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안녕한지 묻는 삶
스스로에게 안녕한지 묻는 삶
  • 최태선 기자
  • 승인 2016.06.01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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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개강 총회로 술을 마시면서 새로운 학기를 맞이했는데 곧 기말고사 시험을 보고 학기가 끝난다. 중간고사를 못 본 자신에게 ‘그렇게 잘 때부터 알아봤다, 그렇게 의지가 부족해서 앞으로 어떻게 살려고 하느냐’라고 채찍질하며 기말고사 때 실수를 만회하겠다고 다짐했다.  기말고사가 한 걸음씩 다가오는 지금도 다음 날 아침이면 ‘밤새워 공부하기로 해놓고선, 어제 왜 그렇게 일찍 잤느냐고, 지금 네 성적에 잠이 오냐고’자신을 스스로 몰아붙인다.
이때 만약 누군가 “너는 지금 대학생활이 행복하니?”또는 “대학생활이 만족스럽니?”라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계속해서 무기력해지고, 의욕 없이 하루하루를 생활하던 중에, 문득 이렇게 어영부영 살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엇이 문제인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문제의 원인을 찾는 중에 결국 답을 찾았고, 답은 뜻밖에 간단했다.
첫째는 그동안 나 자신에게 너무 모질게 대하며 살아왔다. 친구가 시험을 못 봐서 우울해할 때는 친구에게 “다음 기회가 있을 거다”라고 말하고 “이왕 엎질러진 물, 계속 우울해할 수는 없으니 나가서 맛있는 음식 먹고 기분이나 풀자”라고 위로하면서, 내가 시험을 망쳤을 때면 ‘네가 안일하게 살아왔으니 이런 결과는 당연하다’고 나 자신에게 분풀이하고 온갖 비판과 비난을 해왔다. 왜 주변 친구들의 고통은 위로해주려고 노력하면서, 정작 나의 고충은 헤아릴 생각을 못 했을까.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에게 ‘괜찮다’, ‘후회 없이 살았으면 됐다’고 말해주는 것이었다.
또 다른 답은 다른 사람들과 나를 지나치게 비교하면서 살았다. 바로 옆에 있는 친구들을 볼 때면, 문득 학점을 두고 경쟁하는 경쟁자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A 학점을 받으면 다른 누군가는 B 학점을 받게 되고, 이런 차등은 상대적인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내가 친구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나은 성적, 너 나은 결과를 받으려고 분투하는 과정에서 휴식할 때도 ‘다른 친구들은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을 텐데’라고 생각하며 쉬어도 쉰 것 같지 않았다. 항상 다른 사람들의 생활을 신경 쓰며 살다 보니 마음이 계속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불편은 내 마음을 좀먹곤 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이런 비교는 내게 불필요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후회 없이 한다면 다른 사람을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각자의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각양각색 살아가는데 그 누가 다른 이의 삶을 평가할 수 있겠는가. 또 평가가 있다고 한들 그러한 평가에 지나치게 영향받거나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안녕”또는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한다. 하루에도 수십 번 다른 사람에게 안녕한지를 묻는 동안, 단 한 번도 나 자신이 스스로 안녕한지 살펴보지 않았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어느 날 갑자기 우울해지고 답답해질 때면 그 이유를 밖에서 찾기보다, 나 자신의 안부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내가 멍들어 있고 지쳐 있다면, 스스로 ‘지금도 잘하고 있다’, ‘다 잘 될 거다’라고 보듬어줄 필요가 있겠다.
다른 사람들의 격려와 위로도 좋지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나 자신에게 해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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