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이하 윤 당선인)의 당선이 확정되며 AI를 통한 개인 맞춤형 교육 등 에듀테크 관련 공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듀테크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증강현실·인공지능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교육을 의미한다. 에듀테크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학습 격차 심화와 학습 의욕 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윤 당선인은 에듀테크와 관련해 △영유아·초등학생 돌봄 서비스 통합 AI 플랫폼 구축 △AI 활용 학력 진단 시스템 구축 △AI 보조 교사 도입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미 몇몇 학교들에 교육 관리 시스템이 도입돼 더이상 에듀테크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에듀테크 기업 유비온에서 만든 애플리케이션 ‘코스모스(Coursemos)’는 대학 교육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이미 많은 학생이 이용하고 있다. 또한, 인천시 교육청은 유비온과 업무 협약을 맺고 초중고 전용 학습 플랫폼 ‘하이디(HyDee)’를 제공하기로 했다. 하이디는 순수 국내 기술의 웹오피스로 학생들은 하이디를 통해 △줌(Zoom) 화상 수업 △자동 출결 관리 △학교·학급 전용 AI 채팅 △과제 수합·피드백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교육부 공문에 원격 수업 솔루션 중 하나로 소개된 ‘구루미’는 최대 100명이 동시에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문서 공유 △출석부 △화이트보드 △그룹 토의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해 비대면 교육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다.
한편, 학교뿐만 아니라 사교육에서도 에듀테크가 경쟁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개인 맞춤형 음악 교육을 제공하는 ‘씨썸’은 사용자 음성 데이터를 분석해 AI 기반의 음악 솔루션을 제시한다. 사용자의 음정과 리듬을 채점한 결과를 바탕으로 사용자는 보강 내용을 추천받을 수 있다. 오랜 시간 종이 학습지와 교사의 대면 수업 방식으로 운영돼왔던 학습지 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구몬학습’과 ‘빨간펜’으로 유명한 교원은 도서 산간 지역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비대면 화상 관리 서비스를 고객 전체를 대상으로 확대했고, 자체 개발한 앱을 출시했다. 이에 1년 만에 학습자가 7배나 증가하자 메타버스와 실사형 AI 보조 교사를 구현한 유·초등 디지털 학습지인 ‘아이캔두’를 개시했다. 경쟁사인 웅진씽크빅은 이전부터 AI 맞춤 학습 프로그램인 ‘웅진 스마트올’을 통해 유아부터 중학생까지를 대상으로 디지털 종합 학습지를 제공해 왔는데, 지난해 12월 메타버스 가상 도서관 구축과 함께 메타버스 기반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에듀테크가 교육계의 주요 화제로 떠오르며 관련 연구 공유와 논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26일 열린 대한민국 교육박람회에서는 에듀테크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교육용 애플리케이션과 디지털 교과서를 비롯한 교육용 IT 기기 및 인프라와 솔루션 등이 전시됐고, 스마트 스쿨 구현을 위한 스마트 교구 및 기자재, 스마트 사물함, 전자 칠판 등이 눈길을 끌었다. 행사 중 많은 연사가 에듀테크 기술 현황과 앞으로 에듀테크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연설하기도 했다. 지난해 열린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서도 미래 교육 기술 관련 우수제품들이 소개됐고, 세계 에듀테크 동향을 분석하는 콘퍼런스가 있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새롭게 메타버스 서비스관을 신설해 교육 제작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이를 교육에 적용한 사례 영상을 볼 수 있게 했다.
한국무역협회에서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 규모가 2025년 3,420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할 정도로 에듀테크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에듀테크가 우리의 일상으로 완전히 자리 잡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우선 교과서 출판사와 온라인 강의 업체 간 저작권 분쟁 문제가 있다. 웅진씽크빅은 스마트올 중학 서비스를 운영하며 천재교육의 중학교 교과서 콘텐츠를 사용해왔으나 천재교육의 허락 없이 사용한 것이 드러나 저작권 분쟁이 발생했다. 웅진씽크빅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 공정위에 불공정거래행위로 천재교육을 신고한 상태다. 또한, 교육데이터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 대응 포용적 미래교육 거버넌스 구축 방안’에서 교사 257명을 대상으로 한 에듀테크 인식 조사 결과, 에듀테크 활용의 장애 요인으로 다양한 플랫폼이 혼재돼 있고 학습 데이터 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에 교육부는 K-에듀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2024년부터 교사와 학생이 민관 교육자료와 수업을 지원하는 각종 에듀테크와 AI 맞춤형 학습 지원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재해 있지만, 윤 당선인의 핵심 교육 공약 중 하나가 에듀테크인 만큼 앞으로 에듀테크는 더욱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도입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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