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서울의 한 대학생의 삶을 생각해 보자. 지방에서 온 학생이라면 기숙사에 입사하지 못하면 자취를 해야 한다. 월세와 공과금이 매달 지출로 나간다. 등록금은 연간 1,000만 원에 육박하며 생활비와 월세를 벌기 위해서 매일 혹은 주말마다 아르바이트나 과외를 해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 방학 중에 여행을 간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다. 다음 학기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집안에서 모든 자금을 지원해 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의 예를 들어 보았다) 이러다 보니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고 학업에도 소홀하게 된다. 동아리 등의 취미 생활을 위해 시간을 낼 생각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연애도 못 한다. 돈이 많이 들고 시간도 없기 때문이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하려 해도 너무 어렵다. 취업해도 학자금 대출과 전세자금 대출을 갚아야 한다. 내 생활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많은 것을 포기하게 된다. 꿈, 주택 마련, 결혼, 출산, 연애, 심지어는 건강까지…. 오죽하면 N포 세대라는 말도 나왔을까.
분명히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사는 것 같은데 현실은 나아지지 않는다. 실제로 대한민국 자살률 중 25% 이상은 20~40대에 해당하는 청년들이 차지한다. 책이나 매체에서는 노력하면 불가능한 것이 없다고 말을 하는데 도무지 개선책이 보이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는 청년들에게 절대 따뜻하지 않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어떨까? 우리 학교는 등록금이 타 대학보다 저렴하고 그마저도 장학금을 받는 학생이 많다. 저렴한 비용의 기숙사에서 살며 RC에서 생활할 때에는 여러 가지 행사에 참여할 수도 있다. 또 교내 근로를 하면 매우 높은 시급을 받으며 한 학기 용돈을 벌 수도 있고 일정 성적이 넘으면 교외의 다양한 장학금을 받을 수도 있다.
마음껏 공부할 수 있도록 24시간 365일 개방되는 도서관도 있고 SMP, 튜터링 등의 프로그램도 존재한다. 단순히 학교 공부에만 그치지 않고 연구 활동을 할 때에도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다. 또한, 다양한 공모전 등을 통해서도 장학금을 지급한다. 최소한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위에서 언급했던 대학생이 되면 하고 싶었던 일들을 실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 따라서 위의 사례가 우리와는 거리가 먼 얘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누군가는 본인이 노력해서 이 학교에 입학했으므로 이런 혜택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이 학교에 입학하여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난 것에 감사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왕이면 우리 모두 후자가 되었으면 한다. 현재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며 이를 더 많은 사람에게 나누어 주려고 하자. 나의 행동이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는 확신을 하고 실행에 옮기자. 부자들이 교육열을 올리는 까닭은 교육이 가장 확실한 투자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장 확실한 투자를 받은 사람들로서, 사회를 위해 보답하자.
우리대학 건학 이념에는 우수한 교육을 통해 글로벌 미래를 양성하자는 것도 있지만, 국가와 인류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을 양성하자는 것도 있다. 학교에 입학한 이상 첫 번째 이념은 자연스레 충족될 것이다. 하지만 후자는 우리가 직접 나서서 해야 하는 일이다. 인류를 위해 봉사할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 우리 학교 학생들이 모두 가져야 할 사명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비록 사회가 냉정하다고 생각될 수 있는 와중에도 우리는 사회와 국가로부터 많은 후원을 받고 있고, 덕분에 비교적 남들보다 여유롭게 꿈을 실현할 기회를 얻었다. 우리는 더 많은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더 많이 사회에 환원해야 할 의무를 진다. 우리에게 투자한 사회를 위해 지금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함으로써 그 투자가 가치 있는 것이었음을 증명해야 한다. 포스테키안으로서 많은 기회를 얻었고 혜택을 받았다는 사실에 항상 감사하며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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