국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일본이 이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세월을 인내해야 했다. 사실 일본은 기초과학적 측면에서 매우 특이한 예이다. 현재의 기초과학 강국은 모두 유럽 국가이거나 혹은 유럽 전통을 이어받은 국가(미국)이다. 이들은 르네상스 이후 진행된 과학혁명, 산업혁명의 주도자 또는 참가자였으며 그 전통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만이 이 전통의 흐름 속에 있지 않은 후발주자였으

사설 | . | 2016-06-01 11:41

얼마 전 개강 총회로 술을 마시면서 새로운 학기를 맞이했는데 곧 기말고사 시험을 보고 학기가 끝난다. 중간고사를 못 본 자신에게 ‘그렇게 잘 때부터 알아봤다, 그렇게 의지가 부족해서 앞으로 어떻게 살려고 하느냐’라고 채찍질하며 기말고사 때 실수를 만회하겠다고 다짐했다. 기말고사가 한 걸음씩 다가오는 지금도 다음 날 아침이면 ‘밤새워 공부하기로 해놓고선, 어제 왜 그렇게 일찍 잤느냐고, 지금 네 성적에 잠이 오냐고’자신을 스스로 몰아붙인다.이때 만약 누군가 “너는 지금 대학생활이 행복하니?”또는 “대학생활이 만족스럽니?”라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계속해서 무기력해지고, 의욕 없이 하루하루를 생활하던 중에, 문득 이렇게 어영부영 살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엇이 문제인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문제의 원인을 찾는 중에 결국 답을 찾았고, 답은 뜻밖에 간단했다.첫째는 그동안 나 자신에게 너무 모질게 대하며 살아왔다. 친구가 시험을 못 봐서 우울해할 때는 친구에게 “다음 기회가 있을 거다”라고 말하고 “이왕 엎질러진 물, 계속 우울해할 수는 없으니 나가서 맛있는 음식 먹고 기분이나 풀자”라고 위로하면서, 내가 시험을 망쳤을 때

78오름돌 | 최태선 기자 | 2016-06-01 11:37

만화/만평 | . | 2016-06-01 11:37

내가 페미니즘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여중, 여고라는 성별 제한적인 환경에서 자란 나는 대학에 들어오고 나서야 남녀 사이의 권력관계와 그로 인한 차별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페미니즘을 접했고 이와 동시에 사회에 깔려 있는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 시선까지 알게 되었다. 내가 페미니즘 공부를 막 시작했을 무렵 도서관에서 관련 서적을 빌리고 있었는데 함께 도서관에 왔던 친구가 ‘페미니즘’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 제목만 보고 한껏 찌푸린 표정을 지었다. 순간 나는 내가 잘못된 학문을 공부하는 것인지 움츠러들었고 그것을 시작으로 사회에서 페미니즘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 후 한동안 나는 부정적 인식이 두려워 나 자신을 페미니스트라 말하지 못했다.페미니즘을 향한 부정적 인식은 이 학문에 대한 숱한 오해들로부터 온다. 여성만을 위한 학문, 남성의 권리를 고려하기는커녕 오히려 침해하기까지 하는 학문. 페미니즘의 목적은 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역할을 바로잡는 데에 있다. 과거로부터 행해진 가부장제를 타파하고 제도적 불평등을 바로잡을 뿐만 아니라 남자는, 여자는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고정된 성 역할과 개인의 속성을

지곡골목소리 | 지은경 / 화학 12 | 2016-06-01 11:33

우리대학은 기존 입학전형에서 학과별 15명에서 35명 정도로 입학 정원을 두어 10개의 학과에서 230명을 모집하고 창의 IT융합공학과(이하 창공과)에서 20명, 단일 계열 70명을 포함하여 약 320명의 입학생을 모집해왔다. 하지만 2018학년도부터, 즉, 현재 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입학전형부터 창공과를 제외한 신입생들을 모두 단일계열로 모집하는 방식으로 변화한다. 신입생들을 단일계열로 모집하는 입학전형의 변화를 통하여 학생들에게 융합학문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진로 선택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함이라는 입학학생처의 입장에서도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이 정책은 여러 장점이 있다. 우선 신입생들은 일반과목들을 수강하면서 자신이 전공하고자 하는 분야의 과목들을 선택 수강하면 되니 관심있는 여러 분야를 같이 접할 수 있다. 또한, 1학년 과정을 단일계열로 함으로써 학생들은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갖게 되므로 전공 분야가 생각과 달라 전과를 하거나 드물지만 자퇴를 하는 경우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일에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듯이 입학 전형의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첫째,

