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저렇게 넓은 공간을 왜 활용하지 않고 있을까?’ 언덕의 공간을 활용하여 필요한 건물을 짓거나 외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공원을 만들면 좋을 텐데 말이다. 확실히, 폭풍의 언덕길을 지나가다보면 나무 몇 채, 꽃들은 거의 안보이고 ‘휑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CCC(Creative Contents Contest)’를 준비하는 어떤 팀은 폭풍의 언덕을 활용하는 방법을 계획했다고 한다.
부총학생회장을 통해 알아본 결과, 폭풍의 언덕은 고 박태준 이사장님의 뜻이 담겨 있는 곳이었다. 박태준 이사장님은 포항공대를 설립할 당시, 산을 깎아 많은 건물을 세우고 지곡 연못 역시 인공물인 만큼, 그 공간만큼은 자연 그대로 두기를 바라셨다고 한다. 그래서 20년이 넘도록 폭풍의 언덕은 자연 상태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 역시 폭풍의 언덕이 잘 보존됐으면 좋겠다. 대신, 땅을 깎아 건물을 세우자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꽃과 나무를 더 심어서 자연생태공원처럼 예쁘게 가꿨으면 좋겠다. 그러나 잔디밭 가장자리의 울타리를 넘어 헐레벌떡 뛰어가는 학생들, 수업이 끝나고 잔디밭을 가로지르는 분반 신입생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울타리를 쳐놓고 ‘통행금지’라는 팻말을 써놓는 것보다 ‘꽃들과 나무가 많기에 가로지르지 못 하겠다’라는 인식이 들도록 바꿔야하지 않을까?
몇 년 전만 해도 잔디밭에서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 축제기간 때, 잘 보호한 잔디밭 위에서 한 번쯤 공연이나, 콘서트를 하는 것은 참 좋지 않은가? 최근에는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 아쉽다. 앞으로 많은 포스테키안들이 박태준 이사장님이 남긴 폭풍의 언덕의 가치를 알아갔으면 좋겠고, 그곳을 가로지르는 일 또한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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