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대한민국 최초로 6개의 팀으로 구성된 프로야구(KBO)가 출범하며 프로스포츠의 시대가 열렸다. 이후 프로축구(K리그), 프로농구(KBL) 등이 잇따라 출범해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줬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축구팀이 4강에 진출하자 시청 광장이 응원하는 사람들로 가득 메워질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프로스포츠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스포츠인 KBO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1%에 그쳤다. 특히 20대의 경우 2013년에 44%가 관심 있다고 답했지만, 올해는 18%로 관심도가 현저히 줄었다. 30대 또한 9년 만에 46%에서 28%로 관심도가 줄었다. 연간 관중 수 역시 2017년 840만 명으로 최대치를 달성한 이후 꾸준히 줄어 2019년 728만 명을 기록했고,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2021년에는 121만 명에 그쳤다. 야구 다음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인 K리그는 2015년 212만 명을 동원한 이후 2018년 114만 명으로 반토막 난 상태에서 2019년 약진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다시 한풀 꺾였다. KBL 또한 7년간 관중 수가 매년 백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 TV 시청률 또한 상황은 여의찮다. KBO 시청률은 5년 만에 0.885%에서 0.5%로 감소했고, 축구와 농구는 0.2%에 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농구는 2019년 MBC SPORTS+에서 중계권을 포기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인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MLB)의 평균 시청 연령도 2004년 46세에서 2017년 57세로 오르는 등 프로스포츠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크게 떨어졌다.
짧고 굵은 e스포츠에 반한 MZ세대
프로스포츠와 반대로 최근 e스포츠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2014년 602.7억 원에서 2019년 1398.3억 원으로 5년 만에 2.3배가량 성장했다. 또한, e스포츠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이번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8종목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정도로 그 인기를 인정받고 있다. 프로스포츠 시청률의 하락과는 대조적으로 e스포츠 시청률은 매년 늘고 있다. 매년 열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프로 경기인 LCK의 평균 시청자 수는 2017년 10만 명 대에서 2021년 20만 명대로 2배 증가했다. 특히 MZ세대 중 많은 이들이 경기 시간이 기본 2, 3시간을 넘는 야구나 축구에 비해 짧은 e스포츠를 더 선호한다. 이에 프로스포츠에서도 경기 시간을 단축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플로렌티로 페레즈 레알 마드리드 회장은 젊은 세대가 지루해하지 않도록 기존 90분이던 경기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KBO는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자동 고의4구를 도입하고 경기 시간 지연의 주범인 볼넷을 감소시키기고자 스트라이크존을 확대했다. 국제배구연맹(FIVB)에서도 서브 8초 규칙을 강화해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한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OTT 서비스로 돌아선 관중들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생겼다는 점도 프로스포츠가 외면받는 요인 중 하나다. 오징어게임의 대흥행이 증명하듯 OTT 산업은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OTT 산업은 2012년 1,085억 원에서 2020년 7,801억 원으로 연평균 27.5% 성장을 이루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이용 행태 조사 결과, OTT 서비스 이용률은 전체 응답자의 69.5%로 집계됐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며 서비스 이용 시간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전미 농구 협회(NBA)에서는 중계 영상을 무료로 활용할 수 있게 해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KBO에서도 OTT 플랫폼인 웨이브를 통해 연습 경기를 생중계하는 등 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수와 구단 이슈에 지친 관중들
계속되는 선수 논란과 솜방망이 처벌 또한 프로스포츠로부터 사람들을 떠나가게 하는 원인이다. 특히 학교 폭력, 불법 도박, 음주 운전 등은 체육계에 끊이지 않는 고질적인 범죄 사례다. 작년 2월 여자배구팀의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과거 학교 폭력 사실이 밝혀져 많은 팬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야구계에서는 3번이나 음주 운전 사고를 일으켜 자숙 중인 야구선수 강정호가 KBO에 복귀 신청을 하자 팬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일이 있었다.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던 선수가 범죄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큰 허탈에 빠진다. 선수 개인뿐 아니라 단체가 팬들에게 실망을 주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2012년, 2016년에 대규모 KBO 승부조작 사건이 밝혀졌음에도 2021년 다시 한 번 승부조작이 드러나 팬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관심도 하락의 심각성을 인지한 듯 프로스포츠에서도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O 소속 프로야구단 두산베어스는 선수와 주요 경기 장면을 담은 NFT 카드를 발행했고, K리그는 활동을 통해 NFT 아이템을 얻고 아바타를 꾸밀 수 있는 메타버스를 구축했다. 다큐멘터리나 웹드라마를 제작하는 구단도 있다. KBO 소속 프로야구단 한화 이글스는 1년간의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OTT 플랫폼 왓챠를 통해 공개했다. K리그 소속 프로축구단 경남FC는 구단 사무국 직원의 이야기를 담은 웹드라마 ‘버티고, 슛’을 제작했고, K리그도 프로선수의 성장과 로맨스를 다룬 웹드라마 ‘투하츠’를 선보였다. 경기 시간 단축, 뉴미디어 접근이 OTT와 e스포츠로 떠나간 MZ세대의 마음을 다시 되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관심도 하락의 심각성을 인지한 듯 프로스포츠에서도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O 소속 프로야구단 두산베어스는 선수와 주요 경기 장면을 담은 NFT 카드를 발행했고, K리그는 활동을 통해 NFT 아이템을 얻고 아바타를 꾸밀 수 있는 메타버스를 구축했다. 다큐멘터리나 웹드라마를 제작하는 구단도 있다. KBO 소속 프로야구단 한화 이글스는 1년간의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OTT 플랫폼 왓챠를 통해 공개했다. K리그 소속 프로축구단 경남FC는 구단 사무국 직원의 이야기를 담은 웹드라마 ‘버티고, 슛’을 제작했고, K리그도 프로선수의 성장과 로맨스를 다룬 웹드라마 ‘투하츠’를 선보였다. 경기 시간 단축, 뉴미디어 접근이 OTT와 e스포츠로 떠나간 MZ세대의 마음을 다시 되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