독자리뷰 | 박상현 / 신소재 16 | 2016-06-01 11:33

만화/만평 | . | 2016-05-04 17:31

세 명 이상이 모인 집단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 종종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토의를 거쳐 의사결정을 내릴 경우, 다른 구성원의 영향력을 비판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파동의 뒷면에는 아마도 집단 의사결정 과정에 많은 문제점이 존재했을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 시판을 결정하는 회의에서 과연 해당 제품의 위험성을 제시하는 의견이 없었을까? 시판을 최종 결정한 점으로 미루어 봤을 때, 위험성을 제시한 사람들은 소수였을 가능성이 크고, 아마도 집단 움직임의 대세는 시장 확장을 위한 시판 결정이었을 것이다. 많은 인명, 재산 피해를 가져온 1961년 미국의 쿠바 피그만 침공이나 1986년 챌린저 우주 왕복선 폭발 사건의 경우, 잘못된 의사결정의 사례로 언급된다. 이러한 최고의 두뇌집단이 내리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왜 문제가 계속 반복되는가? 인간은 종종 오류에 빠지는 것을 피하지 못하고, 안타깝게도 개인이 범하는 다양한 유형의 오류는 집단 상황이 되었을 때 종종 확대되기도 한다. 인간은 편향에도 쉽게 빠져 우리 그룹이 진행하고 있는 연구의 성공 가능성을 과대평가하여 지나치게 낙관할 수 있다. 우리는 정보처리에 시간

사설 | . | 2016-05-04 17:20

룸메이트가 장난삼아 나에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 “너, 조만간 가루가 될 것만 같아”고등학생 때 즐기지 못한 모든 활동을 대학생이 되어 가능하면 모두 하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생이 된 작년부터 차근차근 일을 벌여오기 시작했다. 처음은 신문사였다. 글을 쓰고 싶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이었고, 동아리와는 다른 분위기를 체험하기 위해 학생 기자가 됐다. 다음은 축제 준비 위원회였다. 1학년이기 때문에 큰 역할을 맡지는 않았다. 축제 당일에만 열심히 일했을 뿐이었다. 축제 준비 위원회를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고 학교 행사에 참여하는 것에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준비 위원회에 큰 관심을 두게 됐다. 1학년 1학기는 내가 얼마만큼 일을 벌일 수 있는지 간 보는 일명 ‘맛보기 단계’였다고 말할 수 있다. 여름방학 때는 처음으로 대학생들을 위한 대외활동을 갔다. 국내외 대학생들이 모여서 2박 3일을 함께했다. 1학년 2학기가 되고,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유럽여행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1학기보다 학업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고, 내가 즐기고 싶은 모든 활동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영화가 보고 싶어 새벽에 영화관에서 2편을 연속으로 보기도 했고,

78오름돌 | 이민경 기자 | 2016-05-04 17:18

만화/만평 | . | 2016-05-04 17:18

포스텍에서 매 학기 글쓰기 수업을 시작할 때 학생들에게 자기소개서를 쓰게 한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자기소개서를 쓰게 하면 매우 천편일률적인 유형으로 글을 쓰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첫 번째 특징은 마치 이력서를 작성하는 것처럼 자신의 출생지, 출신 학교, 가족 관계 등을 나열하는 것이다. 또 다른 특징은 이른바 ‘자기 PR’에 열을 올리는 자화자찬의 글을 쓰는 것이다.그래서 몇 년 전부터 학생들에게 자화상 시를 써 보게 했다. 자화상 캐리커처(caricature)를 글쓰기 노트 표지에 직접 그려보게도 했다. 그리고 자화상 시의 사례로 윤동주(尹東柱)의 자화상 연작시를 학생들에게 읽게 했다. 그런 다음에 각자가 쓴 자화상 시를 동료 학생들 앞에서 낭송하며 발표하게 했다. 학생들은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가감 없이 자화상 시로 표현했는데, 오히려 그 내용은 창의적이면서 호감이 가는 내용으로 가득했다.올해 2월에 영화 〈동주〉가 개봉되면서 시인 윤동주의 삶과 그의 시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저예산 영화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개봉 후 두 달여가 지난 현재, 누적 관객 숫자가 116만여 명을 넘어서고 있다. 필자는 윤동주 시인과 자그마한 인연이 있다. 몇 년

노벨동산 | 노승욱 / 인문 대우조교수 | 2016-05-04 17:17

페미니즘은 최근에 교양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대학은 남자가 워낙 많은 대학이라 이런 문제에 좀 무딘 편이지만, 어느 단체나 조직을 가도 남녀 간 갈등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되고 있다.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는 사실 어감이 좋지는 않다. 당장 나만 해도 페미니즘이 어쩌고~하는 얘기를 듣는 순간 ‘또 이 얘기인가?’ 하는 생각이 불쑥 들 정도다. 자주 볼 수 있으나 가벼운 느낌으로 쓰면 되는 단어가 아니다. 그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우선은 남자로서 드는 반감이 있다. 페미니즘은 남녀 간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루어지는 차별을 없애자는 것이 주요 목적이지만 사실 주요 대상이 남성인 것은 아니다. 성차별의 대상은 높은 확률로 여성이지 남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페미니즘으로 인해 내가 혜택을 볼 일은 별로 없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정말 여성이 그토록 차별받고 있는지 체감이 잘 안 된다. 학부 생활에서 특별히 이윤이 걸린 직책이 있어서 남녀가 대립하는 경우는 잘 없기도 하고, 내 근처에서 성희롱 같은 일을 본 적도 없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남자라는 이유로 자각하지 못한 채 받고 있는 혜택이 있다면 이

