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되면, 수많은 술자리가 열린다. 그런데, 우리대학의 술자리에는 항상 소주와 맥주만 단골로 등장한다. 우리가 흔히 ‘양주’라 부르는 서양식 술이 편의점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로 흔해졌는데, 여전히 다양한 술을 즐기기보다는 소주로 시작해서 소주로 끝나는 술자리가 가득하다. 그 원인 중 하나는 양주에 대한 몇 가지 오해가 아직도 우리들의 인식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돈 없는 대학생이 무슨 양주냐는 인식이 강하다. 또한, 정보가 부족해 쉽사리 다가가기 힘든 점도 하나의 원인이다. 하지만 이런 오해를 해소하고 정보를 충분히 획득한다면, 분명 즐거운 술자리를 더욱 빛내줄 술 문화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지에서는 △양주는 비싸다 △양주는 독하고 맛이 없다는 오해를 해소하고, △양주 종류 △양주 고르는 방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우리대학 구성원들이 다양한 나라의 술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양주는 비싸다?
먼저 양주가 우리가 흔히 접하는 희석식 소주보다 비싸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흔히들 바(Bar)에서 한 잔에 6,000원에서 15,000원까지 하는 상당히 높은 가격의 칵테일이나 양주를 마셔보고는 양주가 비싸다고 오해한다. 이런 업소에서 파는 술은 복잡한 유통구조에서 붙는 세금과 중간이윤, 손님에게 팔 때 이윤을 남기려는 목적 때문에 우리가 직접 술을 사 먹는 것보다 더 비쌀 수밖에 없다. 유명한 위스키 중 하나인 ‘발렌타인 21년’이 주류 시장에서 10만 원 초반대의 가격에 구매 가능한 것에 비해, 바에서 시킬 경우에는 50만 원까지 비싸지기도 한다. 흔히 먹는 소주나 맥주도 매장에서 사면 마트에서 사는 것보다 약 2.5배 이상 비싼 것을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야 양주를 싸게 살 수 있을까? 먼저 간단한 방법으로는 우리 주변에 있는 전문 주류점이나 대형마트에 가서 구매하는 방법이 있다. 실제로 부산의 한 주류점에서는 700mL 용량의 발렌타인 21년산을 7~8만 원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주류 구입처로 서울 남대문시장의 주류상가가 있다. 수많은 판매점이 밀집해 있으며, 주류점마다 가격이 다르므로 잘 흥정한다면 싼값에 술을 살 수 있다.
양주는 독하고 맛이 없다?
양주 중에서 흔히 소비되는 위스키는 보통 알코올 도수가 40도가 넘는다. 그래서 양주를 대부분 ‘독하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이는 양주를 마시는 다양한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소맥’으로 마시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양주도 여러 가지 마시는 방법이 있고 사람마다 그 취향이 다르다.
먼저 양주의 알코올 도수를 낮추면서, 향을 좀 더 퍼지게 하는 ‘온 더 록(On the Rock)’ 방식이 있다. 이는 먼저 큼지막한 얼음 2~3개를 잔에 넣고, 술을 그 위에 따르는 방법이다. 그 모습이 마치 바위 위에 술을 따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온 더 록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얼음이 녹으며 양주의 독한 맛이 약해지고, 본연의 향이 잘 풍기게 된다. 처음 입문하는 사람의 경우 높은 도수의 술에 익숙하지 않으므로, 이렇게 마실 경우 쉽게 양주를 경험할 수 있다.
다음으로, 양주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유명한 ‘칵테일(Cocktail)’이 있다. 칵테일은 여러 종류의 양주와 함께 과즙, 과실, 시럽 등을 섞어 마시는 술로, 도수도 많이 낮아질뿐더러 대부분 달콤하기 때문에 즐기기 쉽다. 칵테일 바의 비싼 가격에 오해가 생길 수 있으나, 직접 만들어 먹으면 바에서 먹는 것보다 싸게 먹을 수 있다. 간단한 칵테일 레시피들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재료를 구하기도 어렵지 않다. 그냥 양주를 먹는 것보다 더욱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데다가 도수도 낮아 부담 없이 먹기 좋다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처음부터 양주를 그냥 먹기보다는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마신다면, 그 맛에 매우 쉽게 익숙해질 수 있다.
양주 종류
양주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대표적으로는 △위스키(Whisky) △브랜디(Brandy) △진(Gin)이 있다.
위스키는 12세기경 아일랜드에서 시작됐으며, 보리를 발효해 증류한 뒤 숙성한 술을 의미한다. 보리, 호밀 등 다양한 곡류를 혼합해 만들어진다. 더 세분화하면 △스카치 위스키(Scotch Whisky, 스코틀랜드산 위스키) △아이리시 위스키(Irish Whisky, 아일랜드산 위스키) △아메리칸 위스키(American Whisky, 미국산 위스키) 등이 있다. 제일 유명한 것이 스카치 위스키로, 한 번씩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발렌타인’이나 ‘조니 워커’가 여기에 속한다.
브랜디는 과일 발효액을 증류하고 숙성한 술이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코냑(Cognac) 지방의 포도주를 증류시켜 만드는 브랜디가 유명하다. 코냑은 굉장히 유명해서, 때로는 브랜디라는 이름과 혼용하기도 한다. 코냑의 유명 브랜드에는 ‘헤네시’, ‘레미 마틴’ 등이 있다. 그다음으로 유명한 것은 알마냑(Armagnac) 지방의 브랜디로, ‘샤보’가 대표적이다.
진은 보리, 밀 등의 곡류와 당밀을 혼합, 증류하고 솔향이 나는 주니퍼 베리나 노간주나무의 열매로 향을 입힌 것이 그 특징이다. 이 또한 생산된 지방에 따라 △네덜란드 진(Holland Gin) △런던 진(London Gin) △아메리카 진(America Gin) 등이 있다. 진은 보통 칵테일에 제일 많이 들어가는 술로, ‘봄베이’나 ‘고든스’ 등이 유명하다.
이외에도 보드카(Vodka)나 럼(Rum) 등 다양한 종류의 양주가 있다. 이들은 각자 저마다의 독특한 맛과 향이 있으므로, 서로 우열을 매길 수 없다. 그저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될 뿐이다.
양주 고르는 방법
양주를 고르는 방법은 간단하다. 마시고 싶은 종류의 술을 고른 뒤, 유명한 브랜드 위주로 관련 정보를 찾아보면 된다. 보통 양주는 700mL나 1,000mL 정도의 큰 용량으로 판매되는데, 부담스럽다면 바에 가서 한두 잔 정도 마시고 판단하는 것이 좋다. 그다음으로는 남대문 시장이나 주위의 세계주류점에 방문해서 주류를 구매하면 된다. 해외에 나갔을 경우 면세가 되기 때문에 훨씬 싸게 살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하자.
술은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한다. 우리대학 구성원들은 술집에 가서 수많은 사람과 함께 안주를 시켜놓고 여러 이야기를 하며 술을 마시곤 한다. 그래서 양주는 그런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서양이라고 우리와 다르지 않다. 그들도 다 같이 즐겁고 가벼운 분위기 속에서 자신들의 술, 즉 양주를 소비한다. 우리가 꼭 그들을 따라 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술을 마시는 것 또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면, 한 번쯤 ‘양주’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