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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가면서 체감하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단연 경험의 중요성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에 다니고, 여러 모임과 여행지에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생각하는 힘과 시야가 성장함을 분명히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여름방학 동안의 인턴경험은 내게 가장 큰 성장을 가져다주었다.나는 지난 6월 말, 교내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회사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일하게 된 곳은 서울의 LG 계열사로 근무조건도 좋았고 꿈꾸던 서울 생활을 시작했던 만큼 마음은 한없이 핑크빛으로 부풀었다. 내가 참가한 인턴십은 1주간의 캠프와 4주간의 실제 업무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첫 일주일은 마음이 들떠서인지 먼저 나서서 발표와 과제를 하고 모르는 사람에게도 쉽게 접근해서 친해지는 등 순조롭게 흘러갔다.여기까지는 좋았다. 이 즐거운 마음만을 업무공간으로 가져갔다면 말이다. 캠프 이후 실제 업무에 배치된 나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나서서 무언가를 하고, 모르는 것이 있다면 누구에게나 적극적으로 물어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하지만 점차 내가 무엇인가 잘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갔다. 캠프에서 보였던 적극성과 활발함은 이곳에선 가벼움에 지나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질문하

78오름돌 | 명수한 기자 | 2017-09-20 07:41

만화/만평 | . | 2017-09-20 07:35

이번 여름방학에 전자전기공학과 3학년 학생 중 SES 프로그램 참여 학생에게 제공되는 글로벌 기업 탐방 프로그램으로 미국의 실리콘 밸리를 다녀왔다. 학생들은 우리나라 기업에서의 경험과 함께 미국의 기업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국내기업과 외국기업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미국의 문화는 한국과 어떻게 다른지, 글로벌 기업 탐방 이후 진로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변했는지 전하고자 한다.내가 인턴을 했던 회사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자리에 앉는 일이 굉장히 중요했다. 지각이나 결근, 퇴근 시간 이전에 회사를 나가면 많은 불이익이 있었다. 공동체 생활에서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업무의 효율을 떨어뜨리면서까지 엄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었다. 글로벌 기업 탐방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회사들은 시간적 제약이 거의 없었는데, 본인의 능률이 가장 좋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일을 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었다.업무 면에서도 미국에서 본 것과 한국 기업은 많은 차이가 있었다. 내가 일했던 기업에서는 상사가 부하 직원을 관리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업무에 관해 능동적으로 의견을 피력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능력이 된다면 본인이 새로

지곡골목소리 | 고병은 / 전자 15 | 2017-09-20 07:33

작년 POSTECH-KAIST 학생 대제전(이하 포카전)에서는 KAIST의 4연승을 저지하고 우리대학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모두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와중에 웃지 못한 한 팀이 있었다. 바로 포카전 경기에서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패한 야구대표팀 선수들이었다.나는 작년 Tachyons의 합숙 훈련에 참여했던 팀원이었으며 누구보다도 우리들이 얼마나 열심히 훈련했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작년 합숙은 코치와 선수들 간의 의견 충돌, 비효율적인 훈련 방식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그래서 올해 우리 야구대표팀은 크고 작은 변화들을 꾀했고, 이에 대해 기사에 실린 것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서술해보고자 한다. 우선, 팀워크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했다. 포카전에는 학부생 이외의 선수를 기용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 제도가 있는 데도 불구하고, 작년 합숙은 학부생들로만 이루어져 진행됐다. 그러다 보니 실제 경기에서 학부생들과 와일드카드로 기용된 대학원생들과의 합이 잘 맞지 않았고 이는 패배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수단 모집에서부터 변화를 줬다. Tachyons에서만 선수를 뽑지 않

독자리뷰 | 민석영 / 신소재 16 | 2017-09-20 07:33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이상한 면이 있다. 남의 말을 너무 잘 믿는다. 얼마 전 국내 신문 보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사기(詐欺)와 무고(誣告)가 우리보다 인구가 2.6배나 되는 일본의 10배나 된다고 한다. 사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믿는다는 말이고, 무고가 많다는 것은 남들이 자기의 거짓말을 믿을 거라고 기대한다는 말이다.우리나라 사람들은, 몸에 좋다고 하면 정신없이 사 먹는다. 오래전에 인진쑥이 그다음에는 오가피가 좋다고 열풍이 불었다. ‘왜 좋냐’고 물어보면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 그냥 몸에 좋단다. 산수유 건강제품 사장이 텔레비전 광고에 나와서 “남자 몸에 좋긴 좋은데 말하기 곤란하다”라고 해서 대히트를 쳤다. 사람들은 ‘(사장이) 그 정도만 말해도 어디에 좋은지 우리는 다 안다’며 즐겁게 샀다. 하수오(何首烏)도 열풍이 불었다. 남자에게는 까마귀처럼 까만 머리가 나게 하는 발모 작용이 있고 여성에게는 여성 호르몬을 보충해 준다는 소문이 났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 열풍이 식고 별 관심이 없다. 참으로 이상한 현상이다.우리나라 사람들은 ‘얼마나’ 좋은지 물어보지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디테일이다. ‘얼마나’ 좋은지가