지곡골목소리 | . | 2016-05-04 17:15

우리대학은 예전부터 좋은 독서 환경을 제공해왔다. 웬만한 책은 도서관에서 거의 보유하고 있으며, 없는 책은 신청만 하면 이른 시일 내에 주문해 주었다.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는 포스테키안들을 위하여 권장도서 100선도 발표하였다. 대출 기간도 한 달로 넉넉했고, 방학 중에는 방학 내내 장기 대출을 허용해 주기도 한다.『책 읽는 포스테키안』 프로그램은 그 연장 선상에서 본격적으로 독서를 권장하기 위한 것으로, 크게 ‘추천 도서’와 ‘강의’, ‘문화 행사’의 세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년에도 있던 ‘추천 도서’프로그램에 ‘강의’와 ‘문화 행사’프로그램을 더하여 다양성을 높이고 좀 더 많은 포스테키안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이에 응답하듯이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강의’의 경우 처음 수강 목록에 올라왔을 때부터 SNS 상에서 학생들의 호응도가 높았고 수강 정원 100명이 다 찼다. 도서관 첫 대출 이벤트 상품인 ‘독서 다이어리’또한 높은 질 덕분에 인기가 많아 해당 이벤트의 대상이 아니었던 학생들이 아쉬워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신청한 책을 사주는’프로그램의 존재 자체를 잘 몰랐던 과거에 비하면 엄

독자리뷰 | 강미량 / 화학 13 | 2016-05-04 17:15

만화/만평 | . | 2016-04-06 17:26

우리대학 노벨동산에는 앞으로 노벨상을 받을 우리나라 미래 과학자들을 위한 빈 좌대들과 고 박태준 설립 이사장의 조각상이 있다. 박태준 설립 이사장은 김호길 초대 총장과 더불어 개교 당시 30년 이내에 우리대학에서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였다. 그러나 박태준 설립 이사장은 생애 마지막까지 우리나라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지켜본다는 마지막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안타깝게도 2011년 타계하였다.지난 1986년 소수 정예 연구중심대학으로 개교한 우리대학은 올해 뜻깊은 설립 30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우리대학은 설립 이사장의 확고한 신념과 투철한 의지, 포스코 재단과 지역사회의 전폭적인 지원과 학문적 우월성을 지닌 탁월한 교수진과 연구인력, 우수한 학생들, 그리고 책임감 있는 직원들의 부단한 노력과 헌신 덕택에, 지방이라는 지역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최단 시간 안에 국내 최고 대학을 넘어 세계 명문대 반열에 드는 이공계 특성화 대학으로 발전해 왔다. 최근 ‘설립 50년 이내 세계대학 평가’에서 3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하였고, 특히 더타임즈 고등교육 평가에서 ‘2016 세계 최고 소규모 대학’세계 4위와 아시아권 1위라는 놀라운 성과도 이룩했다. 우리

사설 | . | 2016-04-06 17:23

필자는 현재 전공과목을 수강하고 있는 2학년 1학기의 평범한 포스테키안이다. 이 과목 조교 수업 때는 2주에 한 번씩 퀴즈를 본다. 이는 성적에 반영되는 지표로 쓰인다. 최근 독감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퀴즈에 불참하게 되었는데, 조교로부터는 ‘재시험은 없다’, ‘0점 처리하겠다’라는 이야기밖에는 들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조교들이 자신이 맡은 과목과 일에 대한 책임의식의 부재라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다음 이야기는 독감을 앓고 난 다음주 해당 전공과목 조교시간에 필자와 조교가 나눈 대화다. 이전까지는 모든 교수님께서 출석을 인정하겠다고 말씀해주시고, 건강은 괜찮은지 걱정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 전공과목 연습시간 조교께서는 다소 의아한 반응을 보이셨다.학생(본인): 지난주에 독감으로 외출금지를 학교에서 내려 부득이하게 퀴즈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어떻게 할까요?조교: 그걸 왜 제게 말하나요?학생: 조교님께서 담당하시는 일이 아니신가요?조교: 지금 지난주에 퀴즈 못 본 사람이 한두 명인 줄 아세요? 같은 교수님이시면 다행이지만 다른 교수님 분반에서 퀴즈를 본 학생들도 있습니다. 개인 사정 일일이 다 확인할 수 없습니

78오름돌 | 김기환 기자 | 2016-04-06 17:21

만화/만평 | . | 2016-04-06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