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내에는 SNS를 통해 유명해진 노벨이를 포함한 다양한 야생 고양이가 서식하고 있으며 귀여운 외모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1일, 포스텍 라운지(이하 포라)에 우리대학에서 외부인들이 야생 고양이를 돌보는 행위와 그로 인한 개체수 증식에 대해 우려를 담은 글이 게시됐다. 야생 고양이의 개체 수가 늘면서 △위생 문제 △소음 발생 △건물 내 출입 등 문제가 점점 심화한다는 것이다. 교내 야생 고양이와 고양이를 주기적으로 돌보는 캣맘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전부터 지속됐다. 이에 본지는 우리대학 구성원들의 야생 고양이 관련 피해 경험과 인식에 대해 알아보고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지난달 15일부터 7일간 우리대학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208명 중 88명이 야생 고양이에 의해 피해를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그중 96.6%(85명)가 야생 고양이 관련 대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피해의 종류는 울음소리로 인한 소음 피해가 37.5%(33명)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으며 위생적 불편이 36.4%(32명)로 그 뒤를 이었다. 복지회 측과 포라에 글을 올린 대다수가 예상한 대로, 위생과 소음 측면에서의 불만이 가장 많이 드러났다. 추가로 19학번 이하의 구성원에 비해 19학번 이상의 구성원이 피해를 겪었다고 답한 수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야생 고양이 서식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연구실 생활 △개인 이동 수단 보유 △교내 장시간 체류 등의 원인으로 비교적 고양이에게 피해를 보기 쉽기 때문으로 보인다.
야생 고양이를 돌보는 것을 목격한 경험에 대해서는 우리대학 구성원을 자주 목격했다는 답변이 52.8%(110명), 외부인의 경우는 30.8%(64명)로 나타났다. 돌봄을 제공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인원의 경우는 6.3%(13명)로 위 결과와 대비적이다. 이는 구성원들이 다니지 않는 시간에 활동하는 외부인과 달리 교내 구성원의 경우 낮 시간에 주로 활동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교내 구성원의 돌봄의 형태는 사료 제공이 92.3%(12명)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생활공간에 대한 지원도 15.4%(2명) 존재했다.
지난달 2일, 복지회 측은 야생 고양이 관련 공지글을 게시했다. 야생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이들은 외부인과 일부 우리대학 구성원들로 파악돼 안내문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자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와 동시에 외부인들이 △안내문을 무시하고 먹이 제공 △안내문 훼손 및 폐기 △말리는 학생식당 직원들에게 항의 등 다소 과격한 대응으로 복지회와 갈등을 빚어왔다는 내용이었다. 이로 인해 다양한 장소에 안내문을 설치했음에도 복지회의 안내문을 확인한 교내 구성원은 40.8%(85명)에 불과했다.
안내문 등 가시적으로 보이는 대처의 효과가 없으니 우리대학의 야생 고양이 관련 대처가 충분하다고 느끼는 구성원은 12.5%(26명)에 불과했다. 교내 구성원들은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주 방사 △식당과 먼 고양이만의 공간 구축 △중성화 △먹이 금지 등을 들었다. 복지회 역시 문제 해결을 필요성을 느끼고 이러한 방안을 실행에 옮기고자 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복지회는 당초 길고양이의 개체수 증가를 막기 위해 포항시의 지원을 받아 중성화하는 것을 고려했다. 다만 중성화 후 동일 장소에 방사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 효용이 없다고 판단해 중단했다. 추가적으로 포항시 동물보호센터의 경우 아프거나 태어난 지 1개월 미만의 야생 고양이만 데려갈 수 있어 해결 방법이 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복지회 자체적으로 중성화를 실시하고자 했지만, 중성화 비용이 한 마리당 평균 29만 원으로 예산상의 문제가 있어 실제로 진행하지는 못했다. 복지회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제약 때문에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복지회는 지곡회관 주변 고양이 개체수 증가에 대응해 이주 방사를 검토하고, 지곡회관 주변에 이에 대한 안내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주 방사 자체를 직접적으로 제약하는 법 규정은 없으나, 동물보호법 제10조(동물학대 등의 금지)에서는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생존에 어려운 환경으로 동물을 이주시키는 것 역시 금지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캣맘들이 이주 방사를 문제 삼을 소지가 있으며, 실제로 복지회 측으로 이주 방사에 대해 항의하고 불법성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항의 전화들이 걸려 오기도 했다. 이에 이주상 복지회 팀장은 “일방적으로 이주 방사를 진행하기보다는 먼저 캣맘들과 소통을 통해 원만히 해결하는 노력을 하고자 한다”라며 입장을 밝히고 이들에게 복지회로 연락을 달라는 안내문을 비치한 바 있다. 지난달 24일엔 이 계획의 일환으로 지곡회관, 포스코국제관 주변 고양이들의 이주 방사를 위해 교내 캣맘의 협조를 요청하는 글이 올라왔다. 복지회는 포항시청 동물보호팀의 권고 하에 지역 캣맘들과의 협의 후 방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야생 고양이는 귀여운 외모로 우리대학을 찾는 외부인과 교내 구성원들에게 힐링이 되곤 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울음소리로 인한 소음 △식당 지역 등에서의 위생 문제 △건물 출입 및 경제적 손실 등 다양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야생 고양이를 위하는 이들도, 피해를 우려하는 이들도 서로의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서로가 납득하는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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