사설 | . | 2017-09-06 22:58

만화/만평 | . | 2017-09-06 22:57

기자와 창작자는 닮았다. 혹자는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명백한 사실을 주로 다루는 기자와, 세상에 없던 것을 상상해내는 창작자가 어떻게 닮을 수 있느냐고. 나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스스로가 중요하게 여기는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달한다는 점에서는 완전히 같다고. 단지 출처가 현실이냐 허구냐의 차이일 뿐이라고.한때 작가를 꿈꿨다. 내가 만든 세상에 내가 상상한 이야기를 펼치는 일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었다. 중학생 때 매일 컴퓨터에 앉아 원고지 스무 장씩 채워 넣었던 기억, 습작이 담긴 USB를 잃어버리고서 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슬펐던 기억이 여전히 뚜렷하다. 아직까지도 그때만큼 오래도록 몰입했던 활동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나의 유일한 꿈은 아니었다. 마지막에 선택한 진로는 연구자였다. 자연히 발걸음은 우리대학을 향했다. 대신, 마음속으로 한 가지 새겨뒀던 조건이 있었다. 대학생이 되면, 취미로든 어떤 형태로든 글과 가까운 삶을 살자는 조건이었다.나는 그 조건을 충실하게 이행했다. 글을 쓰는 단체 중 그 어느 곳도 대적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도 가장 멋지다고 할 수 있는 신문사의 존재를 알게 됐고, 망설임 없이 수습기자가 됐다. 주먹구구로 쓰

78오름돌 | 하현우 기자 | 2017-09-06 22:56

다들 시험 기간에 돌입해서 바빴던 어느 날, 나는 기숙사 휴게실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었다. 대화 상대 없는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일단 TV를 켰다. 시끄러운 배경음악,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나오는 채널을 피해 강의 형식의 프로그램에서 멈췄다. 한 중년의 강사가 사람들 앞에서 ‘용건 없는 안부 전화’를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지금껏 나는 특별한 용건 없이 전화를 거는 것은 상대방의 시간은 물론 본인의 시간까지 빼앗는 일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알맹이 없이 대화하는 것 자체가 한량 같다고 생각했었다. 격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사이에게는 휴대폰의 메신저를, 격을 갖추어야 할 사람들에게는 메일을 보내는 것이 익숙해지다 보니 어느새 전화를 걸거나 직접 대화를 나누는 것이 큰일처럼 느껴질 때도 많았다. 현대 문명의 꽃이라고 부를 수 있는 통신 기술의 발달 덕분에, 손안에 휴대폰을 쥐면 누구든지 쉽게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이제 나는 직접 연락해서 물어보는 것 보다 카카오톡의 프로필을 확인하고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을 내려보는 것으로 안부를 확인하는 게 편해졌다. 그런데 용건 없는 안부 전화라니.곰곰이 생각해보면 ‘용건’ 있는 ‘안부’라는 말

지곡골목소리 | 김예슬 / 신소재 15 | 2017-09-06 22:54

대학생이 되어 고등학생 시절을 돌이켜보면, 대학 생활에 대해 환상 아닌 환상을 갖고 있었던 같다. 아마도 고등학생 생활이 지겨워서, 대학생이 되면 고등학생 때 누리지 못한 것들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품고 있었다. 정해진 시간표대로 수업을 듣는 대신 듣고 싶은 수업을 들으면서 교양도 쌓고, 동아리에 들어가 취미도 새로 배우고, 술을 마시면서 추억도 쌓는 등. 대학교 1학년 때까지만 해도 이 환상은 깨지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실제로 많은 부분이 일치했다. 하지만 1학년 막바지에 이를 무렵, 고등학교와는 또 다른 고민에 사로잡혔다.여태껏 겪어보지 못한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여러 가지 기계를 만지면서 ‘실제적인’ 지식을 쌓을 줄 알았던 전공과목에서는 단지 영어로 쓰인 책을 계산기와 함께 공부할 뿐이었다. 점점 소원해지는 인간관계에서 회의감을 느끼기도 했다. 여기에 고등학생일 때는 더 좋은 대학을 가겠다는 목표라도 있었지만, 이제는 취업, 국내 대학원이나 해외 유학 진학을 고민하는 등 진로에 대한 고민도 추가됐다.기사에 따르면 우리학교는 많은 학생이 등록금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에 따라 경제적인 고민은 덜었지만, 대신 학업 스트레스와 제한된 인간관계에 대한

