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버릇없는 행동들에 대한 걱정들도 많았고 우리가 그런 행동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아무런 대책도 없었다. 나는 당장 다음 날부터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걱정이 되었다. 다음 날에는 내 수업 시간이 있었다. 2교시, 4교시였다. 2교시는 점심시간 바로 전이라서 수업을 끝내고 뒷정리를 하느라 아이들과 같이 밥 먹으러 가지 못했다. 내가 식당에 들어설 때 밥을 다 먹고 나오는 아이들과 마주쳤다. “쌘님 왜 이제 와요? 정말 미워!” 이 말 한마디에 나의 걱정은 다 사라졌다. 아이들이 강사를 무시하는 줄만 알았는데 사실은 좋아서 그러는 거였구나. 내가 없다고 찾는 아이들이 갑자기 너무 귀여워 보였다.
이때부터 또 다른 수난이 시작되었는데 바로 게임이었다. 아이들이 친해지기 시작하니까 시간만 있으면 제로나 ABCD같은 게임을 해서 팔이나 손등 때리기 같은 것을 하자고 졸라댔다. 아이들과 친해질 것 같아서 시작했는데 결국엔 양쪽 팔뚝에 피멍이 들어서 끝났다. 하지만 나도 즐거웠고 아이들과 많이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 다음부터는 즐겁게 보냈던 일이 많다. 아이들도 잘 따라주고 계란 떨어뜨리기 대회도 우리 조가 1등을 해버렸다. 체육대회에서 다른 반 아이들도 알게되었고 일요일엔 2반과 우리 반이 함께 오어사로 소풍을 가기도 했다. 한 주가 지나자 그동안 아이들의 행동이 버릇없어 보였지만 속마음은 그렇지 않았다는걸 깨닫게 되었다. 두 번째 주는 정말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두 번째 주는 거의 연극연습을 하며 보냈다. 아이들은 힘들텐데 잘 따라주었다. 마지막 날엔 각 반 연극 발표와 물로켓 발사가 있었다. 우리 조는 물로켓도 가장 멀리 날렸다.
2주 동안 정말 몸도 많이 피곤했고 아이들의 행동에 놀라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이쁜 선생님~~~” 이라고 부르며 게임하자고 졸라대고 마지막 날 작은 선물을 받던 순간의 기억들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겨울학교는 학생과 강사 모두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교장선생님의 말도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배운 가장 큰 것은 바로 ‘순수한 마음’ 이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오해했던 일들을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중학생과 2주간 유치하게 놀아보는 것도 정말 해 볼만 한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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