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이공계 대학원 연구생활장려금(이하 연구생활장려금)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학생 인건비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연구생활장려금은 국가 R&D에 참여하는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생활비 걱정 없이 연구와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매달 석사과정생에는 80만 원, 박사과정생에는 110만 원의 금액 지원을 보장하는 제도다.
기존 이공계 대학원에서는 개별 연구실이 수주한 연구 과제 예산에 포함된 인건비 예산이 과제 참여 학생에게 지원되는 구조였다. 그러나 연구개발 과제 수주 상황에 따라 학생 연구자의 인건비가 불안정하게 변동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또한 R&D 예산 삭감에 따른 인건비가 축소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에 따른 해결책으로 연구생활장려금 제도가 나온 것이다. 정부는 사업 참여대학에 대학별 최저 금액 보장에 필요한 학생 인건비 부족분 100%를 지원하기 위해 내년 예산안으로 600억 원을 편성했다. 또한 지난 8월, 연구생활장려금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확정됐으며, 과기정통부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거쳐 내년부터 연구생활장려금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또 정부로부터 연구생활장려금 예산을 보조받기 원하는 대학들에 학생 인건비 관리기관 지정 신청을 받고 있다.
한편 우리대학은 연구생활장려금 제도에 해당 사항이 없다. 2024년 기준 석사과정생 150만 원, 박사과정생 200만 원으로 연구생활장려금 제도가 보장하는 수준 이상의 인건비를 지급하도록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지원팀은 연구생활장려금을 지원받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우리대학은 대학원생 인건비를 조교 수당이라는 이름으로 지급하고 있다. 조교 수당이란 대학원생들이 연구 활동, 교육 조교 활동 등에 참여하고 지급받는 수당으로, 연구과제의 △연구비 △학교 교비 △정부 사업의 국고 사업비 등으로 구성된다. 우리대학은 매년 물가 인상률, 등록금 인상분을 반영해 대학원생 조교 수당 기준 금액을 산정하고 있다.
이에 우리대학 구성원들의 연구생활장려금에 대한 인지도와 의견은 어떤지 알아보고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우리대학 대학원생과 학부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원생 임금 및 연구생활장려금에 관한 설문조사에는 대학원생 39명, 학부생 46명으로 총 85명이 답했다.
대학원생의 경우 연구생활장려금에 대해 △전혀 모름 28.2%(11명) △모름 17.9%(7명) △보통 23.1%(9명) △잘 알고 있음 28.2%(11명) △매우 잘 알고 있음 2.6%(1명)로 인지도가 다양하게 나타났다. 제도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압도적인 찬성률(84.6%)을 보였고 대학원생의 임금 수준에 대한 물음에는 △낮음 53.8%(21명) △매우 낮음 35.9%(14명)로 답했다. 대학원 진학 이후 생활비 부족 경험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무려 97.4%(38명)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 중 30.8%(12명)가 생활비 보충을 위해 다른 일을 병행한 적이 있으며 대부분 과외 혹은 학원 강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복지 정책에는 △전문연구요원과 동일한 수준의 연 15일 휴가 보장 △등록금 인하 △근로자도 학생도 아닌 애매한 신분으로 인해 혜택을 받지 못하는 문제 해결 등이 제시됐다.
학부생의 경우 연구생활장려금에 대해 △전혀 모름 69.6%(32명) △모름 8.7%(4명) △보통 8.7%(9명)로 해당 제도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대학원 임금 수준에 관한 질문에는 84.8%(39명)의 응답자가 현재 대학원 임금 수준이 낮다고 답했다. 이들은 연구생활장려금에 관한 설명을 읽은 후 △매우 타당하다 54.3%(25명) △타당하다 37%(17명)로 응답해 대학원생과 마찬가지로 제도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한편 이들 중 54.3%(25명)가 대학원 진학 희망 여부를 결정할 때 대학원 인건비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답해 인건비가 과학 기술 인재 확보에 중요하게 작용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이들은 물가 상승을 고려한 합당한 지원과 여가를 보장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우리대학 대학원생 A 씨는 “등록금을 제외한 인건비만으로는 월세를 포함한 생활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부모님께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라며 인건비 부족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학교가 위치나 규모적으로 다른 대학과 경쟁하기에 열세인 면이 있는데, 연구생활장려금이 아니더라도 학부생보다 대학원생을 유치하는 데 예산을 더 투자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남겼다. 한편 대학원생 B 씨는 “기숙사에 살고 있어 아끼면 살아갈 수는 있지만 정말 최소한이라는 느낌”이라며 비슷한 의견을 내보였다.
과기정통부는 우리대학을 포함한 주요 대학의 현장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연구생활장려금을 구체화하고 있다. 또한 안정적인 연구생활장려금 지급을 위해 학생 인건비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이공계 대학원생의 안정적인 연구와 기초적인 생활을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설문조사와 같이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바와는 간극이 있다. 대학원생, 교수, 대학의 입장을 고려해 앞으로도 이공계 인재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위한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