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나는 굉장히 오픈 마인드가 되어 보기로 했다. 부모님께 내가 고등학교 때 한 대입 선택이 꼭 최고의 선택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리고 앞으로의 대학생활 중에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으면 자퇴를 해서라도 그것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와 그 하고 싶은 것을 찾기 위해 대학교에서 학점을 위한 공부만이 아닌 사업, 여행 등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하지만 아버지의 반응은 냉담했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는 아버지가 판단하기에 옳다는 것만 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후 나는 더욱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과연 지금까지 나는 누구를 위한 ‘나’였나 고민하게 됐다. 대학에 오기 전까지의 과정이 과연 온전히 나의 선택에 의한 것인가 의심되었고 아버지의 말대로 무조건 포스텍에서 졸업하는 것이 부모님을 위한 ‘나’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한 ‘나’를 위해 진정 좋은 것인가 고민하게 됐다. 과연 성인이 된 대학생의 시점에서 아버지의 판단과 나의 판단이 갈리게 되었을 때 아버지가 더욱 경험이 많고 나의 부모님이라는 이유로 내 판단을 버려야 한다면 나는 그 판단이 무엇이 됐든 옳지 않다고 생각했고 이것은 아버지와 잦은 다툼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아버지와의 많은 다툼을 하면서 나는 나 스스로에게 과연 진짜 스스로 좋아하는 일이 나타났을 때 주위 모든 것을 이겨내고 도전할 수 있을지 수없이 물었다. 문득 새내기라는 명목으로, 또는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내가 책임져야 할 일들을 나태하게 흘려 넘겼던 많은 일이 떠올랐다. 내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지금 나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아직 미친 듯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지 못한 지금, 내가 있는 이 대학에서도 내가 배울 것은 무궁무진하게 많다는 것도 느꼈다. 남들보다 힘들게 느껴지는 대학생활을 나의 책임감을 발전시킬 기회라 생각할 수 있었고, 시간을 아끼며 살아가야 겨우 공부 외의 다른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수업 시간표기에 더욱 부지런해질 수 있음을 어느 순간 느끼게 됐다. 깨달음은 앞으로의 도전에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는 것들이었고 우리대학이 아니면 얻기 힘든 것들이었다. 무엇을 하든 현실에 집중해야 매 순간순간 주위에서 기회를 찾고 진정 좋아하는 것을 찾으면서도 그것을 향해 바로 달려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들의 새로운 도전에 반대하는 부모님도, 이공계를 중심적으로 하는 힘든 학교 커리큘럼에도 문제는 없다. 어느 곳에 있든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자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갓 대학에 입학해서 많은 꿈과 욕심이 있을 수 있지만 사실 그것을 다 완벽히 해낼 수 있는 새내기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아직 자신이 무언가 배워야 하는 학생임을 인정하는 것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일인 것 같다. 자기관리를 통해 현재에 집중하고 항상 새로운 것을 향해 준비된 사람이라면, 현재를 포기하는 선택을 하여도 다가올 새로운 도전이 더욱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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