독자리뷰 | 임동현 / 기계 14 | 2017-09-06 22:54

만화/만평 | . | 2017-09-06 21:01

만화/만평 | . | 2017-05-24 18:35

만화/만평 | . | 2017-05-24 17:28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였던 잭 트라우트(Jack Trout)와 앨 리스(Al Ries)는 포지셔닝(positioning)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포지셔닝은 소비자의 마음 또는 인식에서 경쟁 브랜드에 비해 특정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강화하거나 변화시키는 전략이다. 많은 경쟁 제품 가운데에서 기억에 확실히 남는 것이 있다면 그 브랜드는 포지셔닝 측면에서 성공한 것이다. 이처럼 포지셔닝이란 소비자의 인식 속에서 자사의 제품이 경쟁제품에 대비하여 가지고 있는 상대적인 우위 혹은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다. 마케팅 용어인 포지셔닝은 여러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방법 혹은 대처방법으로 흔히 인용된다. 예컨대, 아산병원의 성공을 포지셔닝 관점에서 살펴보자. 1989년 개원한 아산병원은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 유수의 여러 대형병원의 역사와 전통에 못했지만, 현재 의사나 기타 의료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어느 병원이 1위냐고 질문하면 많은 분이 아산병원을 이야기한다. 시중에 떠도는 다음과 같은 말은 아산병원의 포지셔닝을 함축적으로 잘 드러낸다. “서울대병원에서 진단받고, 아산병원에서 수술하고 삼성병원에서 장례 치른다.” 서울대병원은 국내 최고의 의과대학으로서 여러 진단에서

사설 | . | 2017-05-24 17:27

‘선진국 수준의 낮은 교수 대 학부 학생 비율 1:5.4명’, ‘학생 1인당 연간 교육투자비 8,400여만 원’, 우리대학 건학이념에는 ‘소수의 영재를 모아 질 높은 교육을 실시’하고자 한다고 명시돼있다.나는 한 학년이 300명 남짓의 소수 정예가 모인 우리대학을 매우 좋아한다. 작년에 졸업한 고등학교에 가서 우리대학을 홍보 할 때도 “입학하면 고등학교 같다”, “인원이 적어서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이다” 등을 강조했던 기억이 난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종합대에 진학한 친구들에게 “평소 어떻게 지내?”라고 물으면 대부분 함께 진학한 고등학교 친구들과 놀거나, 같은 학과 동기 몇 명과 함께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학업과 관련한 고민은 혼자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KAIST는 종합대보다 인원은 적지만 여전히 서로의 동기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대학 학생들은 타 대학보다 서로 돈독하고 가족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아쉬운 점이 있다. 우리대학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잘 표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3년간 다양한 학교 활동에 참여했다. 2번의 축제준비위원회와 2번의 새내기새로배움터준비위원회를 하면서 나와 비

78오름돌 | 이민경 기자 | 2017-05-24 16:55

우리대학에 온 후, 나는 매일 학교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고 있다. 이제 좀 둔감해질 만도 한데, 나의 왕성한 호기심은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40년에 걸쳐 공부한 인문학을 공대라는 낯선 환경에서 풀어내는 일이 조심스러우면서도 재미있고, 인문계 학생들과 전혀 다른 우리대학 학생들의 반응도 흥미로우며, 무엇보다도 꽃과 나무로 뒤덮인 학교 풍경이 계절의 변화에 대해 지속해서 관찰하게 만든다.더욱 인상적인 것은 전광판과 포항공대신문을 통해 접한, 프랑스의 고등사범학교(École Normale Supérieure) 및 에콜 폴리테크니크(École Polytechnique)와의 순위 경쟁 뉴스다. 이들 학교와 국립행정학교(École Nationale d'Administration)는 두말할 필요 없이 프랑스 최고의 3개 그랑제콜이다. 프랑스 유학 시절 이 학교들을 직간접으로 체험해본 바 있어서, 이 학교들이 어느 정도로 대단한 학교들인지 충분한 느낌이 있다. 저녁 무렵에 오가며 접하는 전광판의 글귀는 자연스럽게 우리대학과 프랑스의 주요 그랑제콜, 혹은 한국의 대학교육과 프랑스의 고등교육에 대한 비교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파리의 울름(Ulm) 거리의 고등사범학교가 배출한

노벨동산 | 이상빈 / 인문사회학부 대우교수 | 2017-05-24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