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을 향한 부정적 인식은 이 학문에 대한 숱한 오해들로부터 온다. 여성만을 위한 학문, 남성의 권리를 고려하기는커녕 오히려 침해하기까지 하는 학문. 페미니즘의 목적은 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역할을 바로잡는 데에 있다. 과거로부터 행해진 가부장제를 타파하고 제도적 불평등을 바로잡을 뿐만 아니라 남자는, 여자는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고정된 성 역할과 개인의 속성을 성별에 따라 구성해버리는 대상화를 깨부수는 것 모두 페미니즘이다. 결국, 페미니즘은 어느 한쪽이 아닌 ‘모두’를 위한 일이며 이를 통해 모두가 평등한 권리를 지닌 주체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
인간의 권리는 화학 시간에 배운 질량 보존의 법칙처럼 어느 한쪽을 더한다고 다른 한쪽이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낮은 어느 주체의 권리를 ‘제자리’로 돌리는 과정에서 그 속에 감춰진 불평등을 바로잡아 다른 한쪽의 권리도 함께 상승할 수 있다. 사회에 존재하는 불균형한 권리들은 계속해서 마찰음을 만들어낸다. 이 소리를 잘 들어야 우리는 비로소 평등해질 수 있는데 이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페미니즘’이다. 내가 치마를 입는 것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며 남자는 으레 강인해야 하고 여자를 지켜줘야 할 의무를 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리는 것 모두 페미니즘이 지향하는 바임을 알게 되면서 나는 결심했다. 나는 ‘페미니스트’라 당당히 말하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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