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3천 원이던 해동-아우름홀(이하 해동홀) 학생 정식 가격을 오백 원 인상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평소 저렴하게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어 학식을 애용한 터라 아쉬움이 앞섰다. 그러나 원재료 가격이 판매가보다 상당히 높다는 인상 사유를 보고, 가격을 오백 원밖에 인상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여겨졌다.
저렴한 가격으로 건강한 식사를 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대다수의 포스테키안이 그렇듯 밤늦게까지 깨어있다 보면 출출해진 배가 때아닌 식량 공급을 요구한다. 늦은 밤 웬만한 배달 음식점이 문을 닫고 학생 정식과 버거킹도 진작에 운영을 마쳤다면 편의점으로 향한다. 그러나 기본적인 판매 품목마저도 2천 원을 훌쩍 넘는 편의점에서 단돈 3천 원으로 건강한 식사를 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학생 정식으로 식사하면 별다른 품을 들이지 않고도 건강을 챙길 수 있다. 우선 식사 시간을 학생 정식 운영시간에 맞추면서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게 된다. 메뉴를 고민할 필요도 없다. 전문가의 손길로 잘 짜인 식단을 식판에 담기만 하면 된다.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를 이동 시간 5분, 식비 3천 원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학생 정식의 제일 큰 장점이다. 이런 장점 덕에 필자는 학생 정식을 자주 이용한다. ‘밥 먹으러 가자!’라는 말이 줄어들다 못해 ‘밥!’이라는 한 단어만으로 모이는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지곡회관으로 향하는 순간은 일상의 소소한 행복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학생 정식을 애용하는 입장에서 가격 인상은 아쉬운 소식이지만, 원가를 고려했을 때 적절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식재료 가격은 약 40% 상승했으며 현재 학생 정식 한 끼에 약 5천 원을 투입하고 있다. 타 대학의 경우 반찬 가짓수가 한 개 더 많은 대신 기본 4천 원을 웃도는 가격이라고 한다. 기존 학생 정식 가격인 3천 원은 원가의 약 60%일 뿐만 아니라 타 대학과 비교해도 저렴한 편인 것이다. 학생 정식을 이용하다 보면 배식 인원이 많아질수록 조리해둔 반찬이 금방 떨어져 배식 시간이 길어지는 일이 발생한다. 그때마다 종종걸음으로 최대한 빨리 반찬을 가져다주시려는 조리사님께 감사하면서도 조리 도구나 인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염려됐다. 더 나은 메뉴를 제공하고 낡고 불편한 조리기구를 교체하고자 한다는 복지회 측의 설명처럼 이번 가격 인상을 통해 영업 손실을 줄이고 조리사분들의 편안한 근무 환경을 마련할 수 있길 바란다.
대면 수업을 시작하면서 대다수 학생이 학교에서 생활하고,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학생들이 학생 정식을 이용하면서 여느 때보다 학생 정식 취식 인원이 늘었다. 고기 반찬이 나오는 날은 해동홀이 배식을 기다리는 학생들로 가득 찬다. 학생 정식의 수요가 늘어난 만큼 학생 정식이 더욱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원활히 운영될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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