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생활하다 본가에 가면 큰 변화를 체감하는 생활 습관 중 하나가 쓰레기 배출이다. 학교에서는 가까운 쓰레기통에 버리면 그만이지만, 집에서는 쓰레기통이 가득 차면 밖에 나가서 분리배출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 쓰레기 배출 문화는 집보다는 편하고 너그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를 넘어 ‘끓는 지구’ 시대라는 말이 나오는 만큼, 쓰레기 배출은 어디에서나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
‘배달 음식 쓰레기로 뒤덮인 우리대학, 분리배출 문제 심각’을 읽고 주요 쓰레기 배출 장소의 지저분한 모습이 떠올랐다. 나 또한 쓰레기 더미 위에 젠가를 올리듯 쓰레기를 얹은 적이 종종 있다. 전날 밤에는 넘치던 쓰레기통이 다음날 마법같이 비어 있으니 정말 편리하지만, 매일 아침 쓰레기를 분리하시는 청소노동자분들을 보면서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 뒤에는 보이지 않는 노고가 있음을 되새기게 된다.
대학 측에서 쓰레기통 포화 지역에 추가 쓰레기통을 비치한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기사 설문조사에서 언급됐던 학생 이용시설의 분리배출 정보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기사에 사용된 사진에도 나타나듯이, 플라스틱류 쓰레기의 대부분은 페트병이나 카페 일회용 컵과 빨대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깨끗한 상태로 배출된 것을 볼 수 있지만, 비닐 상표가 분리되지 않은 채 배출됐다는 점에서 분리배출이 미흡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분리배출 정보 부족 문제가 여기서 드러난다. 페트병은 비닐 상표를 떼서 배출해야 하고, 빨대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일반쓰레기로 분류해야 한다. 이런 정보는 교내회보 쓰레기 배출 매뉴얼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3년 전에 게시된 글이라 많은 사람이 접하기 어렵고, 모든 매뉴얼을 숙지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포스터를 제작하여 배출장소에 부착하는 등의 방법으로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이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사를 읽고 교내회보 분리배출 매뉴얼이 게시됐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교내 음식물 쓰레기통의 정확한 위치도 알 수 있었다. 지곡회관이나 학생회관의 비닐봉지에 그대로 담겨 버려진 음식물쓰레기를 보며 눈살을 찌푸린 적이 많다. 음식물쓰레기는 다른 쓰레기에 비해 배출 위치가 불명확하고 처리하는 과정이 번거롭지만 무분별한 배출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 음식물쓰레기 수거함 위치를 알리고 분리배출 필요성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역시나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학 구성원들의 관심과 자발적인 실천이다.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했으니까’ 혹은 ‘치우시는 분이 처리하겠지’라는 마음가짐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새 학기, 학교 구성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노력해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 정착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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